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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미’ 넣은 자살기사, 왜 그러는 건가요?
‘올가미’ 넣은 자살기사, 왜 그러는 건가요?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12.26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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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윤리위 국민일보 기획기사 편집에 ‘주의’ 조처, 강제성 없는 제재에 유사한 잘못 반복

[더피알=강미혜 기자] 자살 관련 보도의 고질적 문제가 ‘올가미’로 재현됐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는 12월 심의회의에서 국민일보 자살 기획기사(11월 17일자 1면)에 삽입된 올가미 그래픽에 대해 ‘주의’ 조처를 내렸다.

신문윤리위로부터 '주의' 조처를 받은 국민일보 자살 기획기사(11월 17일자 1면)
신문윤리위로부터 '주의' 조처를 받은 국민일보 자살 기획기사(11월 17일자 1면). 출처: 국민일보

해당 기사는 청소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도와달라고 외치고 싶어 죽음을 생각하는 아이들’이란 제목 옆으로 배치된 올가미 이미지는 오히려 부정적 연상효과를 강화시켰다.

이에 대해 윤리위는 “사려 깊지 않은 보도 태도로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가미 외에도 ‘자살시도 이유’ ‘자살시도 직전 사건’ 등 자살보도 가이드라인 등에서 피해야 할 것으로 강조되는 내용을 그래픽에 담았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했다.

자살기사에 ‘올가미’가 등장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세계일보는 ‘삶에 짓눌린 가장 가족과 짐 나눠라’는 기사(2015년 10월 9일자)에서 50대 자살 원인을 분석하며 올가미 이미지를 삽입했다가 윤리위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관련기사: [옐로저널리즘 유형⑤] 범죄보도가 되레 조장효과

언론보도에서 유사한 잘못과 지적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윤리위는 심의 결과에 따라 주의-경고-공개-정정-사과 등의 조치를 내리는데 법적 강제성이 없어 언론사들의 자발적 시정 노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자살문제는 ‘재난’이라 표현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2018 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률에서 대한민국은 25.8명(OECD 국가 평균 11.6명)으로 13년째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0분마다 1명씩, 하루 평균 36명, 한 달이면 100명 넘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에서 누구보다 엄중히 사안을 바라봐야 할 언론의 경솔한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자살치료] 자살 부르는 선정적 언론보도 막아야

한편 윤리위는 이번 회의에서 ‘올가미 보도’를 비롯한 총 50건의 기사에 대해 ‘주의’ 결정을 내렸다. ‘보도자료의 검증’을 위반한 홍보성 기사가 38건으로 압도적이었다.

인터넷신문은 좀 더 많은 62건의 주의를 받았는데, ‘선정보도의 금지’와 ‘유해환경으로부터 어린이 보호’ 위반이 각각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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