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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위기관리, 이렇게만 해라
스타트업 위기관리, 이렇게만 해라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9.01.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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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실사례에서 도출한 7가지 가이드라인
똑똑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이미 틀린 문제를 알고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더피알=정용민]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 대표들은 영민하고 젊다.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남보다 뛰어난 인재들이라 성공도 훨씬 빠르다. 대기업에서 대리나 과장 정도의 자리에 있을 나이에 이들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을 따지고 만진다.

수백만 고객이 이들의 서비스를 아끼며 사용해준다. 주변에는 성공담을 다루려는 기자들이 몰려든다. 그와 함께 각종 투자자나 멘토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처음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몇몇이 모여 시작했던 조직이 금세 몸집이 불어나 중소기업 수준에까지 이른다.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할 수 있다’와 ‘하면 된다’는 정신이 강하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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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이들 스타트업의 위기관리에서 아주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본다.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과 조직에 의해 발생되는 부정 이슈와 위기 케이스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이 가이드라인을 같이 기억해 보자.

첫 번째 가이드라인, 준법(遵法)하라

간단하다. 법을 지키라는 거다. 스타트업 관련 이슈와 위기 케이스들을 보면 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법을 지키지 않았고, 더 나아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전제가 있으면, 그에 대한 관리는 상당부분 제약된다.

청년창업 신화로 불리던 30대 유명 프랜차이즈업체 대표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이 지상파 방송 뉴스를 통해 알려졌다.
청년창업 신화로 불리던 30대 유명 프랜차이즈업체 대표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이 지상파 방송 뉴스를 통해 알려졌다.

법을 지키지 않았거나, 대표나 조직 자체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위기관리가 적용된다기보다는 처벌 수위를 조정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로펌·변호사를 통해 가능한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정상을 참작 받거나, 형량을 조정하는 노력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자체를 위기관리라고 부르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

일부 스타트업 대표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지인 중 변호사와 로펌 사람들에게 개인적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그 중 일부는 경찰이나 검찰 고위직에 있던 선배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문제가 생기면 이들을 동원해 위기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다 좋다. 하지만, 평시 모든 과정과 상황에서 준법한다는 생각만큼 완전한 위기관리가 없다는 점은 진리다.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결정 전반에서 항상 기억하자. 법을 지키자.

두 번째 가이드라인, 여론감각을 키우라

정무감각이라고도 한다. 여론을 잘 읽을 수 있는 리터러시(literacy)를 키우라는 의미다. 스타트업 임직원의 경우 상당수가 같은 업계나 경쟁사에 대한 정보나 인식은 충분함을 넘어 치열하게 업데이트 받곤 한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 어떤 일들이 어떻게 흘러 발생되고 있는지를 그때그때 정확하게 관망하는 큰 그림을 보는 노력은 사실 아쉽다. 젊은 직원들은 종이신문이나 TV뉴스를 보지 않은지 오래됐다. 심지어 기업 홍보실에서 일하는 일부 젊은 직원들도 이제는 종이신문을 좀처럼 접하지 않는다.

신문이나 TV뉴스를 전체적 흐름으로 들여봐야 일정 기간 후 정무감각이라는 싹이 난다. 다양한 분야와 주체들의 소식들을 듣고, 계속해서 따라갈 수 있어야 여론감각은 정리가 된다. 그래서 훌륭한 여론감각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좀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한다.

불행히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것을 여론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자세를 낮춘다. 여론을 두려워하고 이에 맞서려 하지 않는다. 공분이 팽배한 최근 여론 환경에서 쓸데없이 희생양이 되려 하지도 않는다. 진지한 태도로 여론을 다루고 고개 숙일 줄 안다. 여론 앞에서 창조성(creative)을 발휘하는 무모함을 보이거나, 비아냥거리면서 팬덤을 노리는 술수에 대해서도 당연한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여론 감각이 부족한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들이다. 이 경우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소위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을 전부 시도해 보며 문제를 키운다. 무언가 기술적으로 위기를, 그리고 여론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 이들은 과연 여론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의아함을 갖게 만드는 경우까지 있다. 훌륭한 여론 감각을 가지면 논란, 이슈나 위기는 대부분 사전과 사후에 관리 가능해진다. 처신도 똑발라진다.

세 번째 가이드라인, 타사 위기에서 배우라

스타트업 대표들을 똑똑하다. 아마 대부분 학교 시절에 공부도 잘했을 것이다. 학생 때를 기억해 보라. 시험문제를 푸는 경우다. 분명히 그 문제들은 지난 중간고사 때 나왔던 똑같은 유형이다. 그 문제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답을 내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접한 똑같은 문제를 죄다 틀린다면 그 학생은 얼마나 멍청한 것인가?

재미있는 건 우리의 위기라는 것이 바로 그렇다는 점이다. 자사가 현재 겪고 있는 위기는 이미 다른 회사들도 똑같이 경험했던 것이다. 경쟁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과정과 사후 관리 방식을 제대로 벤치마킹 했더라면, 그 위기는 우리 회사에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스타트업이 기출문제조차도 틀린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다음 시험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오는데 그 때에도 역시 그 문제를 풀지 못한다. 왜 그럴까?

타사의 위기와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 회사가 요즘 골치 아픈 일에 휩싸여 있구나, 차라리 우리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에만 머무른다면 문제다. 경쟁사나 타사의 위기를 보며 재미있어만 하거나, 고소해 하거나, 흥분해서 우리의 기회라 소리치는 것만 해왔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배우자. 기출문제는 절대 틀리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과 오기를 가져보라는 이야기다.

