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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관점, 단일 소스 기사가 너무 많다”
“같은 관점, 단일 소스 기사가 너무 많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11.08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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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김춘식 신임 한국언론학회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달 ‘뉴스세끼’ 기획기사는 새삼 놀라움을 안겼다. 기자를 보는 보통 사람들의 시선은 생각보다 더 냉소적이었고 말 속에서 언론에 대한 무관심, 뉴스에 대한 의구심이 느껴져 더피알의 운신까지 고민하게 했다. 마침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신임 언론학회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변혁기 미디어 시장에 서 있는 당사자로서 취임 후 첫 인터뷰를 제안했다.

김춘식 언론학회장은...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언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학회 저널리즘연구회·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 회장, 언론중재위 선거기사심사위원회 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트러스트위원회 3기 위원장 등을 지냈다. 사진: 성혜련 기자 
김춘식 언론학회장은...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언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학회 저널리즘연구회·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 회장, 언론중재위 선거기사심사위원회 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트러스트위원회 3기 위원장 등을 지냈다. 사진: 성혜련 기자

얼마 전 뉴스에 대한 1020 생각을 들어봤는데 “좋아하는 매체는 없어도 싫어하는 매체는 있다”는 답변이 인상 깊었습니다. 언론계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말 같습니다.

학교 수업 중 수강생 60명에게 뉴스를 접하는 경로를 물어보면 종이신문이라고 말하는 친구가 없어요. 언론사 취업을 준비하거나 집에서 일간지를 구독하는 한두 명 빼고는 신문 자체를 보지 않습니다. 지금 20대의 경우 이른바 전통 언론이라고 하는 매체 영향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5060 이상 혹은 40대까지만 해도 특정 매체의 영향력을 고민하는데, 20대는 콘텐츠가 아닌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관 및 조직의 영향력을 보는 정도입니다.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간 뉴스 소비 패턴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뉴스 영향력이란 동일한 단어를 사용해도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상황입니다.

젊은층이 신문·방송을 안 보니 기성 언론이 더욱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에 목을 매는 실정입니다.

최근엔 특히 방송사들이 유튜브 진출에 적극적인데요. 음악이나 드라마, 짤방과 같은 재가공 콘텐츠와 달리 뉴스는 기본적으로 유튜브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어려워요. 그보단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 ▷관련기사: ‘옛소스 멀티유즈’ ing…방송사 유튜브 활용 어디까지?

어떤 체질 개선이요?

언론이 만들어내는 뉴스는 대부분 스트레이트 중심입니다. 취재원은 대개 한 명이에요. 뉴욕타임스가 기사 한 건당 보통 3-4명의 취재원이 등장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그러니 같은 스트레이트 뉴스라 하더라도 기사의 길이나 관점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뉴욕타임스 기사에 상대적으로 다른 시각과 이해관계자들의 상이한 관점이 녹아있다면, 한국 언론은 단일 관점과 획일적 이해관계만이 존재합니다. 대부분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하거나 출입처 취재원이 한 말 자체가 뉴스가 되니까요.

과거엔 우리 언론도 달랐습니다. 취재원이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그 내용과 반대쪽 이해관계에 있는 입장을 들었습니다. 나아가 일반 시민의 목소리도 청취했고요. 그런 식으로 보통 세 명의 취재원이 하나의 뉴스를 형성하는 구조였는데, 지금은 두 명도 안 되고 대부분 한 명에 머무르고 있어요. 단일 취재원 기사가 너무 많습니다. 특히 정치뉴스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취재원이 부실한 건 기자들이 바빠서일까요, 기사 작성의 편의성 때문일까요.

신속성에 대한 강박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예전 종이신문 시스템에선 기사가 나오기까지 24시간이 소요됐고, 방송뉴스도 적어도 몇 시간의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뉴스 공급이 이뤄지잖습니까. 포털이 이용자 관심을 끌 만한 뉴스를 우선적으로 배치하니 기자들도 사실 확인보다 일단 빨리 기사 써서 클릭 한 번이라도 더 받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과 비교할 때 한국 언론의 특수성 내지는 한계라면.

