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담이 나타나고 있다
21세기 아담이 나타나고 있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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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체감형 마케팅 시대 열리는 중
홀로그램과 버추얼 모델 등 가상인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홀로그램과 버추얼 모델 등 가상인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인공지능 앵커가 24시간 뉴스를 전하고 게임 캐릭터가 노래하고 춤춘다. 패션 브랜드는 가상인물을 모델로 내세우고 그리운 사람을 홀로그램으로 만나게 한다. 기술이 또 다른 인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2018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개막식 무대를 통해 데뷔시킨 그룹 ‘케이디에이(K/DA)’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공연 영상은 업로드 20여일만에 유튜브에서 12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국내외 음원사이트의 인기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케이디에이는 라이엇 게임즈 뮤직팀이 전 세계 팝과 패션, 문화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가장 트렌디한 팀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차별점이 있다. 바로 게임 내 캐릭터를 팝 아이돌로 형상화했다는 점이다.

태생적 특성 덕분에 케이디에이의 공연은 증강현실로 구현됐다. 무대 위에서는 매디슨 비어(Madison Beer)와 자이라 번스(Jaira Burns) 케이팝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미연과 소연 등의 아티스트가 옆자리를 비워둔 채 춤을 춘다.

그리고 화면을 보면 그 빈자리에서 가상 그룹이 춤을 추는 모습이 보인다. 화면에만 보이는 아리, 아칼리, 카이사, 이블린은 진짜 사람들과 동일한 안무를 소화하고 마치 실재(實在)하는 것처럼 무대 위에 그림자가 비치기도 한다. 라이엇 게임즈의 기술로 게임 속 캐릭터를 사람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가상인물은 또 있다. 독특한 눈매와 두툼한 입술, 벌어진 치아와 주근깨가 눈에 띄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miquela)이다. 2016년 4월 계정을 생성한 그는 모델과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활동 모습을 공유한다.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화상통화하는 장면 등 여느 인스타그래머들과 마찬가지로 소소한 일상도 보여준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댓글로 인사를 건네고 좋아요를 누른다. 무려 150만명이 그를 팔로우한다.

올 시즌 ‘발망 군단(#BalmainArmy·발망과 함께 패션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셀러브리티들을 지칭)’ 중 하나인 슈두(Shudu)는 영국 출신 사진작가 카메룬 제임스 윌슨이 3D 이미지 처리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상 아바타 모델이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슈퍼 모델로 불리는 슈두는 짙은 피부색에 이상적인 몸매로 인기를 얻으며 다수의 잡지에 등장한 것은 물론, 팝 가수 리한나가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의 립스틱 모델로도 등장했다.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인은 카메론 제임스 윌슨과 함께 마고(Margot)와 지(Zhi)까지 탄생시켰다. 세 명의 가상모델(virtual model)은 발망의 최신 콜렉션 의상을 입고 버추얼 마케팅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패션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인물까지도 디자인한 것이다.

사실 이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인간인‘척’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이들 가상인물을 불편해하거나 낯설어하지 않고 그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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