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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브랜드, 가치 통한 가치 창출하라”
“디지털 시대 브랜드, 가치 통한 가치 창출하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6.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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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①] 루펜 데사이 에델만 APACMEA 브랜드 부문 부회장, 박하영 에델만디지털 코리아 총괄 전무, 존 커 에델만디지털 APACMEA 퍼포먼스 부문 부회장.
에델만 디지털 분야 대표 선수들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박하영 에델만디지털 코리아 총괄 전무, 루펜 데사이(Rupen Desai) 에델만 APACMEA 브랜드 부문 부회장, 존 커(John Kerr) 에델만디지털 APACMEA 퍼포먼스 부문 부회장.
에델만 디지털 분야 대표 선수들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박하영 에델만디지털 코리아 총괄 전무, 루펜 데사이(Rupen Desai) 에델만 APACMEA 브랜드 부문 부회장, 존 커(John Kerr) 에델만디지털 APACMEA 퍼포먼스 부문 부회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디지털과 모바일의 일상화로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도적 통제자’로 변모했다. 나와 관련 있고, 내가 관심 있는 콘텐츠만을 선택해 보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마케터 입장에선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픽(pick)’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향을 논하고자 최근 한 자리에 모인 에델만의 각 분야 디지털 선수들에게 지금 이 시대 마케팅의 조건을 물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전환)은 연속적인 변화이긴 한데, 그래도 수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졌다고 생각되는 점은.

박하영 에델만디지털 코리아 총괄 전무(이하 박) : 미국에서 최근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콘텐츠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인데 한국도 동일한 상황이다. 예전엔 콘텐츠 생산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브랜드들이 (좀 더 전략적 관점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투자 하고 시간도 많이 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경우 동일한 콘텐츠에 시딩(seeding)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광고 예산의 상당 부분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옮겨갔다. ▷관련기사: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가성비’ 따져야

루펜 데사이(Rupen Desai) 에델만 APACMEA 브랜드 부문 부회장(이하 데사이) : 기존 마케팅 접근 방식은 인지(awareness)-관심(interest)-욕망(desire)-구매(purchase)에 이어 그 다음이 소비자와의 관계 구축이었는데, 디지털 시장에서는 이 구조가 거꾸로 흘러가게 됐다. 이제는 소비자 관계에서 시작해 구매가 이뤄지고, 그 제품을 쓰는 사람들이 한 기업의 가장 좋은 지지자(advocate)가 되고 있다. 이미 소비자들과의 관계가 구축돼 있는 기업이 아니면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 부분 줄어들고 있다.

존 커(John Kerr) 에델만디지털 APACMEA 퍼포먼스 부회장(이하 커) :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에 좀 더 포커스를 둔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트랜스포메이션 하는데, 그 경험은 대부분 디지털에서 시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난 2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1년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아시아태평양 GDP에 약 1조2000억 달러의 추가적인 가치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두 번째, 정보의 폭발적인 증가와 연결이다. 4년 전에는 매년 35엑사바이트(ExaByte·약 350억 기가바이트)의 정보가 디지털상에서 생성됐는데, 지금은 약 125엑사바이트로 급증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 인류가 기록한 글자를 다 합쳐도 5엑사바이트 밖에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렇게 방대한 정보들을 적절히 연결해 소비자와 더 나은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케터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알기를 ‘희망하는’ 단계에서 정확히 ‘아는’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광고업계에서 오가던 농담 중에 ‘내 광고예산의 20%가 낭비됐는데 어디서 낭비됐는지 알 길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 P&G의 경우 4억 달러 정도의 예산을 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기업들은 점점 더 데이터나 기술을 활용해 어떤 방식으로 예산을 분석하고, 투자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관련기사: 세레나데로 시작한 광고계의 폭탄선언

커 부회장의 지적대로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실질적인 데이터와 확실한 지표를 가지고 분석을 해서 설득해야 하는 시대다. 기술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력해야 할 기술은 뭐라고 보나.

