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8-07 21:27 (금)
‘소통하라 운동’ 부른 대학가 코로나 실황
‘소통하라 운동’ 부른 대학가 코로나 실황
  • 김진환 jh85110@gmail.com
  • 승인 2020.07.01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잦은 서버 다운·등록금 논쟁에 학생 불만↑
각 대학·교육당국 대책 미지근…대리 과제, 컨닝 등 학생 기본 소양도 구멍
지난 한 학기 코로나19로 대학가는 이전에 겪지 못했던 난제에 맞닥뜨렸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등록금반환소송 소장 접수 서류를 들고 있다.
지난 한 학기 코로나19로 대학가는 이전에 겪지 못했던 난제에 맞닥뜨렸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등록금반환소송 소장 접수 서류를 들고 있다.

#신입생 A군은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를 꿈꾸며  20학번으로 입학했으나, 애석하게 동기 얼굴조차 못 보고 집에서 밀린 사이버 강의를 듣고 있다.

#교직원 B 씨는 2020년 1학기 사이버 강의에 대한 학생과 교수의 끝없는 문의에 온오프라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후년 정년을 앞둔 대학교수 C 씨는 난생처음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학생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고초를 겪고 있다.

[더피알=김진환 대학생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는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의 말을 대학 현장에서 실감하는 요즘이다.

수개월째 지속되는 팬데믹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느덧 종강을 앞두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여름방학 뒤 2학기 대학생활도 뉴노멀로 가야만 한다. 대학 수업에서 어떤 한계와 문제점이 있었는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프라 마련 없이 시작된 인강…예견된 사고

우선 디지털 인프라 부족이다. 각 대학 커뮤니티마다 학교 측의 서버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 한희웅씨(24)는 “평소 사이버 강의를 들을 때보다 더 자주 서버가 다운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3월부터 전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는 대학들이 나왔지만, 여전히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도 사정은 있다. 기존 교육부 정책이 대면 강의를 강조해 온라인 강의를 20% 이상 편성할 수 없다는 기조였기 때문이다. 이를 고수하던 교육부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해당 규제를 전면 철회했다.

대학본부 입장에서는 적정 수준의 서버를 유지해오다 갑자기 밀어닥치는 수요를 온몸으로 받아낸 셈이다. 넘치는 수요가 민원이 돼 돌아온 건 말할 것도 없다.

사진=필자 제공

등록금 반환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등록금은 수업료 외에 학생 자치를 포함한 시설이용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다.

이에 수업료를 제외한 부대비용의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목소리가 커졌고, 지난달 15일 건국대가 처음으로 등록금 반환 방안을 내놓아 공론화가 됐다.

대학들의 미적지근한 반응은 학생들의 ‘소통하라 운동’을 촉발시켰다. 6월 12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단을 장악한 ‘소통하라’는 키워드만 놓고 보더라도 학생들의 분노를 짐작할 만하다.

등록금 문제 묵묵부답, 온라인 여론전 불씨

코로나 사태는 교수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활용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급작스레 요구했다.

온라인 강의가 아직 서툶에도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못한 교수들은 여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학생들과 빈번히 갈등을 빚었다.

마이크와 카메라가 제 기능을 못해 수업이 갑자기 종료되거나 수업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의 해프닝이 속출했다.

갈등의 불씨는 교수법 논란·소통 부재로까지 이어졌다. 대학생 이은송 양(22)은 “전공 교수님이 사이버 강의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며 “학생의 피드백을 반영했더라면 불만이 최소화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디지털 문명에 익숙한 20대마저도 전에 없던 코로나 사태에 난항을 겪었다.

온라인 강의를 듣던 중,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수업을 놓치는 상황도 종종 생겼다.

비대면 위주의 수업에서 나타나는 학생 의욕 저하도 문제다. 평소 강의를 듣지 않아 몰아보거나 타인이 과제물을 대신 작성하고 대리시험을 보는 등 부정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의대생 90여명이 3~4월에 걸쳐 단원평가 답변을 단체로 공유한 사건은 언론에서도 큰 이슈가 될 정도로 문제가 됐다. 비대면 강의 문화 확산을 위해선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와 성숙한 인식도 절실하다.

중재자로서 교육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학교-학생 갈등의 핵심인 등록금 문제는 사실 개별 학교 차원에서 쉽게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교직원 등의 인건비 등은 계속해서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대면 수업 시스템의 제도권 안착을 위한 인프라 지원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 사업의 핵심 과제로 비대면 사업을 육성하고 사회간접자본(SOC)의 디지털화를 내건 만큼 대학교에 대한 폭넓은 통신망 보수 지원이 필요하다.

4세대(G)를 넘어 5G를 선도하는 국가가 서버 문제로 온라인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알던 ‘B.C’와 ‘A.C’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비포 코로나(Before Corona)’와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로 나뉜다는 뜻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교육방식이 변환점을 맞고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교직원·학생·정부·교수 등 각 주체가 머리를 맞대 문제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성공적인 2학기 대비를 넘어서 비대면 학습의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