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상처’ 어루만진 교황의 ‘공감 메시지’
‘세월호 상처’ 어루만진 교황의 ‘공감 메시지’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8.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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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네 탓’ 공방 여야 정치인들과 대조적

18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교황의 치유 메시지’다.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낮은 자세로 대중과 소통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 깊은 울림을 낳고 있다. 특히 교황은 방한 일정 내내 세월호 참사가 남긴 상처를 어루만졌다. 세월호 유가족을 직접 세례하거나 그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38일간 800여㎞를 짊어지고 걸었던 나무 십자가를 전하자 바티칸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주요 신문은 사설에서 “교황의 방한에 맞춰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힘없고 소외된 이들의 고통과 상처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 표류를 놓고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은 이제라도 유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17일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공감 능력을 강조했다. 이제 우리에겐 교황이 던진 치유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해 아픔 없는 나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과제가 남겨졌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 카 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 씨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교황 방한 위원회 제공)

다음은 18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18일 조간)

▲ 경향신문 = 새누리당, 교황의 '세월호 메시지' 깊이 새겨야 /북, 고위급 접촉 수용 못할 이유 없다 /정부는 원희룡 지사의 '카지노 불가' 귀 기울여야
▲ 국민일보 = 각설하고 북한은 고위급 접촉부터 응하라 /특별법 정국 언제까지 끌고 갈 셈인가 /승승장구 '명량'이 관객과 영화계에 남긴 과제들
▲ 동아일보 = 오늘 본회의 팽개치고 '방탄 국회' 열 셈인가 /DJ에 조화 보내면서 정부 대화 제의는 무시하는 北 /김수창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없다면 왜 신분 속였나
▲ 서울신문 = 교황의 치유 메시지,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병사 4명 중 1명 우울증, 배려의 문화 절실하다 /출판기념회 '돈창구'도 모자라 '로비창구'인가
▲ 세계일보 = "상대 마음 못 열면 독백"…교황의 말 실천으로 답해야 /투자 늘리니 미래부 기관들 흥청망청 돈 빼 쓰나 /제주지검장의 추문 진위 공방, 진상 철저히 가려야
▲ 조선일보 = "軍은 거짓말한다" 국민 인식 北 위협보다 심각하다 /'지검장 음란 행위' 수사, 검찰은 방해 말고 경찰은 惡用 말라 /중국인 觀光, 삼성전자 같은 핵심 산업으로 키워야
▲ 중앙일보 = 이완구ㆍ박영선, 오늘 본회의 무조건 열어라 /대화 제의에 '불바다' 위협하는 북한 /'얼음물 뒤집어쓰기' 유쾌한 기부가 바꾸는 세상
▲ 한겨레 =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심이 부른 감동 /퇴직연금은 수급권 보장이 최우선이다 /'입법 로비' 수사, 무리와 의혹 없어야
▲ 한국일보 = 세월호 상처 어루만진 교황 '낮은 곳으로' 행보 /박 대통령 '대일 관계 개선' 일단 말문은 텄다 /뻥 뚫린 도심 지하, 지하철 주변 철저히 살펴야
▲ 매일경제 = 이주열 총재 글로벌 행보 더 적극적으로 하라 /프란치스코 敎皇이 5일간 한국에 남긴 정신 /OECD國 교과서 독도ㆍ동해 오류, 정부는 뭐하나
▲ 한국경제 = 의원입법 없애면 입법장사 사라지려나 /TV도 해외직구 열풍, 유통은 이미 무한경쟁이다 /중국의 反독점 조사가 가져올 여러가지 폐단

한국일보는 ‘세월호 상처 어루만진 교황 '낮은 곳으로' 행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는 곳마다 대중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 깊은 울림을 낳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교황의 관심은 각별했다. 지난 14일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의 손을 잡고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했던 교황은 방한 일정 내내 세월호 참사가 남긴 상처를 어루만지는 손길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교황은 17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에게 세례를 했다. 교황은 이씨와 고 김웅기군의 부친 김학일씨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38일간 안산 단원고에서 진도 팽목항, 다시 대전까지 800여㎞를 짊어지고 걸었던 나무 십자가를 전하자 바티칸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족들은 ‘교황을 만난다고 당장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 크나큰 위로가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교황의 방한에 맞춰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마땅찮아 하는 이들도 있다. ‘교황이 무슨 마법사냐’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힘없고 소외된 이들의 고통과 상처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것임을 안다면 부끄러움을 느껴야 옳고, 자성의 가장 큰 부분은 정치권의 몫이다. 세월호 특별법 표류를 놓고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은 이제라도 유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심이 부른 감동’이란 사설을 통해 “교황의 소탈하고도 겸허한 모습은 신선한 감동이었다. 교황은 소박한 차를 이용했으며 어디를 가든 아이들만 보면 차를 세워 강복해주었다. 음성 꽃동네에서는 장애아 한명 한명을 모두 껴안고 입을 맞췄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대통령까지 누구를 대하든 똑같은 모습이었다. 자신을 낮춤으로써 오히려 높아진다는 가르침을 교황은 몸으로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이어 “교황은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비인간적인 질서를 거부해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했다. 시복식에서도 ‘막대한 부와 풍요 곁에 비참한 가난이 소리없이 자라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보여주는 이런 경청과 겸손과 진심, 한결같이 약자를 향하는 마음에 우리 사회가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기득권을 지키려 이웃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고, 약속도 때가 지나면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우리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프란치스코 敎皇이 5일간 한국에 남긴 정신’이란 사설을 통해 “교황은 방한기간 내내 힘없고 가난한 이들, 상처 입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사람들이 슬픔 속에서 하나가 되었으며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제는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소통과 관용의 교황 리더십을 배워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세월호 특별법, 경제민생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가장 낮은 자세로 청빈을 실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우리 사회 지도층에 시사하는 바 크다. 정치인, 고위공직자, 기업인 등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권력과 탐욕에 찌들어 불법과 탈법을 서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사회에서 더 높은 자리는 곧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부, 더 많은 불법을 의미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관유착, 입법로비 혐의로 여야 정치인들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도층의 타락, 믿고 따를 만한 리더의 부재야말로 우리 사회 모든 갈등과 분열의 진앙지다”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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