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에 영향이 없다고? 불매가 무서운 이유
매출에 영향이 없다고? 불매가 무서운 이유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2.0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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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성폭행 이후 조직문화 개선 작업 나선 한샘
‘손가락 논란’ GS리테일, 관련자 징계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불매 여론…이해관계자, 정치권 추가 조치 나설 수 있어
[더피알=안선혜 기자] 비호감 기업을 향한 ‘금융 치료’로도 불리는 불매운동은 다양한 패러디와 풍자성 게시물을 낳으며 온라인 여론을 형성하지만,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는 경우도 많다. 매출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 다양해 딱 떨어지는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이라면 그 파급력을 가벼이 여기는 경향이 있으나, 불매 자체보다 주목할 건 ‘사회적 압력’이다.
ⓛ 지나가는 불매, 지속되는 불매
② 공분을 만날 때 필요한 것들

불매운동이 일었을 때 실질적 파급력을 결정짓는 건 트러블 ‘빈도’와 ‘공분’의 종류다. 얼마 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정치·이념적 이슈로 분류돼 시각이 양분되는 데다, 정 부회장의 사과로 어느 정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공분의 종류가 불매의 화력을 폭발시키기에는 약간 모자랐음을 알 수 있다. 

이견 없이 전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사안이더라도 개선에 대한 의지와 추가적 조치가 가시성 있게 보여지는 지에 따라 추후 회복 탄력성이 달라진다. 

한샘의 경우 지난 2017년 여성 신입사원이 사내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된 바 있다. 불법 촬영 피해를 회사에 알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경찰 조사를 돕거나 상담을 하던 직원들로부터 추가 피해를 입은 점이 여론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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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샘은 매출 2조 클럽에 입성하며 상승기류를 타고 있었으나, 폭로 이듬해인 2018년엔 전년 대비 6.4% 줄어든 1조84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불매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9년에도 매출 1조6984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쪼그라들었지만, 2020년부터 반전 기회를 맞았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한 영향 등으로 다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지난해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됐다. 해당 인수 건에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로 2600억원을 출자해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하며 주목받았다.

사내 성폭행 이슈 직후 한샘은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의뢰하고 필요한 관련 조직들을 세팅하기도 했다. 단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문화 차원의 개선 과제란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PR회사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서 관련 일을 맡았다. 일반 고객에 이같은 활동이 얼마나 전달됐는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내부 직원들에게는 회사의 노력을 전달해 내부 불만이 외부로 표출되는 일은 막았을 거란 분석이 가능하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남혐(남성혐오) 논란’으로 불매운동 대상이 된 바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 GS25 포스터에 그려진 집게 손가락이 남혐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의 상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당시 비슷한 이미지를 쓴 여타 기관과 기업에도 불똥이 튀며 전방위로 ‘손가락 주의보’를 내리게 했으나, 실제 매출 영향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손가락 논란을 겪은 2분기 매출이 2조2855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했다. 편의점만 따졌을 땐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1조8160억원,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663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지적받기도 했지만, 1분기부터 이어온 흐름인 터라 불매 영향을 가늠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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