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유력지 품은 알리바바, ‘기술+언론’ 시너지 낼까
홍콩 유력지 품은 알리바바, ‘기술+언론’ 시너지 낼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2.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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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행보와 비슷…언론자유 위축 우려에 ‘편집권 보장’ 약속

[더피알=문용필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홍콩 유력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하 SCMP)를 인수했다. 2013년 미국의 아마존이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한 것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IT기업들의 언론사 인수가 이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SCMP와 SCMP그룹 산하의 미디어 부문 자산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알리바바는 1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의 대표적 영자지 <SCMP>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 홍콩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인수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뉴시스

인수대상에는 SCMP의 공식웹사이트 및 관련 모바일 앱, 그리고 중문판 2개 웹사이트(Nanzao.com, Nanzaozhinan.com)가 포함돼 있으며 <에스콰이어>와 <엘르> <코스모폴리탄> <더 피크> <하퍼스 바자르> 같은 글로벌 잡지의 홍콩판도 들어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20억6000만 홍콩달러, 한화로 약 31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건과 관련, 차이충신 알리바바그룹 부회장은 SCMP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의 비전은 세계적으로 독자층을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우리(알리바바)의 기술과 SCMP의 깊은 전통이 결합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하나의 뉴스 비전을 창조해낼 수 있는 완벽한 기회”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또한 “뉴스산업은 끊임없는 변화속에 있다. 디지털(시대)은 이미 지나갔고 온라인으로부터 소셜미디어나 모바일 같은 또다른 유통의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며 “알리바바는 국경없이 유통망을 확장하고 더욱 능률적으로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기술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기술력과 SCMP의 오랜 ‘언론 노하우’를 결합해 뉴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언론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나타낸 셈. 아울러 차이 부회장은 유료결제를 해야 SCMP의 온라인 기사를 접할 수 있었던 이른바 ‘페이월(Paywall) 정책’의 폐지를 선언하고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모을 것을 시사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들어 미디어 산업에 부쩍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지난 6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인 GMG홀딩스를 설립했고 10월에는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투더우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SCMP의 인수까지 더해져 알리바바가 중국의 명실상부한 ‘미디어 공룡’으로 발돋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전자상거래 전문기업이라는 점에서 2년전 아마존의 <워싱턴포스트> 인수와 비교하는 시각도 나타난다. 당시 인수금액은 2억5000만달러(한화 약 2964억원)였다.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정치전문 매체 <뉴리퍼블릭>을 인수한 크리스 휴즈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의 행보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인터넷판./사진: 해당 사이트 캡처.

다만, 일각에서는 알리바바로 소유주가 넘어가면서 SCMP가 친 중국정부 성향을 강하게 띄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마윈 회장이 중국 공산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 SCMP는 지난해 홍콩 민주화 운동과 천안문 사태 25주년 등 중국정부가 껄끄러워 할만한 소재를 비교적 크게 보도한 바 있다.

알리바바 측도 이같은 우려를 의식하는 모습이다. 차이 부회장은 “보도에 있어서 SCMP는 객관적이고 정확하고 공정할 것”이라며 “편집 관련 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에디터들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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