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랜스미디어 홍보로 가야만 하는가
왜 트랜스미디어 홍보로 가야만 하는가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8.10.15 1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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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기자들도 안 보는 종이신문, 미디어·채널 중심 전통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홍보부서의 존재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 이제는 미디어 중심에서 콘텐츠를 다루는 홍보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홍보부서의 존재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 이제는 미디어 중심에서 콘텐츠를 다루는 홍보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전통홍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달라진 거라면 매체수가 늘어 술자리가 더 늘었고 주 52시간 시행으로 한 시간 일찍 기자들과 만나게 돼 더 피곤해졌다는 정도에요. 젊은 후배들처럼 디지털 업무로 전공을 바꿔보려고 해도 이미 너무 와버려 돌아가기 힘듭니다. 남은 희망은 오로지 임원 승진뿐입니다.”

대기업에서 언론홍보를 맡고 있는 40대 후반 홍보부장 얘기다.

“주 52시간으로 자율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출근시간도 10시로 조정되고 옷차림도 훨씬 자유로워져서 참 좋아요. 특히 기자 상대 안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소통하니 업무 몰입도가 크고 스트레스도 안 받고 좋습니다.”

온라인 홍보를 맡고 있는 30대 후반 홍보과장 얘기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실에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면서 전자가 힘을 잃고 있다. 모 그룹 기자실의 경우 매일 아침 조간신문이 한 묶음 배달되지만 오후 퇴근 무렵까지 묶은 끈도 풀리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고 한다. 기자들도 종이신문은 안 본다는 의미다.

아날로그의 저묾은 대학에서도 나타난다. 언론대학원을 놓고 보면 몇 년 전 만해도 광고·홍보 전공이 인기였는데, 요즘은 지원자가 대폭 줄고 상대적으로 디지털 콘텐츠 주가가 높다고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홍보 기능도 바뀌었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소비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역할은 마케팅 부서로 상당 부분 넘어갔다. 언론홍보는 부정적 이슈관리나 위기대응에 집중되고 있다. ‘위기’라는 단어가 사라지면 기업 홍보실의 존재 의미가 있을까 걱정될 정도다.

모 그룹 홍보임원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머잖아 커뮤니케이션실이 축소돼 다른 조직 산하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뭔가 새로운 역할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현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CR(대관업무)이나 IR(투자자관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홍보로 가져와 모든 공중과의 커뮤니케이션 역할로 확대해 볼 생각이란다.

그런데 과연 해결책이 될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홍보부서의 존재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는 미디어의 변화에 달려있을 수밖에 없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1위 달성도 미디어 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의 힘이 컸다. 디지털 생태계를 간파한 결과다.

관련기사 ①: ARMY 불타오르게 하는 BTS식 SNS 소통
관련기사 ②: ARMY 붙잡아두는 BTS식 동영상 전략

디지털상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다른 미디어나 플랫폼에 쉽고 빠르게 전파된다. 그래서 팬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놀이문화가 만들어진다.

팬들도 자신의 커뮤니티에서만 머물지 않고 2·3차 가공해 참여형 문화로 확산시킨다. 모 기업 부장은 자신의 중학생 딸이 방탄소년단 광팬인데 이들의 노래를 가공, 유튜브에 올려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돈도 벌어들인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미디어 학자 헨리 제킨스가 저서 ‘융합문화’에서 처음 정의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가치가 1조원이라고들 하는데 만약 이 전략이 영화나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대된다면 그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트랜스미디어 시대다. 언론·방송이 따로 없다. 미디어가 경계를 넘어 결합, 융합한다. 한 개의 스토리로 신문 기사화하고 방송 뉴스로 내보내고 영화로, 게임으로 만들 수 있다. 소셜미디어는 물론 각종 옥외광고에도 한꺼번에 퍼뜨리는 것이다. 이것이 트랜스미디어 기술이다. 상용화되면 미디어 중심에서 콘텐츠를 다루는 홍보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삼는 모든 이들의 발빠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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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석 2018-10-15 14:01:56
다양한 매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커뮤니케이터의 역량"이 더욱 필요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