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유동성 위기 넘긴 롯데, 이제는 ‘조직 재편’이 남았다

전방위 구조조정 가속화, 전문가들 "중기전략 소통이 관건"

  • 기사입력 2025.11.13 17:53
  • 최종수정 2025.11.13 17:54
  • 기자명 김영순 기자

더피알=김영순 기자 |롯데그룹이 최근 2개월간 주요 계열사에서 연쇄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대규모 조직 재편에 나서고 있다. 단기 유동성 위기는 해소됐지만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비용 구조 개선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조정을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롯데의 중기 전략을 보여주는 핵심 과제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계열사로 확산되는 구조조정 흐름

롯데그룹 내부에서 구조조정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2개월 사이 코리아세븐, 롯데칠성음료, 롯데멤버스가 차례로 희망퇴직을 발표했다.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는 인력 정비가 이어지면서 내부에서는 추가 조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희망퇴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의 조정 기류는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위기에서 시작됐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특약 미준수와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겹치면서 그룹 차입금은 39조원까지 증가했고, 연결 순이익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비핵심 자산 매각과 부동산 처분으로 3조원 이상을 확보하며 단기 우려는 진정됐지만, 석유화학·건설·유통 등 주력 부문의 실적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태다.

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사업군 가리지 않는 '이례적' 인력 조정

희망퇴직은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전개되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대상자는 1982년 이전 출생자 중 근속 5년 이상인 직원으로, 희망퇴직 신청은 오는 19일까지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근속 5~14년은 기본급 30개월치, 15년~24년은 33개월치, 25년 이상은 36개월치가 각각 지급된다.재취업 지원금 1000만원과 교육 지원금 100만원, 대학생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도 함께 제공된다.

앞서 코리아세븐은 2년 연속 인력 조정을 공지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식품 계열 롯데웰푸드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올해 4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소비자 접점 계열과 데이터 기반 계열을 포함한 복수 사업군에서 동시에 인력 조정이 진행되는 흐름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를 그룹 전반의 '경영 효율화 단계 진입'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는 인력 조정과 함께 사업 전반의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실적이 부진한 지방 중형점을 정리하고 있으며, 롯데마트와 롯데온은 중복 사업을 축소하며 온라인 통합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일부 해외 법인의 철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은 서초 사옥을 매각해 약 4000억원을 확보하며 PF 리스크 완화에 나섰다. 롯데지주는 연초 5조원 규모 현금 확보 계획을 발표하고, 내부적으로 2단계 구조조정 대상 자산과 사업군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소통 전략이 성패 좌우"

예정된 사장단 인사는 구조조정 흐름과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경영 효율화와 미래 투자 축을 명확히 할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PR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조정의 성패가 비용 절감보다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 PR 전문가는 "롯데가 직면한 핵심은 구조조정 자체가 아니라 리스크 포지셔닝"이라며 "지금은 '얼마나 줄이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재편하고, 그 조정이 어떤 미래 역량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해야 시장과 내부 모두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길어질수록 메시지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최대 자산이라고 강조하는 전문가는 "올해를 롯데그룹의 체질 개선 성패를 좌우할 시기"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경기 반등 여부, PF 리스크 해소 속도, 해외 법인 정리 규모, 유통·온라인 조직개편 성과 등이 그룹의 신뢰도와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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