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 한국이 가져야 할 자세
중재자 한국이 가져야 할 자세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3.12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리뷰] 4월 남북·5월 미북 정상회담 예정…중앙일보 “총론 찬성, 각론 신중”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북핵 외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이윤주 기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숨가쁜 외교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2월 남북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3월 특사단 파견, 4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에 이어 5월 중으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조속한 만남을 희망한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요청을 수락하고 5월 안으로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정 실장과 서 원장은 각각 러시아·중국·일본에 파견돼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정부도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수장으로 하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오는 16~17일쯤 첫 회의를 열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언론들은 정부의 일련의 외교적 노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북미 두 정상회담이 현실화될 때까지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 정부의 치밀하고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세계일보: 중재 외교, ‘엄청난 성공’ 거두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계일보는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게 됐지만 변수가 많다”며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지 않고는 그러한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우리에게는 그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측 간 기싸움이 과열되면 정상회담이 좌초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우려했다.

세계는 “이제 우리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외교를 치밀하게 펼쳐야 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향해 쏟아낸 ‘가장 위대한 타결’, ‘최고의 거래’라는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과거 6자회담과는 정반대인 ‘톱 다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북·미 정상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놓고 빅딜을 시도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안보를 저해하는 합의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북핵 정상회담은 ‘총론 찬성, 각론 신중’ 자세로 준비해야

중앙일보는 “우리 정부는 남북 간 만남의 당사자이자 북·미 정상회담의 중재자다. 북핵 해결을 힘차게 추진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신중한 처신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상회담 준비에는 통상 6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남은 기간을 꼽아 보면 시간이 빠듯한 게 아니라 크게 모자라는 형편”이라고 봤다.

이어 “예상되는 더 큰 장애물은 사전협상이 이뤄지면서 북한이 한·미가 들어줄 수 없는 요구들을 쏟아낼 경우”라며 “정 실장이 워싱턴에서 밝힌 내용에는 없지만 국내에서 공개된 김정은의 비핵화 조치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우려되는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은 “하나도 힘든 두 정상회담이 한꺼번에 진행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큰 틀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총론 찬성, 각론 신중’의 자세가 요구된다”며 “무엇보다 지난 20년 넘게 되풀이해 온 ‘실패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경향신문: 북·미 정상회담 성공하려면 중·일·러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겨레는 “정부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12일부터 중국과 러시아, 일본에 파견해 방북 및 방미 결과를 설명한다. 정 실장은 12~13일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차례로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할 계획이다. 서훈 국정원장도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회담 성사 경과를 설명한다”며 “한반도 정세 진전에는 주변국의 지지가 필수적인 만큼 이들 국가에 정상회담 성사 경위와 취지를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입장이 특히 중요하다. 중국은 남북 및 북·미 간 정상회담 성사에 환영을 표시했으나 내심 불만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에 손상을 입으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제재에 동참했는데도 북한을 충분히 압박하지 않았다고 비판받아왔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미국이 중국을 건너뛰어 직접 북한을 상대하겠다고 나섰으니 한반도 문제에서 주변화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법하다”고 봤다.

△조선일보: 25년 동안 못 푼 북핵, 며칠 만에 정답 찾았다는데

조선일보는 “김정은이 궁지에 몰려 비핵화 테이블에 나오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압박 결과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회담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북은 화해를 원한다’ ‘가장 위대한 타결을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내가 없었으면 평창올림픽은 완전히 실패했을 거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다’는 자랑도 했다. 정말 차분하고 냉철하게 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건가”고 우려했다.

조선은 “핵 문제는 외교, 정치, 경제 문제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다. 트럼프는 이를 마치 자신이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더구나 지금 미국의 한반도 라인은 거의 공백 상태”라며 “북핵은 지난 25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그걸 트럼프는 자신이 며칠 새 푼 것처럼 한다. 우리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