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비하’ 호두과자, 사과 철회로 또 다시 ‘시끌’
‘노무현 비하’ 호두과자, 사과 철회로 또 다시 ‘시끌’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1.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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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누리꾼 150여명 명예훼손 고소…옹호와 비난 사이 논란 가열

‘온라잇나우’는 온라인(Online)과 라잇나우(Right now)를 합친 말로, 온라인 상에서 지금 가장 ‘핫(hot)’한 뉴스를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드립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제품을 만들어 물의를 일으켰던 천안 소재 모 호두과자 업체가 자사를 비난한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온라인이 시끌벅적합니다.

업체를 지지하는 측과 비판하는 양측이 맞서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을 중심으로 호두과자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으며, 천안 지역 이미지에 대한 실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인데요.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충청투데이>에 따르면, 천안 병천면에 위치한 해당 업체 대표의 아들 A씨는 대리인 자격으로 지난 4~5월 세 차례에 걸쳐 자사 홈페이지 등에 비난 글을 남긴 누리꾼 150여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 지난해 7월 천안 모 호두과자 업체에서 제작한 비매품 호두과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단어들이 상자에 인쇄돼 있다. (사진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고노무 호두과자’라고 적힌 호두과자 상자를 제작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요, 업체는 고소와 함께 당시 발표했던 사과문도 함께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노무’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해 부르는 말로, 실제 제품 상자에 ‘중력의 맛’, ‘추락주의’라는 글귀를 새기는가하면, 한 일베 회원이 보낸 ‘노알라’(노 전 대통령의 얼굴에 코알라를 합성해 희화화한 사진) 도장을 제품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업체는 “정치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스탬프를 제작하거나 의뢰한 것이 아니고 재미 반 농담 반 식의 이벤트성으로 보내온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이후에도 누리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입장을 바꿔 고소로 맞서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업체 측은 ‘당시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심한 욕을 써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금전적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대표의 아들 A씨는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당시) 사과는 일단 사태수습용으로 한 것”이라며 “내용을 읽어보면 사과보다 해명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마저도 이 시간부로 전부 다 취소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자신이 ‘일베충(일베 유저)’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해당 홈페이지는 일일 트래픽 초과로 서버가 다운된 상태입니다.

누리꾼들은 업체 측의 행보가 비상식적이라며 분노를 표하는 한편 호두과자 불매 운동 의사까지 다지고 있습니다. “천안 호두가게 점주님들, 매출이 크게 줄면 저 가게를 고소하시길” “니가 하는 명예훼손은 괜찮고 니가 당하는 건 안 되는 거냐?”와 같은 격앙된 반응도 표출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업체를 비난하는 측과 옹호하는 측 모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는 논리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옹호하는 쪽에서는 ‘닭근혜(닭+근혜)’는 되고  ‘고노무, 핵대중(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단어)’은 안 되느냐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업체 측이 자사를 향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되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제기되는 비판이나 손해에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고인(故人)에 대한 비난은 삼가야 한다는 주장은 뒤로 하더라도 비판과 인신공격 사이 온도차는 가려야 할 듯합니다.

지난해 5월에도 대형마트 가전매장에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합성 사진을 모니터에 올려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사건을 담당한 대구경찰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패러디는 개인 성향에 따른 표현의 자유일 수도 있지만 익명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인신공격이나 사회적 갈등 조장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선을 넘지 않는 표현의 자유, 그것이 선진 국민의 미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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