뉴스 유통 구조라고 봅니다. 구글은 적어도 뉴스를 자체적으로 배열해 공급하진 않습니다. 반면 네이버·다음은 뉴스를 자체적으로 취사선택해 강제로 노출하는데, 그 결과 포털이 우리 사회의 의제를 설정하고 특정 시각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프레이밍을 발휘합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라도 네이버에서 게재해주지 않으면 주요 의제로 발전하기 어렵죠. 그러다 보니 개별 언론사들도 포털 이용자 관심을 끌어 최대한 클릭수를 끌어올리는 뉴스를 생산하고 있고요.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실검 순위, 3500만원이면 삽니다

포털뉴스에 종속된 구조적 문제가 아니더라도 개개 언론 수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국정농단 사건 때를 돌아보면 특정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올라갔죠. 공적 가치를 다루는 뉴스에 대한 사회적 갈망이 분명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시민의 기대 수준에 얼마나 부합하는 뉴스를 생산해내는가가 여전히 언론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한국 언론들의 뉴스 가치 판단 기준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입니다. 조국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같은 관점으로들 접근하니 뉴스의 차별화가 안 되는 거예요. 지금과 같은 취재 관행과 스트레이트 기사 생산 시스템으론 뉴스의 질적 수준차가 발현되기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언론 관행은 뭐라고 보십니까.

출입처 중심, 취재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입니다. 가령 검찰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합니다. 언론들은 그 내용을 받아서 바로 뉴스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포털에 쏩니다. 과거 종이신문 시절엔 검찰 발표의 진위를 크로스체킹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는 거죠. 자연히 출입처나 취재원 영향력이 갈수록 더 커지게 되고, 취재원이 공급하는 정보가 검증받지 않은 채 뉴스로 생산되니 취재원의 의도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어요. 취재원이 언제나 진실을 말한다는 전제가 충족되면 지금의 관행이 효율적인 뉴스 생산 방식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김춘식 학회장은 "지금과 같은 취재 관행과 스트레이트 기사 생산 시스템으론 뉴스의 질적 수준차가 발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 성혜련 실장 

취재원 실명 보도를 여러 차례 강조하셨는데 실명을 고집하다 보면 제보나 인터뷰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익명으로만 해야 한다면 그 내용을 뉴스에서 안 다뤄주는 게 맞습니다. 아니면 기사에서 취재원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를 명시해줘야 합니다. 당사자가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그건 너무 단순하잖아요. 왜 실명 공개를 원하지 않는지를 구체적으로 써줘야죠. 취재원들이 항상 진실만을 말하는 건 아니거든요. 또 그 사람 입장에서 진실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 입장에선 진실이 아닐 수도 있고요. 진실은 늘 경합하는 것이니 어느 일방의 관점이 지면을 지배하는 구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요즘 뉴스의 상당 부분이 ‘~관계자’로 보도되고 있어요. 누가 누구인 줄 모릅니다. 경우에 따라 소설을 쓸 수도, 기자가 만들어낸 취재원일 수도 있어요. 기사에 인용되는 취재원 중에선 전문가나 전직 관료, 국회의원 등이 많은데요. 그들이 누구인지 밝히기만 해도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데, 설명 없이 그냥 관계자라고 써버리면 취재원에 대한 개인적 느낌이나 신뢰도가 전혀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보는 사람에 따라 어떤 의도로 기사가 쓰였는지 자꾸만 의심하고 정파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거죠.

정치 이슈와 맞물려 있긴 하지만 ‘언론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큽니다. 개혁을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시는지.

JTBC, 채널A, TV조선 등이 출범할 때 많은 사람이 종편에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며 JTBC가 기존 언론보다 훨씬 신뢰받는 방송이 됐습니다. JTBC가 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의 저널리즘 경쟁 환경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어요. 우리 언론의 저널리즘 실천 수준이 차별적이지 않아서 신생 매체가 갑자기 뜰 가능성이 있는 거지요.

국정농단 보도 국면에서 일반 시민이 기대하는 수준에 부응하는 보도를 하면 매체 신뢰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았습니다. 반면 조국 일가족 관련 보도에선 기성 언론을 통틀어 신뢰받는 매체가 발견되지 않는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어요. 그 결과 유튜브나 팟캐스트로 뉴스 이용자들이 이동했습니다. 통상 새로운 미디어는 나이가 많을수록 이용률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유튜브는 20와 60대가 이용률이 가장 높은 U자형 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대별로 각기 다른 이유에서 유튜브로 넘어간다는 반증이죠.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특정 연령과 계층에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신뢰받는 언론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언론이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고수해온 뉴스 생산 관행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니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언론이 유튜브에 밀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할까요.

기존 매체의 가장 큰 강점이 게이트키핑이에요. 반면 유튜브는 팩트체킹이 어렵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하고, 취재가 덜 된 상태의 것을 마치 팩트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때 팩트의 개념을 잘 생각해야 합니다. 그냥 발생한 것을 말할 것이냐, 교차검증을 통해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검증을 거친 사실을 말할 것이냐를 봤을 때 지금은 대부분 전자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팩트는 후자를 의미했어요. 따라서 기존 언론들이 취재나 검증을 면밀히 하고 전문적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쳐 뉴스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 유튜브에 뉴스 이용자를 자꾸만 빼앗기는 거죠.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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