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슬 범람 속 기업의 생존법은
캔슬 범람 속 기업의 생존법은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2.03.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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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신념이 주도하는 B2B 보이콧 성행
캔슬이 파급력 적다는 연구도 있어…초기 진화 작업 중요

[더피알=정수환 기자] 앞선 기사에서 살펴본 보이콧과 캔슬 컬처의 사례들은 웬만하면 소비자가 주도한 경우다. 하지만 서구권에서는 기업이 기업을 보이콧하는 B2B 보이콧, 혹은 광고주 보이콧의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

▷먼저 보면 좋은 기사: ‘인물→기업’ 확대되는 캔슬의 영역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역사왜곡 논란을 겪은 드라마 ‘조선구마사’ ‘설강화’ 등의 케이스로 인해 광고주 보이콧이 수면 위로 떠오른 적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소비자의 압박으로 인한 비자발적인 보이콧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서구권에서는 브랜드가 자사의 신념에 의거해 자발적인 보이콧에 나서는 경우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StopHateForProfit으로 대변되는 페이스북 보이콧이다. 페이스북에 만연한 혐오글과 가짜뉴스 문제 해결을 위해서 100여개 회사와 몇몇 대형 광고주가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 유니레버와 아디다스, 스타벅스, 베스트바이, 코카콜라 등 유명 브랜드들의 보이콧 행렬이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페이스북 측은 광고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증오 표현 게시물을 삭제하고 브랜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탄소발자국이 아닌 증오발자국을 기업마다 계산하자는 해결책을 내놓는 등 보이콧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케아와 보쉬, 니베아 등의 기업은 자사와 성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국의 신생 보수 뉴스미디어인 GB News에서 광고를 철회하기도 했다.

고객사를 보이콧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PR회사 에델만은 향후 새로운 ESG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고객사들과 결별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기후위기가 매우 중요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해외에서는 지속적으로 광고, PR 회사들이 관련한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45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광고, PR 회사에 고객으로서 화석 연료 회사와 협력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벌어지는 상황이라 에델만의 이런 선택은 필수불가결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 김정남 오클라호마대 교수는 “그렇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PR회사들이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선택해온 지 꽤 됐다. 아무나 (고객으로) 받지 않으며, 클라이언트에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를 고려하는 절차나 커뮤니티가 있다”며 “오히려 문제 있는 클라이언트를 받아서 얻는 비용보다 문제가 있는 클라이언트를 선택할 시 감수해야 할 비용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기업을 PR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니 지속가능한 성공을 위해 선택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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