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기업PR ‘Good & Bad’
코로나19 속 기업PR ‘Good & Bad’
  • 이정효 (hn03164@naver.com)
  • 승인 2020.06.0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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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오르막길’ 영상, 젊은층에도 큰 공감
거리두기와 보폭 맞춘 기업에 호평…마스크 마케팅은 역효과

[더피알=이정효 대학생 기자] 하루하루 극적인 국면을 맞이하면서 코로나19 사태는 더이상 돌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 일상에 자리 잡았다.

위기는 본래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내포돼 있는 말이다. 그렇기에 위기가 일상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기업들도 사회 분위기와 보폭을 맞추며 기회를 찾는 PR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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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특히 20대 시선에서 호감 가는 기업 활동을 들어봤다. 어려운 시국에 많은 사람들에 울림을 주는 광고, 반대로 다소 공감도 떨어지는 마케팅 등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여태까지 봤던 유튜브 광고 중에 최고다”

“광고를 검색해서 들어온 적은 처음이다”

호평의 댓글이 무수히 달린 광고 영상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코로나19 응원가 영상이다. 6월 4일 기준 6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에는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그 가족들이 직접 ‘오르막길’ 노래를 이어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말미엔 ‘올봄, 함께해준 모든 의료진과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광고를 접한 대학생 전재원 씨(24세)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TV로도 이 광고를 많이 접했는데 나올 때마다 끝까지 보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지치고 힘든 시기에, 재난지원금 수수료 요구나 마스크 가격 꼼수 등 더욱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태를 보면 한숨이 나왔는데 다른 욕심 없이 진정성으로만 제작된 이러한 기획을 환영하고 또 큰 울림을 받았다”며 “최근 진행되고 있는 ‘덕분에 챌린지’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광고 영상에 현대자동차 이름이나 브랜드에 관한 언급이 없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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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결부시킨 크리에이티브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홍준형 씨(25세)는 “최근 해외 광고 사례들을 보면 거의 80~90%가 코로나와 관련 있는 것들”이라며 “그 중에서도 제일 많이 보이는 소스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의료진=영웅’ 등의 구성이다. 단순히 글자들만 띄어놓은 로고부터 정말 기업의 이미지와 카피까지 살려서 구현한 경우도 있더라”고 했다.

홍 씨는 국내에선 ‘다음’과 ‘야놀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브랜드명과 디테일을 잘 살린 재치 있는 광고였던 거 같다. 그러한 광고들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잦은 노출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인식만 심어줬어도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고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다음과 야놀자.
로고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던 다음과 야놀자.

다만 감염병 장기화 속에서 사람들의 안전 이슈를 그저 유행에 맞춰, 기업의 센스를 과시하기 위한, 속이 뻥 뚫린 마케팅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감염병 위기 속에서 자사 직원들을 우선에 둔 기업의 최고경영자 모습도 젊은층에겐 호감을 샀다. 최현민 씨(25세)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를 꼽았다.

최씨는 “평소에도 ‘택진이 형’이라는 호칭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이번 코로나 때 가장 먼저 재택근무가 아닌 휴가, 그것도 유급을 지시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파격적인 정책을 발 빠르게 먼저 실시하고 알리는 활동 역시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

반면, 국민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마스크 마케팅’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지만 얼마 전만 해도 ‘대란’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각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스크를 내세워 ‘끼워팔기’식 마케팅도 활개를 쳤었다. 음료 및 주류,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온·오프 유통업체들이 판매 촉진을 위해 미리 확보해 놓은 마스크를 미끼로 활용했다.

여기에 더해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등 유력지에선 신문 구독료를 자동이체하면 사은품으로 마스크를 준다고 홍보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마스크를 신문구독 유치를 위한 장치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과 함께 불쾌감까지 느꼈다.

대학생 김상화 씨(24세)는 “온 국민이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는 와중에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서는 자신들의 신문 구독 선물로 마스크를 제공한다는 글을 보고 많이 실망했었다”며 “심지어 조선일보는 구독자 마케팅을 하는 기사와 함께 마스크 사재기와 대량구매를 막지 못한 정부 대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함께 싣고 있었다. 그런 부분이 더 모순적이고 실망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혼란 속에 찾아온 기회를 만들고 붙잡기 위해 온갖 노력과 계산이 오간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 위기 속에 있고, 때로는 화려한 수사보다 불필요한 것을 모두 덜어낸 온전한 진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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