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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된 ESG, 대외 커뮤니케이션 과제는?
‘의무’된 ESG, 대외 커뮤니케이션 과제는?
  • 손병구 (thepr@the-pr.co.kr)
  • 승인 2021.09.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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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아닌 브랜딩 영역, 이해관계자 신뢰 확보해야
E(환경)에서 S·G 메시지 발신으로 확장
…기부 넘어 생태계 구축 기여, 시스템에 의한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 강조

[더피알=손병구] 요즘 고객과의 미팅에서 자주 거론되는 주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메타버스(Metaverse)이고 또 다른 하나는 ESG다.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두 가지 트렌드가 왜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 의아하다는 반응도 크다.

그중 ESG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부서라면 중차대한 과제로 주어진 주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2021년 신년을 장식한 5대 그룹 CEO들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이 ESG 경영에 대한 각오나 포부였다. ESG가 실행하면 좋은 ‘선택적 상황’에서 더이상 안 하고 견디기 힘든 ‘의무적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은 ESG 공시를 의무화했다. 한국의 경우도 금융위원회가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ESG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기업 공시 제도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즉, 재무적 지표와 더불어 비재무적 가치를 공시할 의무를 가진다는 소리다.

ESG로 포털 내 기사를 검색해보면 기업의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사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기업 전사 차원에서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략적인 방향성 도출과 실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순간의 트렌드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면 전사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ESG는 일회성이 아니라 비전을 수립하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내재화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중 가시적으로 가장 폭넓게 진행되고 있는 건 환경에 대한 노력이다. 이는 ESG가 전세계적 화두가 된 기후변화나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로 글로벌은 탄소중립(넷제로)이라는 공통의 미션 해결에 합의한 바 있고, 전 세계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있다.

여러 국가와 더불어 글로벌기업들의 움직임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카-콜라는 WWW(World Without Waste·쓰레기 없는 세상) 캠페인을 통해서 2050년까지 페트병과 캔 등 모든 음료 패키지를 100% 수거하고 재활용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코카-콜라의 글로벌 프로젝트인 WWW는 한국에서도 원더플(ONETHEPL) 캠페인으로 2시즌째 진행 중이다.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하는 음료 용기를 한 번 더 활용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제로웨이스트박스를 제공하고 캠페인 참여자들은 깨끗이 씻고 라벨을 제거한 후 수거 신청을 하는 프로세스다. 수거된 용기는 페이스쉴드(얼굴보호 투명 가리개)로 제작되어 코로나19 의료진이나 소상공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최근 들어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은 기업이나 브랜드가 ESG에 더욱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닝아웃이라 불리는, 즉 개인의 취향이나 신념을 소구하는 방식으로 소위 ‘개념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이용하고 있음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드러내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이 자신을 직접 알리는 행위이고, 브랜딩이 타인이 자신을 알아보게 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ESG는 마케팅이 아닌 브랜딩의 영역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믿고 신뢰하게 만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ESG 경영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기관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대신기업지배구조연구원 등 네 곳 정도가 있고 국민연금과 산업부 그리고 메이저 언론사들에서도 ESG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발굴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한국형 ESG 평가지표인 K-ESG 지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많은 기관에서 각자의 기준대로 ESG를 평가하는 지표를 내놓고 있다 보니 기업의 ESG 담당자의 고민은 깊어간다. 공인된 평가기관이 아직 없는 상황에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고, 자칫 평가에 치우치다 보면 수많은 평가기관과 평가항목에 대응하기 위해 챙겨야 할 부분이 기하급수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화그룹은 발 빠르게 자사의 ESG 관련 활동을 정리하고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ESG 시리즈의 1편인 환경 편을 ‘생산자가 만드는 변화’라는 제목으로 선보였다.

한화그룹 및 계열사의 ESG 위원회의 설치 현황, ESG 영역의 전문가와 계열사 담당자들이 ESG 경영이 트렌드가 아니라 내재화해야 할 장기적인 과제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수소를 활용한 저탄소 전력 생산을 통해서 탄소 저감을 위한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노력을 숏 다큐와 브랜드 저널 콘텐츠로 전달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ESG 중 환경에 대한 노력을 단순히 열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분야 담당 임직원의 목소리를 통해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들이 ESG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나 공감대 형성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ESG 3가지 축에서 환경(E)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있다.

앞서 ESG는 마케팅의 영역이라기보다는 브랜딩의 영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만큼 ESG 경영 관련 실체가 존재해야 이야기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해질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브랜드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 3가지 영역에서 환경에 무게중심을 두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외형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실체가 환경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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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SG 경영은 환경에 국한해서 볼 문제는 아니다. 재무제표가 기업의 현재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라면 ESG는 비재무적 정보를 통해 기업의 건강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진단하고 판단할 수 있는 종합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목표 수립과 비전 제시 그리고 어떤 마일스톤으로 진행할 것인지의 청사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일환 가운데 하나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다. 올해는 특히 ESG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이를 발간하는 곳들이 늘었다. 일례로 NC소프트는 ESG PLAY BOOK이라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했고, 두산그룹 역시 ESG 리포트를 최근 발간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다양성’이라는 핵심가치 안에서 정의하고 ESG 목표를 잡거나, ESG 경영에 대한 주요 활동을 정리하고 2021년 계획까지 영역별로 명시한 점 등이 브랜드의 고민과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다만 NC의 경우 게임업종 특성인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3가지 영역에서 각 비전이 어떻게 발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리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누가, 어떻게 성과를 말하나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환경(E)을 중심으로 자사의 ESG 경영을 부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향후 S(사회)와 G(지배구조) 영역에서도 이런 노력들이 많아지리라 예상된다.

흔히 S(사회)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협소한 범위에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나 브랜드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슈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그룹이 얼마 전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LG소셜캠퍼스가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10년 동안 어떤 활동과 지원을 해오고 있는지를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작한 영상이다.

이처럼 ESG의 사회(S) 영역은 어디에 얼마를 기부했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생태계 구축과 발전을 위해 얼마만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노력해오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G(지배구조)의 영역은 기업이나 브랜드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에 하나다.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기업지배구조에 있어서 한국만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커뮤니케이션하기에 난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ESG 중 G(지배구조)는 내부에 시스템을 만들고 이러한 시스템이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기업환경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먼저 변화하고 그 실체를 중심으로 G 영역에서도 괄목할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수 있기를 진심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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