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의 메시지 전쟁]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메시지 전략
[김우정의 메시지 전쟁]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메시지 전략
  • 김우정 (ceo@storee1.com)
  • 승인 2023.05.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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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소음 뚫고 도달한 1%의 신호가 메시지라면…
이 시대 최고의 메시지는 ‘침묵 같은 미담’이 아닐까?

메시지는 독배이자 성배다. 조사 하나가 조직을 죽일 수도 있고, 단어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황경신 작가의 말처럼 사랑은 변하고, 환상은 깨어지고, 비밀은 폭로된다. 메시지는 변화를 구상하고, 믿음을 계획하고, 관계를 실행하는 큰 힘이자 굳은 신념이다. 이번 호 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김우정 필자는 이같은 메시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

더피알=김우정 | 메시지는 신호다. 목적에 따라 강약을 조절해서 청중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이미지로 차별화할 수 있어야 선택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메시지는 전달되어야 한다.

99%의 소음을 뚫고 도달하는 1%의 신호

대상, 특성,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형식, 미디어, 플랫폼이 다르고,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끝없는 콜 투 액션(Call To Action) 전략을 수행해야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메시지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메시지 전달 시기와 주기를 결정하고, 대상의 관심사와 행동 패턴을 파악해서 연속적·반복적으로 인식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좋은 메시지는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움직인다. 좋은 메시지는 군중을 침묵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든다.

메시지에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사과문 하나가 불매운동을 만들고, 대표의 입장문 하나에 수천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불필요한 소셜미디어 포스팅 하나로 유명인은 순식간에 돈과 명예를 잃기도 한다.

“99%의 소음을 뚫고 도달하는 1%의 신호가 메시지”라고 말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2018년 저서 『메시지가 미디어다』는 마셜 매클루언(마셜 맥루한)의 1967년 저서 『미디어는 마사지다』와 대구를 이룬다. 사진=나무바다 제공
“99%의 소음을 뚫고 도달하는 1%의 신호가 메시지”라고 말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2018년 저서 『메시지가 미디어다』는 마셜 매클루언(마셜 맥루한)의 1967년 저서 『미디어는 마사지다』와 대구를 이룬다. 사진=나무바다 제공

우리는 실수를 회피하기 위한 거짓말이 오히려 공분을 일으키고, 목숨을 빼앗고, 국격을 실추시키는 일을 매일 목격하며 살고 있다.

그렇다면 실수 없는 메시지, 전달되어 선택받는 메시지를 만드는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기술은 청킹(Chunking)이다. 청킹은 대량의 정보를 작은 그룹으로 나누어 처리하는 인지심리학의 방법론이자 메시지 전략의 데이터 분석 기술이다.

두 번째는 앵커링(Anchoring)으로, 청중이 판단할 때 이전의 정보나 경험에 영향을 받는 심리적 경향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청킹과 앵커링은 메시지 수용자를 빠르게 학습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세 번째 기술은 페이싱(Pacing)으로, 메시지의 진행 속도와 수용자의 이해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페이싱은 주로 메시지를 작성하는 단계로 글의 콘셉트, 문장, 단락 등의 내용을 구성하는 과정이다.

페이싱은 네 번째 기술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이어져 제작과 전달 과정에서 메시지의 수용력을 높인다. 스토리텔링은 메시지의 지속적인 정보기억을 위한 방법론으로, 인간의 본능적인 이야기 선호도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은 지금까지는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의 고유 영역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사진=나무바다 제공 카드뉴스 모음
나무바다에서 제공한 책 소개 카드뉴스 모음

1%의 생각으로 완성되는 99%의 메시지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 기술은 프롬프팅(Prompting)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프롬프팅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대화를 원활하게 이어나가기 위한 효율과 효과성 중심의 질문 기술이다. 데이터를 덩어리로 분석하는 청킹과 정보의 경험과 경향을 파악하는 앵커링은 이미 인공지능에 모두 탑재되어 있다.

정확한 질문만 할 수 있다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본질을 매우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 메시지의 내용을 구성하고 선호도를 높이는 페이싱과 스토리텔링 또한 조금만 인공지능을 학습하면 누구나 쉽게 구현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은 형식지(形式知, Explicit Knowledge)로 제한된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서만 개인에게 체화(體化)되어 언어나 문자로 표현하기 어렵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인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는 아직 인간의 영역이다.

메신저의 룩 앤드 필은? 스피커의 톤 앤드 매너는? 미디어에 보여줄 첫 번째 리추얼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최적의 타이밍은? 예상되는 청중의 반응과 대응 전략은?

이런 1%의 암묵지식 영역이 바로 인간이 인공지능 시대의 메시지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가치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이런 열풍을 만든 사람의 메시지가 궁금했다.

인공지능 ‘챗GPT’로 세상에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그는 인간이 일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꿈꾼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평소 자신만의 성공법을 자주 말하는데, 그중 우리가 주목할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자신을 복리로 만들어가라. 과도한 자신감을 가져라.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라. 경쟁이 어려운 상대가 되라. 내적 동기로 움직여라.’

올트먼의 13가지 성공법에 관한 글 전문은 올트먼의 2019년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샘 알트만의 블로그 캡쳐
샘 올트먼의 블로그 캡쳐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서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말은 소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현재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다.

어쩌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침묵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침묵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결국 좋은 메시지는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미담’ 같아야 한다.

길상사에서 운영하는 법정 스님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늘의 말씀' 카드 뉴스. 이 홈페이지에는 스님의 저서(전자책)들이 모두 무료로 공개돼있다.
길상사에서 운영하는 법정 스님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늘의 말씀' 카드 뉴스. 이 홈페이지에는 스님의 저서(전자책)들이 모두 무료로 공개돼있다.

샘 올트먼은 말한다. “정말로 크게 성장하는 회사로 가는 길은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를 기꺼이 추천하는 것 말이죠.”

이 시대 최고의 메시지는 ‘침묵 같은 미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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