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방송사의 ‘유튜브 보이콧’, 득실은?
7개 방송사의 ‘유튜브 보이콧’, 득실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2.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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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구조 개선 vs 국내 이용자 역차별…입장차 팽팽

[더피알=안선혜 기자] 유튜브에서 일부 지상파 및 종편을 비롯한 몇몇 케이블 채널의 영상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누리꾼의 목소리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는 방송사의 입장이 대치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유튜브에서는 MBC와 SBS를 비롯해 JTBC 등 종편 4개사와 CJ E&M(tvN·Mnet 등)의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됐다. (관련기사: SBS·MBC 방송, 유튜브서 못본다니!)

이들 7개 방송사가 회원사로 참여한 스마트미디어렙(SMR)이 국내에 한해 유튜브에 영상 클립(프로그램 하이라이트)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 현재 smr 회원사로 있는 7개 방송사 유튜브에서는 위와 같이 "동영상을 올린 사용자가 동영상을 해당 국가에서 볼 수 있도록 설정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뜬다.

SMR은 지난 6월 MBC, SBS가 공동으로 설립한 광고 판매 대행사로 방송사 콘텐츠의 온라인, 모바일 광고 판매를 대행한다. 각사 웹사이트를 비롯해 지상파콘텐츠연합플랫폼(Pooq)의 광고영업을 담당하며 포털 등 온라인에 제공되는 영상편성권과 광고사업권을 갖는다.

지난 10월 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11월 말 다음카카오와도 손잡으면서 SMR은 회원사 7곳의 영상 클립을 제휴사에서 운영하는 네이버TV캐스트와 다음TV팟에만 서비스 하기로 했다.

이들이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점유율 80%에 달하는 유튜브를 배제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온라인 광고 수익 배분 비율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다.

그간 유튜브와 SMR은 45% 대 55%의 비율로 온라인 광고 수익을 나누어 가졌다. 이에 방송사들은 수익 배당률을 높이기 위해 구글과 협상했지만 불발됐고, 결국 합종연횡으로 덩치를 키워 콘텐츠 제공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네이버 및 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 사업자들은 SMR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익 배분을 9(방송사) 대 1 수준으로 유리하게 조정하고 영상 편성권과 광고사업권을 내주었다.

방송사 입장에선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지만, 유튜브 영상 콘텐츠 공급 중단이 국내에만 한정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은 고조된 상태다.

국내 이용자 역차별 논란과 함께 현재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불만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한 이용자는 “우리나라 동영상 사이트들은 광고가 너무 자주 반복되고 화질도 사운드도 안 좋지. 그 좋은 인터넷 속도로도 이 정도밖에 안 되지”라며 푸념하는가 하면, “결국 자국민만 털어 잡는구나”라며 해외와의 역차별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 (위부터)네이버tv캐스트, 다음tv팟.

이용자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박종진 SMR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용자들도 볼 콘텐츠가 있어야 콘텐츠 소비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도록 나름의 고민 끝에 나온 방안”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국내 이용자들 대다수가 네이버 등 포털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콘텐츠 접근성 면에서는 더 유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SMR 회원에 속한 한 방송사 관계자 역시 “이용자들의 불만을 우리도 모르는 바 아니다”면서도 “광고 매출이 몇 백억씩 빠져나가는 지금과 같은 방송 환경에서 (재정 확보에 대한) 절박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 사업자(포털)들 입장에서도 글로벌 사업자(유튜브)에게 뺏긴 (동영상 콘텐츠 유통의) 헤게모니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며 “물론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이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병행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SMR은 유튜브 서비스 재개와 관련,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수준의 수익 배분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향후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못 박았다.

방송사에 돌아가는 수익 배분율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클립을 가공하고 네트워크 비용이나 시스템 비용을 우리(방송사)가 다 대기 때문에 1 대 9라는 수익 배분율이 그렇게 높은 것만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튜브를 제외한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동영상 플랫폼 제공자들은 현재 각 통신사에 일정 부분의 트래픽 사용료를 내야 한다. SMR은 동영상 서비스에 사용하게 되는 트래픽 양만큼의 통신비를 플랫폼 사업자 대신 지불키로 했다.

한편 이들 방송사 행보와는 달리 KBSEBS는 네이버와 다음과 별도의 제휴관계를 맺고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으며, 유튜브에도 계속해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업계에선 KBSEBS의 경우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SMR 회원사들과는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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