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판 깔아주니 #현대카드 퍼지던데요?”
“놀이판 깔아주니 #현대카드 퍼지던데요?”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2.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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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SNS팀 시리즈 인터뷰 ④] 현대카드 브랜드기획팀 김상원·황인성 과장

금융이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고 유쾌하게 소통한다. 변화의 첨병은 SNS다. 은행원이 직접 어려운 금융정보를 쉽게 풀어내거나, 신박한 아이디어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주요 금융사 SNS 담당자를 차례로 인터뷰하고 평소 고민과 차별화 방안을 들어봤다.

현대카드 브랜드기획팀 김상원·황인성 과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형재 기자
현대카드 브랜드기획팀 김상원(오른쪽)·황인성 과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형재 기자

[더피알=박형재 기자] 상품 기획 단계부터 SNS팀이 참여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한다. 애자일(Agile)스럽게 뭉치고 흩어지며 다양하게 실험한다. 이색 공간이나 컬쳐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이 재밌게 놀고 스스로 확산시키는 판을 벌인다. 브랜딩부터 소셜 채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현대카드 SNS팀이다. 

안녕하세요. SNS팀엔 어떤 분들이 모이셨나요. 

김상원 브랜드기획팀 과장(이하 김 과장): 안녕하세요. 현대카드 브랜드기획팀 김상원 과장(40)입니다. 현대카드 SNS는 저를 포함해 과장 셋, 사원 하나 총 4명이 운영하고요. 주요 채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포스트, 다음블로그, 카카오플러스친구까지 6개입니다.

황인성 브랜드기획팀 과장(이하 황 과장): 안녕하세요. 황인성 과장(35)입니다. 현대카드 SNS팀은 다른 금융사들과 좀 다른 것 같아요. 보통 홍보조직 안에 SNS담당이 있는데 저희는 대규모 브랜드조직에 속해있거든요. 기본적으로 SNS를 총괄하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다른 팀과 모여서 일하거나, 아예 기획 단계부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해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SNS 채널을 고려하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황 과장: 보통 SNS팀 업무는 소셜채널 운영, 상품 및 서비스 홍보, 재밌는 콘텐츠 발굴 정도잖아요. 저희는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처음부터 디지털이 같이 가요. 예를 들어 뉴레트로(NewRetro) 프로젝트를 홍보한다면 브랜드실에서 기본 플랜을 세우고 SNS, 홍보, 상품 담당이 모여 가장 효과적인 디지털 소통 방식을 논의하는 식이죠.

예전엔 다른 금융사와 비슷하게 SNS팀을 운영했는데 지난해 8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지금처럼 바뀌었어요. 디지털 DNA를 조직 곳곳에 내재화하자는 측면에서 SNS팀원들이 각 부서로 이동하기도 했고요. 애자일스럽게 다양한 스킬을 가진 사람들이 뭉쳤다 흩어지는 실험들을 자주 합니다.

김 과장: 현대카드 브랜딩은 브랜드1실·2실, 디자인랩에서 담당하는데 150~200명 정도에요. 디자인도 인하우스 안에서 모두 소화하고요. 브랜드실에서 프로젝트 기획안 첫 단부터 총체적인 플랜을 세우고 유관부서가 다 코어웍하기 때문에 유기적인 플레이가 가능하죠.

지금은 워낙 SNS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처음 기획 단계부터 △카드상품 출시 △초반 인지도 형성 △발급 유도 △소비 활성화 △SNS 공유 및 확산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현대카드가 가진 컬쳐 공간 등 여러 자산들을 믹스합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처음부터 생각하면 목표에서 크게 엇나가지 않아요.

이런 방식으로 나온 프로젝트 결과물이 있나요.

김 과장: ‘그린카드’가 대표적입니다. 그 전에는 프리미엄 카드를 론칭하면 TV광고로 먼저 상품을 알렸는데 그린카드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가수 지코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카드를 처음 공개했거든요.

그린카드 이미지에 최적화된 셀러브리티를 활용해 타깃 고객들이 선호하는 소셜미디어에서 상품 런칭쇼를 진행한 것은 금융권 최초의 시도였고, 카드 디자인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밀레니얼이 좋아하는 톤앤매너를 유지했습니다. 정밀한 고객 분석을 통해 여행과 음식, 해외쇼핑 관련 사용처 혜택을 중점적으로 넣었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현대카드 조직문화를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셨는데 SNS와 연관성은 뭔가요.

김 과장: 대부분 기업 SNS팀의 목적이 흥미로운 콘텐츠 제작이나 소셜채널 운영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그보다는 고객에게 영감을 주고 즐겁게 노는 판을 깔아드리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현대카드의 올해 기조가 ‘SOV(share of voice)를 높이자’는 겁니다. 저희는 단순 좋아요 숫자보다는 고객의 자발적 공유나 확산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이나 생각이 담긴 콘텐츠를 SNS상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이에 공감한 사람들이 현대카드 팬이 되어서 자발적으로 퍼뜨리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SOV를 높이기 위한 콘텐츠들은 뭐가 있었나요?

황 과장: 현대카드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모두 SOV 콘텐츠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온·오프라인이 따로 없어요. 컬쳐, 공간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듭니다.

예컨대 작년 현대카드 샘 스미스 슈퍼콘서트 당시 SNS에서 ‘샘 스미스 그리기 대회’를 열었어요. 이른바 금손들이 초상화를 굉장히 멋지게 그려줬고 이것들이 해시태그(#)로 퍼지며 상당한 관심을 불러왔습니다. 또한 수상작을 콘서트장 야외에 걸어 재차 확산되도록 했고요.

