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문용필 기자] 발화 논란에 휩싸인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에 대해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전량 교체 카드를 꺼내들면서 소비자 불만과 불안감이 점점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부정적 상황을 정면돌파하는 의사결정은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갤노트7은 출시 전부터 홍채인식, 방수기능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국내 사전예약만 40만대에 달하는 히트를 기록했다. 북미 등 1차 출시국을 모두 합하면 판매규모만 약 100만대에 달한다.
이 제품들을 전량 교체한다는 것은 그만큼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소비자 손에 넘어간 제품뿐만 아니라 재고까지 총 250만대 규모의 물량이 모두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만 따지면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교체 전 제품 사용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무상점검과 임시 휴대폰을 제공하며, 타 기종으로의 교체도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당초 배터리교체 선에서 리콜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수준이다. ▷관련기사: 삼성, ‘갤노트7’ 전량 신제품 교환…“소비자 안전 최우선”
위기관리 차원에서도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험 요소가 된다면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전량 교체’라는 삼성전자의 메시지는 선명했다. ‘점검 후 교환’ 같은 애매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부품을 만드는 데 협력사들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은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며 “협력사 부품이 불량했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자신들의 책임으로 돌린 것은 (위기관리에 있어서) 좋은 자세”라고 말했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된 배터리 제조사가 어느 곳인지를 묻는 질문에 “특정 회사를 범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아울러 “특정 회사를 거명하지 않는 이유는 같이 검증하고 개발했던 저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도 “소비자 안전문제이기 때문에 더더욱 필요한 조치였겠지만 상당한 비용 지출에도 불구하고 교환, 환불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후속 조치를 허둥지둥 대지 않은 것을 보면 글로벌 회사로서 준비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위기 대응) 절차를 잘 밟아 조직이 움직인 것 같다”고 봤다.
다만, 입장 발표 시기의 적절성을 놓고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갤노트7 발화 관련해 소비자 첫 주장이 나온 것은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 발표는 그로부터 9일 만에 나왔다. 이 기간 동안 제품의 결함여부를 조사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내부적 검토와 논의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유재웅 교수는 “비교적 신속했다”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제품 교환) 규모를 보면 현실적으로 비즈니스 하는 입장에서 의사결정의 고민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며 “게다가 갤노트7의 경우 (발화 논란 전에는)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 아니었나. 파급효과를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의사결정 기간은 필요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 교수는 “현실적으로 늦은 조치라는 반론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어설픈 메시지를 (중간 중간에) 전달하는 것 보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잡음 없이 전달하는 것이 낫다”며 “게다가 배터리 사고라는 것이 늘상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역지사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번 조치는 신속했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정용민 대표는 대응시기의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 대표는 “첫 발화논란이 일어난 이후 발화 주장이 연이어 일어났는데 (그 사이에)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상 주의사항을 지속적으로 커뮤케이션했으면 더욱 좋았다. 그랬다면 ‘소비자 안전이 우리에게 최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품 사용상의 불편이라면 몰라도 이번 케이스는 안전문제다. 가능한 빨리 조치를 취해야 했다”며 “물론 모든 회사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결정에 대한 논쟁을 할 수도 있지만 ‘삼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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