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페친] 기자와 박사 그리고 교수…다음은!?
[알쓸페친] 기자와 박사 그리고 교수…다음은!?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10.18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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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독자 최광용씨를 만났습니다

더피알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주는 독자들이 궁금해서 만든 코너. 이른바 ‘알쓸페친’. 알아두면 어딘가에 (큰) 쓸모 있을 그들과 직접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더피알을 알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기자이자 청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외래교수인 최광용입니다. 한국경제는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입사해 어느덧 19년이 됐네요.

대학원 석사 때는 (더피알 매거진을 집어 들며) 홍보·마케팅에 대해 알기 위해 개인적으로 구매했었어요. 박사학위를 취득할 당시엔 페이스북에 더피알이 뜨더라고요. 그래서 ‘좋아요’를 누르기 시작했죠. 요새는 ‘나만 보기’해서 기사를 공유하기도 하는데, 학생들에게 더피알에서 다룬 트렌드 등의 내용을 반영해 강의하기 위함이죠.

최근엔 어떤 기사를 참고하셨나요.

지난주에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요. 최근 신문사에서 사스마와리(수습·신참 기자들이 경찰서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취재하는 언론계 은어)를 없애고 있는 추세잖아요. 사실 제가 한경에서 노조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주 52시간 근무에 관심이 많아요.

또 최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넷플릭스에 관해서 쓰신 기사요.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도 넷플릭스에 투자를 받았잖아요. 이런 얘기들을 해주면 학생들이 좋아해요.

기자생활을 하시면서 박사학위를 준비하신 거예요?

네. 고등학교 때 문학을 좋아했어요.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려고 교육대학원을 가려 했는데, 기자가 되면서 신방과 대학원으로 가게 된 거죠. 그런데 막상 박사학위를 받았을 땐 절망감을 느꼈어요. 박사가 되면 세상이 바뀌어서 내가 원하는 공부도 병행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막상 갈 데가 없더라고요. 저희 지도교수님도 하시는 말씀이 “딱 일주일 행복하다”고 해요.(웃음) 바로 생계 걱정해야죠.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유용해요. 경력도 쌓이고 나니 (강의를) 오라는 데도 있고, 네트워크가 형성되더라고요.

평일에 일하면 강의는 언제 하시나요.

토요일에 6시간 동안 해요. 신문사는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6일이고요.

언제 쉬세요?

쉬어야 하는데…(웃음)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행복해요. 학교가 좋아요. 언론사의 병폐가 뭔지 이런 것들을 다 얘기할 수 있으니까요.

한 예로 언론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건 문제가 있어요. 보수성향 신문사는 기사를 읽어 주는 (충성도 높은) 사람을 위해 보수적으로 쓰고, 진보 성향 신문도 마찬가지죠. 정답은 아닌 것 같아요. 중·고등학생들은 정말 백지라고 봐야 해요.

양쪽 성향의 신문을 갖다 놓고 본인이 판단해서 선택하게 만들어야지 어른들이 ‘이게 좋다’고 하면 이념에 물들어요.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다른 얘긴데, 요새 지하철을 타면 신문을 보는 사람이 없잖아요? 제대로 된 수익구조는 구독료 50%, 광고료 50% 정도인데 신문을 안 보니 요즘은 90% 이상이 광고죠. 그래서 페이퍼는 상징적인 의미로 가지고 가는 거고 또 다른 수익모델을 찾으려 하는 거고요.

더피알도 9월부터 온라인 일부 유료화를 시작했답니다.

잘돼서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언론이 살아야 하니까 유료화를 하는 게 맞죠. 그런데 워낙 다양한 매체가 많다 보니… 유료화해서 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죽을 수도 있거든요.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와 같은 문제에요.

저희도 더피알만의 색이 있는 기사, 오리지널 콘텐츠를 항상 고민 중이에요.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하지만 사실 신문사별로 봐도 다 비슷비슷하고 무료기사도 워낙 많아서…(한숨)

저도 강의를 토요일에 하다 보니 학생들도 피곤해 해요. 저널리즘 이론은 재미가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면 더피알이나 미디어오늘에서 쓴 기사 관련 자료를 유튜브에서 찾아서 틀어주곤 해요.

요즘은 유튜브로 넘어가는 트렌드잖아요. 그러면 문제인 게 기자들에게 카메라를 줘서 찍어오라는 거냐는 거죠.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데, 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라고 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니까요. 방송사들이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룸을 한다고 하잖아요. 기자들이 거기 맞춰서 세팅하면 좋죠. 하지만 혼자 다 하게 된다면 원래 생산하던 기사 자체도 소홀해질 수 있어요. 회사에서 가능하다면 인력을 별도로 채용하는 게 낫죠.

그렇다면 기자이자 교수 관점으로 보셨을 때, 현 미디어 생태계에서 기자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트렌드를 읽어야 하고 콘텐츠를 생산해야죠. 이제는 만능이 돼야 할 것 같아요. 일단은 독자들이 원하는 걸 만드는 게 우선이고요. 그러려면 기자들도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이 너무 많죠. 나중엔 한계에 부딪혀요. 실제로 보도자료만 처리하거나 기업이 원하는 기획기사만 쓰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봐요.

요즘 기자들의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일의 양은 정말 많은데 퇴직했을 때 그분들의 삶이 보장되는 건 아니거든요. 개인적인 삶을 위한 플러스알파를 만들어야 해요. 여유는 없겠지만요.

화려하진 않더라도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살았는데 나중에 보면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남는 게 없을 수 있거든요. 저는 요즘 노안이 왔는지 책을 볼 때 불편해요. 직업 특성상 글을 많이 봐서 그런지… 예전엔 지하철로 출퇴근 하면서 일주일에 책 두 세권씩 봤는데, 요즘은 책 보기도 힘들어요. 삶의 밸런스를 맞추고 미래를 준비합시다.

카페에서 만난 최광용씨. 사진=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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