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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헬스컴’ 결정지은 핵심포인트[유현재의 Now 헬스컴] 심리간파, 상호작용, 재미추구 삼박자
승인 2014.10.07  11:15:48
유현재 서강대 교수  |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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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한동안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광풍이 일었다. 소위 울트라 슈퍼급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어마어마한 반응이 있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희귀병인 ALS(일명 루게릭병)에 대한 현실을 대중에게 환기시키고, 일정액의 후원을 기부 받아 환우들을 위해 사용할 목적으로 기획된 릴레이 행사였다. (관련기사: 국내 상륙한 물세례 릴레이)

   
▲ ALS(일명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해 캠페인 확산을 주도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빌 게이츠 MS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 MS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영상 화면 캡처.

해당 이벤트는 참가자들이 직접 출연도 하고, 손수 영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수고비 하나도 받지 않고 업로드까지 해주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전 세계의 다양한 유명 인사들이 한없이 망가지는,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한 동영상들은 유튜브를 통해 신속히 퍼져나갔으며, 도대체 누가 다음 타자로 동참하느냐가 상당 기간 동안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새롭게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한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히 뜨거웠다. 아마도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흥미와 참여를 불러일으킨 건강 관련 커뮤니케이션 활동, 즉 헬스커뮤니케이션(이하 헬스컴) 사례는 거의 처음이지 싶다.

슈퍼급 광풍 몰고 온 얼음물 샤워

희귀병에 대한 정보 확산, 힘든 상황에 처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 공유, 그리고 그들을 위한 박애주의적 모금 활동 전개 등은 상당히 무거운 주제다. 그동안 이 같은 사안을 다루는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은 진지하고 심각하며 대중들의 감성적 공감을 의도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기존의 유사 헬스컴 활동과는 상당히 달랐으며, 비슷한 이슈들을 다루는 헬스컴에 대한 기존 원칙들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모두들 유쾌한 표정으로 ‘하하하’ 웃으면서 얼음물을 뒤집어썼고 물벼락을 꺼리는 사람들은 그 대신 기부금 전달 메시지를 든 채 유튜브에 등장한 것이다.

챌린지에 동참한 사람들은 마치 기분 좋은 ‘행운의 편지’를 발송하듯, 다음 차례로 도전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호명하면서 마무리하는 구조였다.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지속적으로 화제가 될 즈음, 필자가 만난 건강 관련 정부기관의 사무관은 “솔직히 참 부럽다. 우리가 진행하는 사안들도 이 정도의 효과와 화제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그다지 많지 않은 비용에 의해 챌린지 이벤트가 기획된 것으로 보이며, 특정 질환에 대한 관심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도 했고, 더욱 현실적으로는 참가자들이 후원한 모금액도 상당했을 것이라는 부러움이다.

사실 필자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헬스컴이 달성해야할 거의 모든 목표를 이루어낸 수작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물론, 캠페인 말미에는 이 같은 이벤트가 루게릭병과 관련된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는 비판이 있었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한 참가자가 부상을 당하는 등 부작용 때문에 당장 멈춰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성과 측면에서 판단한다면, 성공한 캠페인의 중요 사례로 등극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대체로 건강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활동인 헬스컴은 여타의 일반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반 상품이야 개별 기업들이 든든한 스폰서가 되어 주목도 높은 시간에 매체도 잡고, 지명도 높은 연예인을 섭외하며, 소위 잘나가는 대행사를 고용해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전략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진행한다.

하지만 헬스컴 캠페인은 상당 부분 금전적 지원이 정부 관련 기관에서 해결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진행 기간이나 활용 인물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 마련이다.

금연홍보, 자살예방, 절주 캠페인, 자궁경부암 조기검진 및 백신접종 홍보 등 주요 건강관련 이슈 등을 다루기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상품의 그것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최근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바라보는 관련 담당자들의 부러움은 일면 이해가 된다.

Donation, Game, Light

그렇다면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소위 ‘성공’을 거둔 이유는 도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첫 번째로 언급할 수 있는 영역은 바로 주목받고 싶은 개인의 마음, 즉 좋은 일을 숨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표 나게 하면서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에게서 박수 받고 싶은 ‘우리들’의 심리를 적절히 활용했다고 생각된다.

이는 곧, 좋은 일을 하는 당사자인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포 미 도네이션(For-Me Donation)’의 전형이었다는 말이다. 사실 착한 일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해 기왕에 뭔가 착한 일을 한다면 소문나기를 은근 바라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같은 심리는 미디어 콘텐츠가 미치는 영향을 다른 사람들보다 내 자신이 먼저 받는다고 믿으며 행동한다는 ‘제1자 효과(The First Person Effect)’에 의해 설명된다. 소위 ‘좋은 일’에 있어서는 미디어의 영향이 자신에게 더욱 신속하고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로서, 연말만 되면 사랑의 열매를 어김없이 달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상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대한 참여는 그 자체만으로 뿌듯한 일이지만, 사람들에게 이래저래 알리고 싶은 심리를 제대로 읽어냈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강점은 일종의 ‘게임’과 같은 구조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어떤 형태로든 연결돼 있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마치 친선 경쟁을 펼치듯, 배틀(battle) 방식의 챌린지로 진행했던 것이다.

누가 더 빨리 이 게임에 참여할 것인지, 또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상황에 어떻게 나름의 창의성을 발휘할 것인지에 대한 노력들은 마치 온라인게임처럼 전개됐다. 이벤트가 마치 게임과 같은 재미를 준다고 생각되는 순간, 사람들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그 동안 너무나 진지하게 오디언스의 감정에만 호소하며 진행된 헬스컴 유형을 지양하고, 희귀병인 루게릭병에 대한 대중들의 환기와 환우들을 위한 후원이라는 목적에 대단히 가벼운(light) 접근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정보처리 경로 중 중앙경로(central route) 보다는 주변경로(periph­eral route)를 사용해 이성이나 논리를 배제하고 유머와 재미가 반영된 저관여적 소통방법을 기획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상기의 이유들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성공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유명한 사람이 갑자기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는 모습을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수도 있고, 유튜브에 전적으로 공을 돌릴 수도 있다. 전달되는 콘텐츠의 심플함도 중요한 배경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행하는 데 있어 기존의 공고한 틀, 즉 4대 매체의 활용이라든가 메시지의 정교한 생산 등 필수적이라고 믿어왔던 형식을 무시하고 아예 색다르게 접근했다는 기발함과 엉뚱함이 아닐까 싶다. 무릎을 탁 치는 놀라운 헬스컴이 양산되기를 바란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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