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앞다퉈 예능은 출연하더니...
TV토론은 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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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은 왜 안해?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11.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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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방향성, 실현 가능성 검증 기회 조속히 마련해야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에서 연재 중인 대권 주자 빅3 분석. 오늘은 열 번째 시간으로 선을만나다 대표 및 KBS·SBS 시사프로그램 방송작가로 활동 중인 태윤정씨가 세 후보의 ‘TV 토론’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각각 평점을 매긴다.

TV 토론은 후보들의 순발력이나 말솜씨의 경연장이 아니다. 후보들의 생생한 육성과 표정으로 그들의 정책과 철학을 체감하고, 후보 간 논쟁을 통해 그 진실성을 교차 검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다.

그런데 아직 대선 후보의 TV 토론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안타까운 현실이다. 따라서 TV 토론 항목에 대해 현재 시점에선 모든 후보에게 0점을 줄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TV 토론에서 후보들의 진지하고 열띤 모습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을 거치면서 절치부심 준비의 과정을 거친 것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부드럽고 여유 있는 표정과 비교적 담담한 어투이지만 자신감 있는 후보로서의 카리스마를 시종일관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바친다” “저의 삶은 대한민국이었다” 등의 표현을 통해 자기 삶의 역정이 국가에 헌신하는 과정이었음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런 어법이 경제 개발 과정을 보고 자란 중장년층에게는 유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놀이와 참여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2030 세대에게는 권위주의 시대의 강박관념적인 이미지로 다가와 오히려 거리감을 줄 수도 있다.

박 후보의 연설문과 경선 과정에서의 TV 토론을 지켜보면서 다소 지루했다. 유권자들이 정치 연설에서 너무 흔하게 듣는 뻔한 단어의 나열로 다소 식상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뻔하게 보이는 말이 아니라 자신만의 장점을 담아내면서도 고정 지지층에 함몰되지 않고 중도층 대중의 감성을 감안한 유연하고 따뜻하지만 때로는 결연한, 시대적 트렌드를 담은 화법과 언어를 찾아내야 한다.

이를 통해 대중이 그의 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대선 가도에서 박근혜 화법의 가장 큰 숙제라 할 수 있다.

 

 


 

문재인 후보는 정치인으로서의 학습 과정이 짧았기에 그 시간의 흔적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과 같은 진솔함이 오히려 그를 빛나게 해주는 역설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제시한 ‘사람이 먼저’라는 프레임 자체는 신선하지만, 이 프레임의 각을 날카롭게 세워줄 대척점의 스토리 제시가 부족한 편이다. 개발과 효율만 강조한 기능주의적 국정 운영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스토리를 통해 제시하는 한편 자신이 제시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가져다줄 스토리를 대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가 말하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어떻게 다를 것인가를 공감의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특히 연설과 다르게 순발력과 철저한 대중언어를 요구하고 있는 TV 토론의 특성에 따라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자신의 인간적 매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전략과 학습이 필요할 듯싶다.

 

 

 

안철수 후보는 문어체의 정치 화법을 구어체로 바꿔놓았다. 정치의 주어를 바꿔 놓는 놀라운 커뮤니케이션 프레임을 제시했다. 실제로 그는 출마 연설에서 “저는”이 아니라 “국민들”이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방향을 제시한다는 특유의 논리로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보여줬다.

즉 국민이 ‘갑’이 되고 정치가 ‘을’이 되는 문법을 제시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화법의 제시다. 또한 그는 국민들이 정치하면 떠올리는 부정적 이미지와 대척점에 있는 ‘진심의 정치’라는 키워드를 통해 국민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내고 언어화했다.

그는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아주 고도의 커뮤니케이터이지만 TV 토론에서는 오히려 이 점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정당정치 기반이 없는 정치 무경험이 창과 방패가 맞부딪치는 TV 토론에서는 극명하게 실체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정책의 확실한 장점과 상대방에 대한 공격 포인트를 학습함으로써 정치 무경험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미래형 지도자라는 점을 대중에게 각인시켜야만 한다.

또 그가 제시한 상상력이 과연 어떻게 현실에서 기존의 질서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칠지 구체적인 언어로 스토리를 통해 보여줘야만 한다. 진심을 수사가 아닌 현실로 구현되는 상상력으로 제시할 때 비로소 대권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타 ‘TV 토론회’
 
그럼 유권자로서 대선 TV 토론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우선 후보가 왜 대통령이 되려 하는가를 읽어야 한다. 거기에는 후보의 가치와 철학이 담겨 있고 이것은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타가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준비된 후보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준비된 후보는 취임 후 ‘하려는 무엇’이 구체적이며, 현실성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선호를 떠나 이 두 가지 관전 포인트는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 소비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

* 이 글은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가 제공합니다.

태윤정 대표는…
(주)선을만나다 대표.
KBS·SBS 시사프로그램 방송작가.
<대한민국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미디어트레이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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