위켄드 슈퍼콘서트 때는 SNS에서 ‘위켄드에게 주고 싶은 선물’ 이벤트를 했어요. 팬들이 보내온 선물을 아티스트에게 전달했고 위켄드는 이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계정에 올렸어요. 이런 것도 위켄드 팬들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있죠.

현대카드가 샘 스미스 슈퍼콘서트를 앞두고 진행한 SNS이벤트에 다양한 참가작품이 올라와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샘 스미스 슈퍼콘서트를 앞두고 진행한 SNS이벤트에 다양한 일반인 작품들이 올라와있다. 

김 과장: 저희가 운영하는 언더스테이지라는 공연장이 있는데 윤종신, 이적 등이 큐레이터로 활동하세요. 본인들이 직접 공연기획 등을 하는데 한번은 이적 커버곡 콘서트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다양한 분들이 이적 노래를 따라불렀고 그 영상이 유튜브에 자연스럽게 퍼졌어요.

현대카드의 음악·요리·여행·디자인 라이브러리도 결국 목적은 마찬가지에요.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이 노는 판을 깔아주고 이를 SNS로 확산시키는 방식이죠. 고객이 직접 음식을 만드는 셀프쿠킹 프로그램,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취지의 ‘가파도 프로젝트’ 전시 등은 체험자들이 SNS 후기로 남기잖아요. 그렇게 알아서 전파되는 것이 ‘저희는 이런 걸 해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까부터 SNS담당자가 계속 브랜딩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는데, 사실 SNS와 브랜딩, 마케팅은 따로 떨어져있는 게 아니에요.

O2O(Online to Offline)를 고려한 현대카드의 SNS 전략에 대해 잘 들었습니다. SNS를 운영하며 특히 고민하는 지점은 무엇입니까. 

황 과장: 다른 기업들과 기본적인 고민은 비슷해요. 각 채널별로 어떤 화법을 구사할지,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것들이죠. 예컨대 네이버포스트는 운영 목적이 포털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에게 현대카드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거잖아요. 긴 글을 풀어줄 수 있으니 다양한 금융정보를 제공해줍니다. 인스타그램은 현대카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큐레이션으로 보여주면서 고객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요.

유튜브가 워낙 중요해졌는데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인스타그램 기능이 업데이트됐는데 이걸 어떻게 활용하지 등등 자발적 공유 확산을 위한 메시지, 노출시간, 말하는 방식 등을 계속 바꾸면서 실험하고 있어요. 다양하게 시도하고 실패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반응이 있는지 빨리 캐치하는 게 이 세계에선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SNS 타깃은 누구인가요?

김 과장: 저희 타깃은 굉장히 명확하게 밀레니얼이에요. 그들에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반응을 이끌어낼 것인가를 늘 고민합니다. 다른 세대들도 중요하지만 SNS에서는 밀레니얼을 잡는 게 필수인 거 같아요.

보통 30대 직장인들이 소비를 가장 많이하는 계층인데, 주 타깃을 밀레니얼로 잡은 이유가 있나요.

김 과장: 저희가 슈퍼콘서트 진행한 지 10년 넘었거든요. 사실 슈퍼콘서트는 20대들이 가장 열광하고 많이 소비하는 콘텐츠인데, 초반에 저희 콘서트 즐겼던 분들이 이제는 30대 밀레니얼 끝자락이 되세요. 이런 식으로 밀레니얼이 한 세대를 거치고 나면 가장 세일즈에 도움되는 계층이 되니까 어찌보면 가장 튼튼하게 밑작업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세대를 고려하지 않는 게 아니라 SNS는 밀레니얼, 사업 영역에서는 주 소비층에 맞는 식으로 듀얼로 가고 있어요. 

카드사라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황 과장: 상대적으로 어려운 건 심의 과정이죠. SNS콘텐츠도 심의 받는 것과 안 받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 공연은 따로 심의받을 필요가 없어요. 카드 포인트 혜택을 설명하는 콘텐츠도 상관없고요. 반면 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콘텐츠의 경우 심의를 거쳐야 해 디자인과 홍보문구 등을 다소 보수적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심의 받는 동안 시간도 걸리고요.

올해 SNS운영 목표나 고민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김 과장: UCC(User Created Contents)라는 말도 있지만 저희가 직접 만드는 건 한계가 있어요. 매일 홍보성 콘텐츠를 올리면 고객 피로도가 높아지니 그럴 수도 없고요. SNS 안에서 저희가 1개의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이게 파생돼서 1만개, 10만개까지 강력하게 퍼져나가는 여러 장치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계속 실험하고 성과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영상이 가장 쉽게 소비되는 콘텐츠이니 유튜브 등에서 그걸 어떻게 더 잘 활용할지 고민 중이에요.

황 과장: 밀레니얼 같은 경우 이게 광고인지 아닌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소비하거든요. 저희는 작위적으로 뭔가 캐릭터, 크리에이터 만들어서 하는 방식들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업 채널이 어떤 방식으로 가는 게 맞을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 중입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고객들이 현대카드를 더 많이 이야기하도록 판을 깔아가겠습니다. 

*다음 편 주인공은 신한카드입니다.
그외 내공 있는 금융사 SNS팀, 시리즈 인터뷰에 참여를 원하는 곳은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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