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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탠드발(發) 미디어 생태계 패닉언론사들 ‘막막’ 이용자들 ‘불편’…뉴스소비 자체가 줄기도

[더피알=서영길 기자] 검색 점유율 70%, 하루 1800만명이 찾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새로운 뉴스 서비스인 ‘뉴스스탠드’를 지난 4월 전면 도입했다. 기존 방식이던 뉴스캐스트가 기사 ‘제목’만 보고 뉴스를 소비하는 구조였다면,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해 뉴스를 보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른바 ‘제목 낚시질’로 방문자를 끌어 모았던 언론사들은 하루 아침에 트래픽이 급감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디어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뉴스스탠드에 대해 짚어봤다.

지난 4월 1일 오후 2시,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네이버 뉴스스탠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메인 화면에서 가장 주목도 높은 뉴스 박스 공간을 언론사들에게 아예 내주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런 ‘금싸라기’ 같은 공간을 네이버로부터 수여받은 언론사들은 울상이다. ‘클릭수(트래픽)=돈(광고)’이라는 공식이 깨진 여파다. 뉴스캐스트 4년 체제 동안 온갖 제목 낚시질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언론사들은 “예상은 했지만 막상 눈앞의 현실로 닥치니 막막하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그 파장이 대단하다.

▲ 한 네티즌이 네이버 뉴스스탠드를 이용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방문자수의 급감이다. 언론사마다 다소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트래픽이 크게 줄어들어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네이버 첫 화면에 기사 제목이 아닌 52개 언론사(네이버가 선정한 주요언론사 기준)의 제호가 노출되다 보니, 이용자들이 기사를 보기 위해 두 번 이상을 클릭해야 하는 수고가 생겼기 때문이다. 뉴스캐스트 체제 동안 이른바 ‘큐레이션’ 된 기사를 클릭 한 번으로 편하게 소비하던 패턴이 바뀌며 이용자들이 불편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웹사이트 분석기관의 조사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닐슨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뉴스스탠드 전환 후 3주 동안 이용자 10명 중 1.3명만이 뉴스스탠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언론사들의 트래픽은 반토막 난 것도 모자라 70% 가까이 줄어든 언론사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관련기사 : 뉴스스탠드 시행 한 달…SBS 웃고 매경 울고

여기에 네이버는 ‘마이뉴스’ 기능을 통해 이용자 스스로 매체를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이들의 선택을 6개월마다 반영해 52개 기본 매체를 매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사에서는 자사를 마이뉴스로 구독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품 행사까지 벌이는 촌극이 빚어졌다.

언론사 양극화, 포털 이전으로 회귀되나?

이렇게 시작된 뉴스스탠드발(發) 언론사 간 서바이벌 게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결국 인지도 있는 메이저 언론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마이너 언론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는 한 언론사 대표는 “메이저 언론사들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 그나마 트래픽 감소 폭이 적다. 하지만 마이너 신문사나 인터넷 매체들은 네이버에 의존했던 것이 사실이라 심각할 정도로 트래픽이 줄어들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마이너 언론사들이 트래픽을 회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언론인도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브랜드 중심으로 뉴스 소비를 할 경향이 큰 시스템이다. 그렇게 되면 언론사들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이름 있는 언론사 위주로 매체 환경이 다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이런 패턴이라면 군소 신문이나 온라인 매체는 고사될 수 밖에 없다”며 언론 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네이버 미디어센터장 윤영찬 이사는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에서의 언론사 인지도가 온라인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언론사 브랜드나 인지도에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덧붙여 “뉴스스탠드는 매체의 규모가 작더라도 기사의 차별성을 갖춘 다면 얼마든지 살아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이같은 절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소비해 왔던 많은 이용자들은 뉴스스탠드 체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마디로 ‘쌤통’이라는 이유다. 그동안 ‘충격’ ‘경악’ ‘헉’ ‘알고보니’ 등의 선정적이고 낚시성 짙은 제목에 낚여 허탈감을 맛봤던 이들이 언론사들의 제목 공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런 상황과 궤를 같이해 한편으로는 4년여의 뉴스캐스트 체제에 적응된 이용자들이 뉴스스탠드 방식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뉴스 소비 자체를 줄이는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원 박모씨는 “출근하자마자 혹은 점심식사 이후 킬링타임용으로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제목을 보고 관심이 가는 기사를 읽곤 했다”며 “하지만 뉴스스탠드로 바뀌고 나선 몇 번 들어갔다가 불편해서 안 본다”고 전했다. 타 사이트에서 기사를 읽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안 본다. 예전처럼 습관적으로 기사를 읽진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 관계자도 “이용이 불편하다는 여론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들이 익숙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뉴스스탠드는 낚시성, 선정성 기사 때문에 느끼는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도입한 시스템이다”라고 덧붙였다.

▲ 선정적 사진,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된 뉴스스탠드 언론사 화면.(이미지=각 언론사 화면 캡쳐)

하지만 네이버의 이같은 설명에도 언론사들의 제목 낚시, 선정성 경쟁이 뉴스스탠드로 해결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뉴스스탠드에선 사진 낚시질로’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로 뉴스스탠드에 들어간 언론사들의 첫 화면은 선정적 사진들로 도배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스포츠지는 물론, 경제지, 종합지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연예나 가십 등과 관련된 말초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진들이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또 지면으로 나가는 신문과 자사 인터넷 사이트 화면, 뉴스스탠드 화면 편집이 모두 제각각인 이중, 삼중 편집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가 뉴스스탠드를 도입하면서 언론사들에게 뉴스스탠드에 올라온 화면 편집과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의 화면 편집이 되도록 같게 해달라던 주문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언론사·포털·이용자 스스로 상생 모델 만들 때

사실 앞선 2009년 1월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처음 선보일 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으로 네이버와 언론사 간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네이버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로부터 “뉴스캐스트가 시행되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올리려는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을 당하자, 그동안 자신들이 맡고 있던 뉴스 편집권과 트래픽을 언론사에게 도로 넘겨주며 이같은 비난과 책임을 털어냈다.

그렇게 뉴스캐스트는 시행됐고, 여기에 참여한 언론사들은 예기치 못한 트래픽 폭탄을 맞으며 수천만원을 들여 서버를 증설하는 등 행복한 비명을 질러야 했다. 그러면서 참여 언론사는 더욱 늘어났고, 뉴스캐스트는 플랫폼사(네이버)와 언론사가 그야말로 ‘상생’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각광 받았다. 하지만 이때부터 언론사들의 막장 드라마 같은 트래픽 경쟁이 시작됐다. 베끼기 기사와 검색어 기사, 낚시 기사가 양산된 것도 이 무렵이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의 뉴스스탠드라는 플랫폼과는 별개로 인터넷 뉴스 환경이 악화된 데에는 언론사의 책임이 크다는 뜻이다. 언론사들도 과도한 경쟁으로 그동안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사들이 변화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결과, 단순 트래픽 유치를 위해 여러 부작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뉴스스탠드 도입으로 당장 타격을 입고는 있지만 결국 정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포털에 연연하지 않고 언론의 역할을 다하면 오히려 충성 독자를 많이 확보해 클릭 당 광고 단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 인터넷 매체의 한 관계자도 “사실 포털을 통한 트래픽 유치 전략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며 “현재 포털에서 유입되는 트래픽이 절대 다수이지만 언론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는 트래픽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개편을 통해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도 충성 독자를 확보하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네이버 뉴스스탠드의 성패나 미래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언론사와 포털 그리고 이용자가 함께 나서 저널리즘 수준을 끌어올리고, 뉴스 시장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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