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의 평행선 ②] 제안서
[갑과 을의 평행선 ②] 제안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9.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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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식 복붙 행태에 전문성 의문
공공부문, 오프라인 제안서 비용낭비 불만 커

“구구절절 공감하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혹시 피해사례 인터뷰 안 하시나요? 한 3건 정도는 있는 것 같네요.”

관행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커뮤니케이션업계 갑질 관련 기사 아래 달린 댓글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을들’의 성토 속에서 할 말 있는 ‘갑들’의 불만도 청취했다. 현황을 파악해 보니 10년 전,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옛날 뉴스’다.

①제안요청서 - 지식투자 vs 희망갑질
②제안서- 돌려막기 vs 종이낭비
③경쟁PT - 리젝션피 vs 매몰비용
④계약전후 - 후려치기 vs 단가기준
⑤실행과정 - 예산만큼 vs 내일처럼

[더피알=강미혜 기자] 제안요청서(RFP) 결과물인 제안서에 있어선 클라이언트 사이드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컸다. 대기업에서 온라인 홍보를 담당하는 ㅁ차장은 “제안서를 넣는 회사의 니즈가 뭔지도 파악 안 된 상태에서 찔러보듯 페이퍼를 던지는 업체들이 있다”고 말했다.

“ABCD로 안을 만들어 놓고 A를 들이밀었다 안 되면 B를 넣고, B가 안 먹히면 C, 그것도 안 되면 D를 넣는 식이에요. 요즘 유행하고 좋다는 건 다 들어있는데 솔직히 전문성에 신뢰가 안 가요.”

ㄴ매니저도 “맥락을 영 모를 때 실망스럽다. 발주처에서 왜 이 미션이 나왔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복붙’하는 제안서가 있다”며 “그 와중에 화룡점정을 찍는 건 제안서에 다른 회사 이름이 써있는 경우”라고 했다.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ㅂ이사는 “에이전시는 비용을 늘려서 퀄리티 높은 프로젝트를 제안하는데, 돈(예산) 많이 써서 잘 만드는 건 누가 못하나.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우리만의 차별화점, 소위 ‘엣지’ 있는 제안을 받고 싶은데 상당수 업체가 백화점식으로 비슷한 아이디어를 나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안서 작성에도 적지 않은 수고와 인건비가 들어가요. 근데 채택 안 되면 그걸로 끝이에요. 어떻게 건건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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