: 사회지능(Social intelligence·다른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은 온라인 액티비즘(online activism·온라인상에서 정치·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행동주의)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회의 아젠다가 됐다. 또 온라인 액티비즘의 영향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거나 사업을 잃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를 대비하는 첫 번째 핵심 기술이 좋은 사회지능 도구(tool)이며, 그 도구를 분석할 수 있는 분석가들이 필요하다. 사회지능 도구들이 CRM(고객관계관리)과 마케팅 자동화 시스템(marketing automation system)에 연결되면 콘텐츠 마케팅의 효과를 훨씬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는 미디어 모니터링 도구들이다.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하나의 기사가 독자로부터 얼마나 좋은 반응을 얻을지, 또 독자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할지 예측할 수가 있다. 사용자 소비 데이터(user consumption data)와 매출 데이터 등을 포함함으로써 더 강력한 언론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가시화 도구(Visualization tool)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빅데이터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게 얼마 전 큰 비딩(bidding)에서도 인플루언서를 분석하는 자체 도구가 당락을 좌우했다. 인플루언서를 입력했을 때 스코어가 나오고 그에 따라 결과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클라이언트가 후한 점수를 줬다. 이런 툴을 통해 도출된 결과값은 인공지능(AI)이나 혼합현실, 챗봇 등 지금 주목 받는 첨단기술과 접목해 캠페인에 활용할 수도 있다.

데사이 : 여러 가지 중요 도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지난 150여년간 건재했던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고위임원(C-level)의 인식이다. 디지털 시대 이전에 탄생했던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바꾸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작년 한 해 중국의 인스턴트 누들 시장(noodle market) 매출은 4억 달러가 감소했다. 인스턴트 누들 자체의 문제가 아닌, 음식 배달 플랫폼 우버잇츠(UberEats)나 딜리버루(Deliveroo) 등이 30분 안에 손쉽게 뜨거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즉, 누들 업체 경영자들이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 전체 누들 시장의 5분의 1 이상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핵심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고위임원들의 사고방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데사이 부회장은  “오디언스의 미디어 소비 형태가 변했다기 보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소비자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밀레니얼을 모든 것을 없애고(remove) 건너뛸 수 있는 세대라고 표현했다. ‘관심(attention)’은 21세기의 가장 희소한 자원이라고 단언하며 “변화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이제 브랜드는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것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가 브랜드로써가 아닌 소비자가 관심 갖는 것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말에 너무나 공감하지만 실제로 현업에서 적용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좀 더 첨언한다면.

데사이 : 일단 회사의 목적(purpose),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 철학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정의 내려야 한다. 가령 물을 판다면 소비자로 하여금 ‘나의 물’로 여겨지게 해야 한다. 판매라는 전통적 목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그 제품을 파는지에 대한 이유가 제품에 녹아들고, 소비자들에게도 그것이 왜 중요한지 정의 내려지는 순간 설득의 스위트 스팟(sweet spot·가장 효율적인 지점)을 찾게 될 것이다.

그간 우리는 너무 제품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제품이 소비자들의 인생에 얼마나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간과해 왔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고민하고 우리 제품이 그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연구해야 한다. P&G 조사 결과,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는 50개의 브랜드와 명확한 목적의식이 없는 50개 브랜드를 10년간 추적 비교·분석했는데 전자의 경우 400% 더 높은 영업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 그런 만큼 ‘가치를 통한 가치 창출(building value through values)’을 강조하고 싶다.

인터뷰에 배석한 장성빈 에델만코리아 사장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비즈니스가 지속가능한 시대는 끝났다”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기업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회적 목적성’이 중요해졌다”고 첨언했다.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가 헬스케어 중심으로 비즈니스 전환을 꾀하며 담배 판매를 중단한 것과 같이 기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새로운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관련기사: CVS가 美 상공회의소 탈퇴한 진짜 속내

이를 BSP(Business + Social Purpose) 개념으로 설명하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CSV(공유가치창출)로, 이제는 BSP로 기업의 책임 비즈니스가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BSP를 이행하는데,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만 아직 기대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데사이 : 지금 시대 똑똑한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사회에 가치를 더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다른 브랜드를 선택한다. 한국 기업들이 사회적 목적성을 분명하게 정의내리면 그 부분에서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본다.

: (마케팅) 타깃의 진화도 한 몫 한다. 검색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브랜드에 대해 항상 찾아본 후에 판단한다.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옳지 않은 기업이라고 생각되면 아무리 전통 있고 우수하다고 해도 바로 ‘배신’하는 것이 Z세대 소비자의 특징이다. ▷관련기사: Z세대 디지털 라이프 엿보기

: 한 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점은 브랜드가 소비자를 인식하는 방식이 완전히 변화했다는 것이다. 나이, 성별, 지역 등 인구학적 요소로 소비자를 이해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추구하는 신념, 가치 등을 바탕으로 관심을 얻어야 한다. 소비자 신념에 맞는 브랜딩이 필수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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