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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에 ‘의견광고’가 많아진다일반광고 물량감소로 진입장벽↓…언론 주목도 높이는 주장 전달 수단으로도
승인 2016.10.11  11:31:18
문용필 기자  |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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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문용필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일간지들의 1면 ‘아랫도리’가 활자로 채워지고 있다. 기사는 아니지만 특정 단체나 조직의 주장을 담은 의견광고들이 부쩍 많아진 까닭이다. 

   
▲ 국내 주요 일간지들의 1면 하단이 의견광고로 채워지고 있다.

제품을 내세운 일반적인 마케팅 광고나 기업이미지성 광고, 아파트 분양이나 대형 행사 안내 등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이슈 속에서 각자 제목소리를 내는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이같은 현상의 본질은 신문광고 시장의 위축과 맞물려 있다.

일례로 새누리당은 지난달 29일 주요 종합지와 경제지 1면 하단에 ‘새누리당은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던 시기였다.

해당 광고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성향 신문뿐만 아니라 경향신문, 한겨레 같은 진보성향 일간지에도 실렸다. 총선이나 대선 같은 선거철에 주로 볼 수 있는 정당 광고가 주요 일간지 1면에 노출되는 것은 이례적인 케이스다. ▷기사 바로가기

앞서 같은달 5일자 조선일보 1면에는 참의료실천연합이라는 단체의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얼마나 더 죽고 다쳐야 합니까?’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광고는 지난 7월22일 대법원이 일반인은 의료행위를 해서는 안되지만 의학교육을 받는 것은 상관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 참의료실천연합이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의견광고.

또 27일자 경향신문 1면에는 ‘오늘, 대한민국을 멈춥니다’라는 제하의 광고가 게재됐다. 이날 총파업을 시작하면서 공공운수노조가 집행한 광고였다.

1면은 아니지만 노조는 20일자 경향신문을 시작으로 한겨레와 한국일보 등에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릴레이 광고를 게재했다. 이달 4일에는 파업을 지지하는 전국 연대사업장들의 명의로 된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의견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비단 정당이나 사회단체 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이 자사 관련 이슈에 대한 입장을 신문광고를 통해 설명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사과문이다. 일례로 생과일쥬스 브랜드 쥬씨는 제품 용량표기 문제와 설탕사용 논란과 관련, 지난달 27일 사과광고를 게재했다.

“지난 몇 달간 미디어에 노출된 용량, 당류, 위생관련 보도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동일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같은달 30일부터는 자사 제품의 강점을 부각한 1면 광고를 내보냈다. ▷기사 바로가기

SK네트웍스는 신문광고를 위한 여론전에 나선 케이스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상실한 SK네트웍스는 지난 4일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권 배분 입찰에 신청서를 제출한 후 다음날 주요 일간지 1면에 사업비전과 특허권 탈환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광고를 집행했다.

   
▲ 쥬씨의 사과광고(위)와 SK네트웍스의 의견광고.

이같은 의견광고들이 일간지에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제 지면보다 온라인이나 포털 광고를 더욱 선호하는 추세”라며 “일부러 의견광고를 많이 싣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지면광고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이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모 일간지 광고담당 A부장은 “과거 기업 광고가 많았던 시절에는 굳이 1면에까지 의견광고를 게재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특정단체의 주장을 담은 광고를 넣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요즘에는 1면 광고를 (기업광고로)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금액이나 매체 성향과 맞는 의견광고라면 싣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문 광고시장은 나날이 위축되고 있다. 제일기획이 펴낸 광고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조5447억원에 달하던 국내 신문광고 시장은 2014년 1조4943억원, 지난해에는 1조46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광고시장 점유율도 2013년 16.1%에서 지난해 14.7%로 축소됐다.

2013~2015년 신문광고시장 추이
   
▲ 자료: 제일기획 광고연감

물량감소로 신문 광고시장이 위축됐다는 것은 광고단가의 하락을 의미한다. 과거보다 1면 광고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기에 일반 기업에 비해 살림이 넉넉지 않은 단체들도 비교적 쉽게 광고를 실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A부장은 “지금 1면 광고 단가는 한창 호황이었던 시절에 비하면 30~4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부 시민단체들 경우에는 모금형식으로 광고를 진행하다보니 신문사 논조에 맞다면 이보다 낮은 가격에 집행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단가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견’을 내세움으로써 2·3차 이슈파이팅이 가능하다는 것도 신문에 의견광고가 자주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특정 단체의 의견광고가 1면에 나가면 다른 언론이 이를 취재해서 기사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게다가 온라인이나 방송광고는 한 번 지나가면 지워지지만 지면광고는 오래 보관하면서 볼 수 있고 이를 어디든 갖고 다니며 홍보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지면 메우기 힘든 현실…단가 안 맞아도 협상 OK

기업들도 이같은 측면에서 신문 광고를 활용한다고 최 교수는 봤다. 즉, 일반적인 제품광고는 타깃군에 맞는 매체를 이용하되 의견광고는 주목도가 높은 신문 1면 광고를 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의견광고의 과잉 게재는 결국 신문사에게 독이 될 수 밖에 없다. 최 교수는 “만약 진보매체가 보수단체의 광고를 싣는다면 이 단체의 주장을 옹호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단체로서는 진보신문이 우리광고를 받아줬다고 선전할 수 있지만 해당 신문의 독자들은 논조에 의문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광고와 기사는 별개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광고도 결국 지면을 이용하는 것이고, 신문은 돈을 받고 특정단체의 주장을 실어주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할 소지가 있다. 1면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A부장 역시 “너무 비슷한 성향의 의견광고들이 몰리게 되면 반대성향 단체에 매도 당할 수 있다”며 “가령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의견광고가 너무 많이 실린다면 추후 정부가 집행하는 광고에서 배제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보수매체들의 경우 진보단체들의 광고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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