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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fun)’하지 않으면 동(動)하지 않는다
‘펀(fun)’하지 않으면 동(動)하지 않는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6.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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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마케팅①] 재미와 매출을 동시에 잡는 ‘펀 마케팅’
▲ (자료사진)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펀(fun) 마케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 재미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아이디어가 결합된 마케팅이다. 소비자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주는 동시에 기업의 이윤도 창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식인 셈이다.

펀 마케팅은 광고와 이벤트, 네이밍, 온라인 바이럴 등 거의 전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화장품이나 식품, 유통업 등 고객밀착형 마케팅이 요구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펀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웃음은 마음을 열게 하고 지갑을 열게 만든다”

“80년 인생을 산다면 26년 잠을 자고 21년 일을 하고 9년먹고 마시지만 웃는 시간은 겨우 20일뿐.”

지난 2008년 SK그룹이 선보였던 캠페인 광고의 카피다. 당시 SK브랜드관리실이 20세에서 50세까지의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이 하루평균 웃는 시간은 90초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전의 데이터이기는 하지만 현대인들의 고된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웃음의 결핍’은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극복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와도 같다.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 한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 번 늙는다)’라는 유명한 고사성어는 차치하고라도 ‘많이 웃을수록 건강해진다’, 혹은 ‘많이 웃어야 오래산다’는 내용의 의학적 데이터들도 인터넷 등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다.

펀 마케팅은 이같은 현대인들의 니즈를 반영한 마케팅 트렌드로 볼 수 있다. 한국마즈의 초코바 브랜드 ‘스니커즈’가 최근 선보인 ‘좀비 변신 영상’은 펀 마케팅의 특성을 살려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낸 좋은 사례다.


▲ 한국마즈의 초코바 ‘스니커즈’가 선보인 ‘좀비변신영상’

방식은 이렇다. 국내 한 대학교 교내에 정수기와 거울로 보이는 대형 PDP를 설치하고 이를 벽으로 위장시킨 다음 주변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 강의를 마치고 나온 학생들은 여느때처럼 물을 마시며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좀비처럼 변하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학생의 표정에 따라 거울 속 좀비의 표정도 변한다.

이어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라는 카피와 함께 스니커즈가 쏟아져 나오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좀비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팬더 등 다양한 모습들이 영상에 등장한다.

해당 이벤트에는 ‘실시간 얼굴 합성 기술(Realtime FacialAnimation)’이 적용됐는데, 이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하오 리 USC교수가 작업에 참여했다. 리 교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의 특수효과를 맡기도 했다.

한국마즈 측은 “스니커즈의 이번 영상은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라는 글로벌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며 “누구나 출출할 때는 또 다른 나로 변신한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실시간 얼굴 합성 기술과 몰래 카메라 형식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이벤트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지난해 12월 공개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한국마즈 측은 “이 동영상은 공개되자마자 TV광고 포털사이트인 TVCF에서 크리에이티브 부분 1위와 세계적인 광고평가 전문 사이트인 ‘베스트애즈온티비닷컴’에서 주간 베스트에 선정되는기염을 토하며 13일 만에 조회수 100만 건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유튜브 상에서는 6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공적인 결과에 대해 스니커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최선영 상무는 “상황이 주는 재미에 나와 똑같은 일반 소비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보여주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진짜의 모습들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공감을 극대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좀비 변신 영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스니커즈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며 “잘 만들어진 브랜드 바이럴 영상 한편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한번에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준 좋은 사례가 됐다”고 자평했다.

저서 <펀마케팅>을 출간한 한수범 신한대학교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는 “펀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며 “사용하는 재미, 구매하는 재미, 보는 재미, 즐기는 재미, 재미있는 브랜딩 등 오감을 자극하는 재미요소를 마케팅 활동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펀 경영전문가’인 양내윤 하이소사이어티 대표는 “‘재미(fun)’가 21세기 감성경영시대에 케팅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최근 마케팅뿐만 아니라 기업의 제품 및 홍보, 나아가 이벤트와 프로모션 전략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펀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앙내윤 대표는 “소비자들은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지금의 소비패턴은 실용을 중시하는 이성적 소비에서보기에도 좋고 쓰기에도 재미있는 감성적 소비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며 “세상에 웃음 지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은 마음을 열게 하고 지갑을 열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펀 마케팅을 통해 기대되는 매출상승은 사회·문화적으로 급변하는 사회풍토의 무거움과 심각함을 가벼움과 즐거움으로 바뀌게 하는 긍정 전환의 효과도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한수범 교수는 “기업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가격이나 기능, 효율성 높은 제품, 편안하고 쾌적한 서비스만으로는경쟁우위를 갖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또 다른 감성적 측면으로 흥미와 짜릿함, 설렘, 궁금증, 기대감 등을 채워줄 수 있는 마케팅활동이 ‘펀마케팅’이며 얼어붙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키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핫식스’ 광고가 주목받은 이유는?…“공감과 유머의 힘 살렸다”

롯데칠성음료의 에너지 음료 ‘핫식스’는 광고를 통한 펀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지난 2012년 배우 조정석과 오연서를 모델로 기용해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사례들을 광고로 녹여내 소비자들의 웃음과 좋은 반응을 동시에 이끌어 낸 것. ‘청춘차렷!’이라는 카피도 히트했다.


▲ 롯데칠성음료의 에너지 음료 ‘핫식스’의 광고.

핫식스는 지난해 배우 송새벽과 최여진, 유연석을 앞세운 유머광고 4편을 제작해 인기를 모았다. 택배편, 사무실편, 셔터편 등 3편의 에피소드와 보너스 에피소드 1편 등 총 4편으로 구성된 핫식스의 광고에서 이들 3인방은 반짝이 자켓과 실크셔츠, 나팔바지 등 복고풍의 의상을 입고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유쾌하고 엉뚱하게 해결해주는 영웅으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이번 광고는 평범한 일상에게 겪는 힘든 상황을 핫식스를 통해 힘내라는 콘셉트로 제작했다”며 “청춘들에게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항상 힘을 줄 수 있는 핫식스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광고의 성공여부는 공감과 유머에 달려있다. 광고를 보는 소비자들이 ‘맞아. 나도 저럴 때 있어’라면서 시선을 집중하고 유머코드에 웃음짓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광고가 산다”며 “핫식스 광고는 바로 그런 공감과 유머의 힘을 잘 살린 대표적인 광고”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화이트데이를 맞이해 다양한 펀 마케팅에 나섰다. 기존의 단순한 선물상품 모음전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취지에서 펀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것이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즐거운 경험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의 라이프 패턴을 반영한 마케팅 활동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지난 3월 14일 ‘사랑의 불을 밝혀라’는 제목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발전기가 연결된 자전거에 커플이 올라 패달을 돌리면 백화점 외관벽면에 설치된 LED 조명에 불을 밝히는 이벤트다. 중동점은 같은달 13일 ‘젤리무게 맞추기’, ‘커플 풍선 증정’ 등의 이벤트를 펼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30대 고객을 위해 백화점이 단순한 쇼핑공간을 넘어선 즐겁고 유쾌한 문화, 체험 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영마케팅 전담 팀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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