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CEO의 ‘거침없는 SNS’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CEO의 ‘거침없는 SNS’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11.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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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나는 공산당이 싫다” 인스타 문구로 또 구설
“표현의 자유 vs 부적절한 언사” 여론 양분…정 부회장 “공산당 싫다” 지속적으로 피력
전문가들 “경영자가 돈 버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요구하는 건 올드패션드”, “스스로 SNS 활동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가 핵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개인 SNS를 통해 '나는 공산당이 싫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사진은 정 부회장과 그의 SNS 게시물, 게시글을 합성한 것. 뉴시스/정용진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개인 SNS를 통해 '나는 공산당이 싫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사진은 정 부회장과 그의 SNS 게시물, 게시글을 합성한 것. 뉴시스/정용진 인스타그램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대응전략 및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CEO의 SNS 소통은 흔히 ‘양날의 검’으로 비유된다. 잘 쓰면 경영활동이나 PI(President Identity)에 도움이 되지만, 자칫 잘못 쓰면 불필요한 화를 자초한다는 의미에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전략 없는 SNS 활동을 경계하라고 늘 조언하는데, 그 전략이라고 하는 것이 기업의 정책적 노선이나 CEO의 경영철학, 개인신념에 따라 달라지기에 외부에서 일률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보수적 문화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SNS 하는 CEO는 어떤 득과 실이 있을까. 정치적 발언이나 사회이슈에 대한 의견 표명은 소셜미디어 시대 CEO 행동주의로 봐야 할까, 오너리스크 일환으로 봐야 할까.

사건 개요

SNS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개인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입길에 올랐다. 신세계 PB 브랜드 제품을 홍보하는 사진 아래로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해시태그 문구를 붙였다가 정치적 색깔 논란에 휩싸였다. 과도한 해석과 문제적 발언이라는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언론보도 등을 통해 비판여론이 제기되자 정 부회장은 ‘공산당이 싫다’는 메시지를 SNS에 주기적·반복적으로 게시하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정 부회장의 SNS 구설과 그에 대한 공격적(?)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SNS상에 ‘미안하다 고맙다’ 표현을 썼다가 일부에서 대통령 조롱조로 해석해 비판을 샀다. 당시에도 정 부회장은 ‘미안하다 고맙다’를 연상케 하는 게시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대응하다가 수일 만에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라고 한다”는 말로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현재 상황

지난 15일 최초 이슈가 불거진 이후 정 부회장은 지금껏 ‘공산당이 싫다’는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내고 있다. 동시에 신세계 관련 홍보활동이나 개인 일상생활 공유도 종전처럼 꾸준히 하며 소셜 인플루언서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중이다. 온라인상에선 개인의 신념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옹호여론과 경영자로서 부적절한 언사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5일 업로드한 게시물에 달린 ‘죄송한데 인스타 좀 그만하시면 안 되나요?’라는 댓글에 정 부회장이 직접 ‘시러요(싫어요)’라는 대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주목할 키워드

타깃 오디언스, 전략적-비전략적, 밈 현상, 목적성, PI

전문가

김장열 콜로라도주립대 교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코멘트

김장열 교수: 최고경영자의 SNS 소통은 개인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면서 파워 인플루언서로서 기업의 마케팅과 정책을 자연스레 알리는 기회가 된다. 또 미래 핵심 소비층인 젊은 세대와 소통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중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오프라인 활동 제약이 큰) 팬데믹 이후로 젊은층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소셜미디어의 효용성이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 관점에서 CEO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소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젊은 소비자를 타깃 공중으로 삼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정 부회장을 향한 비판 속에서도 그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젊은 팬층은 더욱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SNS 소통은 동전의 양면처럼 잘못해서 한 번 삐끗하면 역풍을 맞게 된다. 많은 기업들, CEO가 SNS 소통을 두려워하고 거리를 두는데, 그렇다고 무서워서 안 하면 장점이 큰 활동을 계속 못 하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결국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가 답이다. 가령 글을 쓸 때도 즉흥적으로 포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고민해서 의견을 낸다는 뉘앙스를 심어주고, CEO 개인 포스팅에 대한 충분한 이유와 노리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또한 소셜미디어는 단일 플랫폼이 아니라 다양하기 때문에 개중 어떤 채널을 어떤 목적으로 운영할 것인지를 생각해서 좀 더 정교하게 가져갈 수도 있다. CEO를 보필하는 PR부서나 비서실 내 상시 전담팀과 함께 중요한 사안에 있어선 협의하고 올리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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