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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위기시 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발전”
“공급망 위기시 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발전”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1.24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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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上] 요시 셰피 MIT 교수

[더피알=정수환 기자] 하루가 멀다고 부품 부족, 수급 불가, 배송 지연 등의 뉴스가 들려온다. 그런데 이 별개의 사안처럼 느껴지는 일련의 이슈들이 사실 모두 ‘글로벌 공급망 위기’라는 한 가지 이벤트에서 파생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촘촘히, 그러나 넓게 엮여있는 글로벌 공급망 중 단 한 곳, 아주 사소한 곳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게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부품이 부족해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제품을 만들지 못하니 수급이 불가하고, 수급이 안 되니 배송이 지연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글로벌 공급망 관련 이슈는 굳이 소비자가 알지 않아도 무방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빈번히 고장 나고, 이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하면서 알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알아야 하는, 그리고 저절로 알게 되는 사안이 됐다. PR과 마케팅 등 이른바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부서 역시 공급망에 대한 이해가 수반돼야 적절히 다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인터뷰이를 모색하던 중, 이전부터 공급망 한 우물만 파왔던 <뉴애브노멀>의 저자, 요시 셰피(Yossi Sheffi) MIT 교수와 연락이 닿았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급망 위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도움 류종기 IBM 전문위원 겸 UNIST 겸임교수

요시 셰피는... 기업 리스크 분석과 서플라이 체인 관리, 시스템 최적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현재 MIT 교수로 엔지니어링 시스템학과의 학과장 및 운송물류연구센터(MIT CTL)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 MIT CTL을 국제적으로 확장시켜 전 세계에 학술 물류 및 서플라이 체인 관리 센터를 설립하였다. 또 직접 5개의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설립한 기업인이기도 하다. 사진: 요시 셰피 교수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공급망 위기로 인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왜 지금 공급망 위기가 휘몰아치는 건가요?

오늘날 기업의 효율성은 매우 높아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취약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촘촘히 연결된 하나의 망 위에 글로벌 경제와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이 올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지금 이 순간 글로벌, 그리고 로컬 공급망의 어느 한 곳에서는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고, 비즈니스 연결망에 어떤 형태로든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로 인한 출렁거림을 피할 도리가 없는 것이죠.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사태 이전부터 사실 공급망 교란과 같은 현상은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공급망 위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특히 두 가지 중요한 원인, 즉 급증하는 수요에 대한 공급업체의 대응 능력 부족과 정확한 목표 없이 경기 부양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미국 정부의 개입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공급망 이슈를 단일 기업이 대비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업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어떤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심화하는 경쟁으로 인해 그간 기업들은 시장에서 최적의 가격과 성능을 추구해왔고, 살아남기 위해 생산단가를 낮춰 더욱 복잡, 다양화되고 있는 취약한 공급망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출입, 그리고 제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복잡성이 커진 글로벌 시장 속 공급망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위기 발생 자체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준비와 훈련을 통해 그 파급 영향을 미리 감지, 관리하고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히 회복하는 것은 회사의 규모를 떠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사업을 하다 보면 물류 지연, 일일 생산량 저하, 작업장에서의 사고 등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사고들은 선적을 지연시키거나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하고 생산성을 저하시킬 수는 있지만,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리스크나 위기상황은 아닙니다. 또 체계가 잘 잡혀 있는 규모 있는 기업에서는 이같은 사건 대응에 능숙합니다.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큰 충격과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인데요. 이러한 이벤트는 리스크 담당자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고민한 적 없는, 위험을 살피기 위해 각 기업이 마련한 ‘레이더’에도 포착되지 않는 희귀한 것들이기 때문이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발생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관리자들의 관심사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결국 위기 요인을 적시에 감지, 발견하려면 기업뿐 아니라 공급업체, 고객 운송망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운영·환경상의 사건들에 대한 적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합니다.

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교란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실천하는 9가지 방안을 소개해보자면 첫째, 날씨를 모니터해야 합니다. 둘째, 뉴스의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셋째,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고요. 넷째, 공급망을 모니터해야 합니다. 다섯째, 공급업체를 방문하고 여섯째, 속임수를 경계해야 하며 일곱째, 이력 추적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여덟째, 소셜미디어를 모니터하고 마지막으로 규제의 변화를 추적해야 합니다.

저서를 통해 공급망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 조직문화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할까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올바른 기업 문화(Corporate Culture)의 발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팀원들이 ‘권력에 진실을 말할 수 있을 때’ 정보는 가장 빠르게 이동합니다.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의 승인을 얻지 않고 필요할 때 즉시 행동과 조치를 할 수 있다면 작은 문제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벌하지 않는 문화가 있어야 하고요.

코로나 초기 언론이 공급망 위기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언론이 원인이 된 것인지, 해당 상횡에서 언론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요.

사실 제가 언론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공감하겠지만 처음부터 코로나19는 불확실한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염됐을까? 누가 감염됐으며, 언제 그렇게 됐을까? 이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떻게 전파되는 걸까? 감염된 사람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팬데믹 시작으로부터 대략 8개월이 지난 후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 바이러스가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전염성이 있는지, 감염됐던 사람은 얼마나 오래 면역력을 유지하는지, 백신이 기대만큼 효과가 있는지 등 모든 것에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당시 유력한 과학적 지식의 모든 불확실성과 한계를 고려하면서 대답하더라도 일부 언론은 그런 미묘한 뉘앙스를 일축해 간단한 선동 문구로 바꿔버리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언론이 독자나 시청자에게 절대로 알리지 않는 것이 있는데 텅 빈 진열대 사진은 대개 일과 마감 시간에 찍은 것이란 점입니다. 오픈 시간인 아침에 슈퍼마켓에 방문한다면 누구나 진열대가 꽉 찬 것을 볼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뉴스가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보도됐는데, 이는 식품 공급망의 마지막 단계가 작동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물류 창고 직원들은 낮에 발송을 준비하고 화물은 저녁에 출발해 밤에 상점에 도착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트럭에서 짐을 내리고, 포장을 열고, 매대를 다시 채웁니다. 상점이 밤에 재고를 보충하는 이유는 쇼핑객에게 혼잡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매대를 채우거나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팬데믹 동안에는 방역 요인으로 인해 더더욱 이렇게 혼잡을 줄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물론 언론의 순기능은 존중합니다. 현재 광범위한 제품 부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공급망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언론보도 등으로 문제가 어느 정도 밝혀진 부분도 있죠. 하지만 적시공급생산방식(just-in-time inventory)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잘못된 분석도 나오고 있는 등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 공급 측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잘못된 예측 보도를 내고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3년 전 KFC 대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닭이 공급되지 않자 KFC는 ‘FCK’로 브랜드 로고를 바꾸고, 자신들도 정말 답답하다며 사죄한다는 의미의 광고를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공급망 이슈에서 이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은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나요.

사실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 사례에 대해 지적하거나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선 질문에서 답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교란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실천하는 9가지 방안을 고려해 물류 서비스 공급업체의 선정과 관리에 보다 신경을 기울였다면 닭 공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KFC가 겪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니라서 더 자세한 말씀은 드리기 어렵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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