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으로 바뀌는 라이프스타일
챗봇으로 바뀌는 라이프스타일
  • 한승재 (mhan@webershandwick.com)
  • 승인 2017.09.11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승재의 Techtory] 음성기술로 확장되는 시장, 스마트폰 교체 주기 고려

[더피알=한승재]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챗봇 그리고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Conversational User Interface)까지, 첨단기술로 삶의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동시에 마케팅 활동을 위한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를 읽고 기민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최근 인스턴트식품인 라면 광고에 음성인식 AI기술이 소재로 등장했다. 개발을 한 아닌데 왜 AI를 들고 나왔을까? 그만큼 우리 일상이 AI에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다는 반증이다.

조니워커 페이스북 챗봇은 칵테일 레시피를 알려준다. 출처: multivu.com

조니워커는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Echo)와 인공지능 알렉사(Alexa)를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소비자 대상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음성으로 위스키에 대한 질문을 하면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다양한 칵테일 레시피를 상세히 설명해 준다.

집에 스마트 스피커가 없는 소비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채팅봇을 론칭했다. 제품 관련 정보 외에도 간단한 메시지만으로 칵테일 재료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혼밥, 혼술을 즐기는 젊은층이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면서 알렉사와 대화하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케팅용 or 서비스용

챗봇은 활용 목적에 따라 크게 브랜드 마케팅용과 서비스용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각 브랜드마다 사업영역이 다르기에 개별적으로 살펴보며 구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보를 묻고 답하는 형식을 기본으로 차용하는데, 상품을 검색·주문·결재하는 시스템과 배송까지 연결된 서비스 영역은 추가 개발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처럼 별도 챗봇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례도 있지만, 투자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은 기존의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및 로봇분야 조사·연구사업을 하는 톱봇츠(Topbots)는 올해 챗봇을 사용하는 글로벌 기업들 중 100개 베스트 브랜드(100 Best Bots for Brands & Businesses)를 선정, 어떻게 운영하며 어떤 목적을 갖고 소비자들이 활용하는지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뷰티, 컨슈머, 엔터테인먼트, 패션, 파이낸스, 음식, 건강, 보험, 미디어, 부동산, e커머스, 스포츠, 여행, 자동차 등 총 17가지 비즈니스 영역에서 각각 챗봇 서비스를 하고 있다.

브랜드&비즈니스 베스트 봇 100. 출처: topbots.com

SPA 브랜드 H&M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먼저 이미지로 선택하게 하고 챗봇으로 하여금 사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 정보를 습득케 한다. 그리고 지금 날씨에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지 추천해주고 소품까지 한꺼번에 보여주면서 가격도 알려준다. 스타일도 맘에 들고 가격까지 좋다면 버튼 한 번으로 결재해서 집으로 바로 배송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고 세일시즌에 할인된 금액의 옷과 치수 정보를 알 수 있다면 즐겨찾기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도미노피자는 챗봇을 간편 주문용으로 활용하면서 배달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도미노피자의 강점을 꼽는다면 하나의 플랫폼만을 사용하지 않고 다섯 가지 플랫폼(아마존 에코, 구글 홈, 페이스북 메신저, SMS, 트위터)을 활용해 주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각자 편리한 방식으로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을 통해 주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도미노피자 챗봇.

이렇듯 글로벌 선도 브랜드들이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교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보면 국내 기업 브랜드 매니저와 마케팅 담당자들 또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공감에서 교감으로

챗봇이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단계 서비스 영역이라면, 그 다음단계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CUI(Conversational User Interface) 즉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플랫폼이다.

음성인식센서, 인공지능,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해외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 아마존의 에코(Echo)와 구글의 홈(Home)이다. 국내 시장에 맞추려면 한국어 자연어 처리, 위치기반 로컬 서비스와의 연동, 다른 서드파티 앱과의 연계성, 실내 주거공간 환경 내 가전제품들의 컨트롤 측면까지 다각도로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아직은 진입이 쉽지 않다.

국내 음성기술(Voice Technology) 플랫폼 개발사들 입장에선 선점할 기회가 있다는 의미며, 이미 국내 통신사들이 이런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넘어야 할 장벽이 많기는 해도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들이다.

많은 집에서 IPTV와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계약을 맺은 뒤 무선인터넷 단말기와 함께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가 배달된다면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될 것이다. 초기에는 인터넷 검색과 영화 채널 검색 및 시청 서비스 영역에서만 활용 하겠지만 점차 확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용 AI시스템인 빅스비(Bixby)도 있다. 갤럭시S8부터 서비스 되고 있지만, 스마트폰 교체 주기로 봤을 때 사용자들을 흡수하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한 폰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서드파티앱을 통해 보다 확장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도 있다. 가전제품들과 연계하는 쪽으로 스마트 스피커의 탄생도 예상해봄 직하다. 누가 먼저 소비자들의 거실과 안방을 차지하게 될지 주목하게 되는 포인트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7 전략적 기술 트렌드 톱10’을 보더라도 10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위 내용과 관련된 분야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중 대화형 시스템(Conversational System)에서는 ‘대화형 인터페이스(Conversational Interface)가 단순히 장비와 장치를 넘어 인간과 상효작용 하기 위한 모든 접점을 포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시스템적인 부분을 넘어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영역이 어디까지인가를 설명한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기 위해 만들었던 일방적인 광고에서 공감을 위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SNS를 활용하다가 이제는 교감하는 친구 같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준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친밀감뿐만 아니라 (빅스비는) 24시간 붙어 있으면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도면밀하게 살펴보고 함께하려고 한다.

스마트 디바이스들은 스크린이 주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아주 사라져버릴 수는 없겠으나, 스크린이 필요 없는 영역에서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생활에 얼마나 빨리 안착하고 편리한 경험을 줄 수 있느냐’이며, 이것을 한마디로 요약한면 ‘익숙함’이다. 아직까지 이런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익숙함이 만연해졌다면 이제는 어떤 플랫폼 시스템을 몇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마치 검색엔진 시장을 몇퍼센트씩 점령하고 있으며 어떤 키워드로 광고하느냐처럼 말이다. 특정 키워드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다. “제일 맛있는 치킨집 어디? 거기에서 주문해줘” 얘기하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XX이긴한데 기사에 안 좋은 내용이 떴네요. 마침 착한가격에 할인하는 쿠폰이 있으니 여기 브랜드 치킨으로 주문해 드리면 어떨까요?”라는 답변을 들을 수도 있다.

한승재

웨버샌드윅 코리아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