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벌이고 보는 인싸 오브 인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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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7.0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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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러③ 페스티벌 기획자로 나선 김근수 브랜드 매니저
제주도의 숲을 배경으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
제주도의 숲을 배경으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

대부분의 직장인은 일과 생활을 분리해야만 워라밸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인 듯 취미인 듯 취미 아닌 제2의 일을 하며 자기만의 워라밸을 만들어가는 ‘딴짓러’들이 있다. 밀레니얼다운 이상을 현실 감각으로 채워나가는 능력자 직업인을 차례로 만나본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펄스나인의 김근수 브랜드 매니저는 ‘논두렁 페스티벌’의 기획자이다. EDM을 좋아해 비수기에도 놀만한 곳을 찾다가 결국 직접 만들게 됐다는 그는 일 벌이는 사람들에게 잘 휩쓸리는 타입이라고.

어떤 딴짓을 하고 있나요?

10년 가까이 EDM 장르를 좋아하며 음악을 즐기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DM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했던 20대 초반에는 진짜 이런 장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클럽밖에 없었어요. 근데 클럽 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없지 않잖아요. 이후 조금씩 페스티벌이 생겨나며 즐길 곳이 좀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해요.

장르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던 가운데 유튜브를 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EDM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의 영상을 접했어요. 보통 페스티벌은 누가 오느냐가 중요한데, 투모로우랜드의 경우 매해 콘셉트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그 해의 콘셉트에 맞춰 6개월 전에는 영화 같은 티저영상을 만들어 공개하고 한 달 전에는 보석상자 같은 티켓 케이스을 보내요. 그리고 페스티벌 당일에는 콘셉트에 맞는 무대를 꾸며 마치 ‘새로운 세상에 와 있구나’란 경험을 주죠.

매년 7월 벨기에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 올해 4년째 참석할 예정인데요. 이곳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과 페스티벌 비수기(겨울과 봄)에 어떻게 놀 수 있을지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논두렁 페스티벌’인가요?

올 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월에 퇴사여행을 떠났어요. 3년 반 정도 온라인 티켓 세일즈 관련 일을 하다가 IT, 테크적인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 새로운 일을 찾기로 했죠.

그 과정에서 퇴사여행도 준비했는데요. 러시아 바이칼 호수에 들렀다가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가 페스티벌을 보고 오는 일정이었어요.

여행 중에도 페스티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주로 비수기에 놀 방법에 대해 궁리하던 중 제가 강원도 평창에 있는 저희집 사진을 공유했어요. 비닐하우스와 창고에서 경운기와 농기구를 배경으로 음악을 틀고 놀면 어떨까 하고요.

친구들은 바로 ‘콜!’을 외쳤고, 심지어 3월 말 결혼을 앞둔 친구가 유부남되기 전 데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어요. 소소하지만 직접 음악을 짜고 DJ로 무대에 서는 것을 데뷔라고 하거든요. 이렇게 만들어진 논두렁 페스티벌과 친구의 데뷔 때문에 퇴사 여행 일정을 2주 정도 단축하고 돌아왔죠.

그렇게 집 1층에서 20명이 참석, 고기도 구워 먹고 밤새 음악을 틀고 놀며 ‘제 1회 논두렁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논두렁 페스티벌은 계속 되는 건가 봐요.

논두렁 페스티벌을 계기로 ‘논두렁크루’도 결성했어요. 논두렁 페스티벌은 비수기에 또 할 거고, 논두렁크루들과는 매달 1~2번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어요. 금요일에는 ‘세탁소옆집’이라는 맥줏집에서 8~11시까지 편하게 재미난 음악을 들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장을 열고요. 가끔 토요일에 날 잡아 다른 크루들과 콜라보레이션해 밤새 달리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근데 논두렁와 EDM은 정말 안 어울려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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