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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미디어가 ‘시사 약자’에 손 내미는 방법[20's 스토리] 기성언론의 ‘냥짤’ 외칠 때 ‘뉴노멀’로 도전장…무엇이 ‘진짜 뉴스’인가
승인 2016.10.27  10:40:12
이성훈  | ssal1232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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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네이버뉴스 란에 희한한 기사가 올라왔다. ‘“똥 냄새의 100배” 이런 악취, 태어나 처음이야’라는 제목으로 청년들의 4대강 녹조 실험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기사에 포함된 6분 남짓한 길이의 영상에는 두 청년이 실험실 가운을 입고 등장한다. 그들은 4대강 전문기자에게 요청해 택배로 받은 녹조 덩어리로 엽기적인 실험들을 진행한다.

녹조를 한 숟갈 떠서 킁킁대며 냄새를 맡더니 “이건 똥냄새의 100배, 견딜 수 없다”면서 콧구멍을 휴지로 쑤셔 막고, 하수구 냄새 풍기는 ‘녹조라떼’를 만들어 시중에서 판매하는 ‘녹차라떼’와 비교하며 낄낄거린다. 녹조로 물감을 만들어 물고기를 그리기도 한다. 마치 개구쟁이들의 놀이를 보는 듯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보통 ‘무플(無댓글)’로 남는 기성언론의 4대강, 녹조 관련 기사와는 달리 백 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참신하고 재미있다” “녹조가 저렇게 지독한 것인 줄 몰랐다” “전국 4대강이 이만큼 오염된 줄 몰랐다,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타 펀딩뉴스 사이트에도 동시 게재됐는데 5시간 만에 3만명 넘게 클릭하고, 4만원의 후원금도 모였다. 희한했다. 비(非)뉴스가 뉴스보다 더 강력한 정보와 시민의식을 이끌어낸 것이다.

사실 위 사례는 필자가 언론대학원 친구들과 운영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인 <쑈사이어티>에서 만든 영상이다. 이번 녹조 실험영상이 ‘뉴스’ 대접을 받고 후원금까지 받을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익살스럽고, 과감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플’ 혹은 ‘조회수 세 자리’에 그치던 기존 언론의 4대강 기사들보다 파괴력 있었다. 온라인 반응만 놓고 본다면 강력한 ‘아젠다 세팅’ 기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재치와 기발함을 내세운 청년미디어가 기성언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미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에 기반한 모바일 플랫폼에는 벌써 구독자 수만 명을 확보한 ‘청년 미디어’들이 여럿 있다. 기성언론들이 ‘냥짤(귀여운 고양이 사진)’로 만든 카드뉴스를 도배하면서 기만적으로 뉴미디어를 외칠 때, 청년 미디어들은 백남기 농민 추모, 세월호 국정조사, 4대강 비리 등 무거운 사회현안을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시민들에게 전달할지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20대 후반의 청년들에게 ‘뉴노멀’을 보여준다는 <닷페이스>, 비판만 쏟아내는 기성언론들과 달리 이해의 맥락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ALTernative>, <국범TV>가 대표적이다.

개성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바일 영상 중심 ▲유익함을 넘어선 재미·감동의 조화 ▲단순한 팩트 제공을 넘어 사안의 맥락을 요약하고 대안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쉽고 재미있게, 수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최신 유행어 중에 ‘팩트 폭행’이라는 말이 있다. 청자의 수준을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정보는 ‘폭력’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과연 제도권 언론들은 ‘팩트 폭력’에서 자유로울까? 전통 저널리즘 특유의 어렵고 긴 콘텐츠들은 ‘시사 약자’들, 즉 어린 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겐 여름철 뙤약볕 아래 교장선생님의 일장연설만큼이나 고통스러운 팩트 폭행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어려운 뉴스를 피하려다 달콤한 불량 콘텐츠에 중독되는 세대들이다. 10대 후반~30대 초반의 청년들이 최신 유머·왜곡된 팩트를 퍼 나르는 일베 등 극단주의 커뮤니티에 선동되는 현실은 우연이 아니다. 과연 언론인들은 일베를 대신할 만큼 재밌고 알찬 시사물을 만들려고 노력했는가?

지금은 뉴미디어 시대, 언론은 ‘정보’와 ‘논리’만 챙겨서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 젊고 발랄한 청년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재미’와 ‘감동’, ‘매력’을 덧대야 한다. 기성언론과 청년미디어가 뒤얽힌 생존과 도전의 시대, 과연 10년 뒤에는 누가 웃을 수 있을까?

세계적인 시사다큐 감독인 마이클 무어의 이 한 마디는 곱씹어볼 만하다. “기억하자. 우리의 관객은 시청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서 섹스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올 때의 에너지와 열정은 흥분돼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민들은 그들의 저녁시간을 재미와 감동으로 채워줄 콘텐츠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훈

20대의 끝자락 남들은 언론고시에 매달릴 때, 미디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철없는 청년!


*이 글은
논객닷컴에 게재된 것입니다.


#뉴미디어#뉴스실험#기성언론#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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