네 번째 가이드라인, 자사만의 위기를 살펴보라

타사에게 발생한 위기와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했다고 전부는 아니다. 그 잣대로 자사를 들여다봐야 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발생한 일이 없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만 보이고 발생 가능할 것 같은 위기는 어떤 게 있나 살펴보는 것이다. 일종의 건강검진이다. 모든 위기는 살피지 않아 존재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신경조차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 성장해 폭발한다.

지난해 연이어 발생한 스타트업 사내 갑질 논란들도 그렇다. 스타트업 대표가 딱 한번 그날 아침에 했던 생애 최초의 갑질이 바로 그날 오후에 문제되는 경우가 있을까? 사회적으로 알려져 문제가 될 정도의 갑질은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자사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사내적으로도 이야기를 듣고, 금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사내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임상훈 셀레브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글 일부. 전(前) 직원의 폭로가 트리거가 됐다.
사내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임상훈 셀레브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글 일부. 전(前) 직원의 폭로가 트리거가 됐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살아생전 여러 직원들에게 독설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도 그리 온순한 리더는 아니라고들 한다. 그래서 그 정도 막말이나 다그침 그리고 일종의 엽기적 행위도 그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 자위하는 스타트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자.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는 그로 인해 창피를 당하고, 자리를 물러나거나,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거나, 불필요한 소송을 당해 자신의 사업을 망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 경영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며 자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섯 번째 가이드라인, 기업문화를 개선하라

앞의 가이드라인과도 이어지는 조언이다.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조성되고 성장한 경우들이 많다. 임직원들이 자사 기업문화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직원들을 위한 많은 편의 제공과 배려로 대기업의 부러움을 사는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문화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기업문화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만큼 멋진 것이 없다. 그렇게 조성된 기업문화가 여러 해를 거치면서 자사만의 정신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동시에 문제도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회사에서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전체를 구성하지 못할 때도 있다. 여러 생각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회사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호간 이질감이나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버 창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사내에서 발생한 성차별과 성희롱 이슈로 지난해 퇴진 당했다. AP/뉴시스
우버 창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사내에서 발생한 성차별과 성희롱 이슈로 지난해 퇴진 당했다. AP/뉴시스

위기는 그런 사소한 갈등과 충돌에서 발생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준법과 여론감각 제고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해도, 위기는 원래 사람이 일으키기 때문에 100% 방지하긴 어렵다. 좋은 기업문화는 스타트업 대표의 생각을 일선 직원들이 정확하게 그대로 이해하고 그에 동의하는 문화다. 건전한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같은 동질감이 핵심이다.

당연히 그런 좋은 기업문화는 위기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그 기업문화 속에 이물감이 생기거나, 문화 자체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위기 발생 가능성은 폭발적으로 커진다. 따라서 스타트업 대표들의 핵심 업무는 기업문화를 잘 조성·관리하는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여섯 번째 가이드라인,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위기관리조직을 구성하라

대기업은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을 대규모로 꾸리거나 전문적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에게는 그렇게 할 여유나 인적 자원이 풍부하지 못하다. 대부분 스타트업 위기관리는 대표이사와 몇몇 임직원에 의해 즉흥적으로 이뤄진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팀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극소수 인력들이 실제 위기를 관리한다.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위기관리조직이라는 것은 이래서 중요하다. 일단 스타트업 사내에서 평시에도 그런 것처럼 빠르고 원활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된 조직이 필요하다. 그 중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유형에 따라 각각 책임과 역할을 부여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주요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은 대략 10개도 되지 않는다. 즉, 대표이사를 포함해 10명 이하로도 위기관리 조직이 구성 가능하다. 그 유형별로 책임과 역할이 오버랩되는 경우가 많아 그 절반 이하로도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부족한 분야는 평시에 자문계약을 맺은 외부 전문가 그룹을 비상 시 같은 조직으로 흡수·협업하는 형식으로 꾸리면 된다. 중요한 것은 우선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과 그 각각에 대한 내부 책임과 역할 배분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이 위기관리 조직에 속해 있다는 팀 스피릿도 중요하다. 그들에게 훈련이나 시뮬레이션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일단 위기관리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 가치를 알게 된다.

일곱 번째 가이드라인, 위기관리 역량을 키워보라

사소한 트레이닝인 미디어트레이닝도 받지 않고 기자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아직도 상당히 많다. 심지어 아무 준비 없이 국정감사장에 나가기도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친한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보면 스타트업 대표들은 마치 열정 있는 영업사원 같아 보인다. 자사 핵심 역량과 비전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것을 보면서 스타트업의 멋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모드 변경이 필요하다. 평시 유지했던 영업직원 포지션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터의 포지션으로 변경해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스타트업 임직원들은 위기 시 자신의 모드 변경에 곤란함을 느낀다. 심지어 대변인 훈련을 받지도 않는 대표나 홍보팀 직원이 위기 시 창구 역할을 한다.

이들이 평시와 같이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니 위기 시 황당한 메시지와 구설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위기관리 조직이 평시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해보지 못하는 경우 위기 자체에 낯섦을 느낀다. 이는 전방 병사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 적의 포성이 울리고 총탄이 날아오니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같다. 위기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평시에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되어 보자. 준비는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발생가능한 위기를 발라내는 현실적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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