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Talk] 네이버, 언론사 전재료 폐지
[Pick&Talk] 네이버, 언론사 전재료 폐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11.13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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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내년 4월부터 언론사에 전재료 대신 광고 수익을 지급하는 모델을 도입한다.
네이버가 내년 4월부터 언론사에 전재료 대신 광고 수익을 지급하는 모델을 도입한다.

Pick

네이버가 언론사에 제공하던 뉴스비용 즉 전재료 계약관계의 종언을 공표했다.

내년 4월부터 콘텐츠 제휴(CP) 언론에 대한 전재료를 없애고 뉴스 광고 수익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 모바일 네이버의 ‘언론사홈’과 ‘기사 본문 하단’ 광고 외에 모바일 뉴스탭의 ‘언론사편집’ 영역과 ‘MY뉴스’에서 발생하는 디스플레이광고 수익도 구독자 수와 이용자 로열티(충성도) 등을 반영해 배분하기로 했다. 기사 내부에 ‘중간광고’도 새로 생겨 이 또한 수익 상품이 된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생태계가 고착된 한국적 현실에서 네이버의 변화가 가져올 파장에 언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Talk

각 언론이 가진 매체력 만큼 수익을 창출하라는 이야기니, 논리적으로 보면 네이버의 이번 조치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역사성’이란 게 있다.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면서부터 우리 언론은 매체력을 잃었다. 대다수가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되 매체를 보고 기사를 클릭하지는 않는다. 사실상 매체력이 없는 거고, 언론도 포털에 의존하면서 기사 제목 클릭으로 생존해왔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변화 이후에도 언론이 기사 신뢰도를 높이기보다 기사 매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편집에만 신경 쓸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전재료 등에 의존해 양심적인 기사를 쓰려던 곳도 기사 제목과 내용의 자극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클릭 장사에 목맬 수밖에 없게 된다.

네이버가 그간 여러 가지로 비난받으면서 힘들었던 건 이해하지만,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공격만 의식하고 언론 전체 환경이 어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는 고민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언론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건 언론의 잘못된 선택과 포털 운영 방식이 불러온 시장 왜곡에 있다. 망가진 것을 욕하니, 나는 그럼 손 떼겠다면서 망가진 상태를 더 악화시킨는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비난을 받지 않는데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포털에 귀속된 언론시장이 어떻게 하면 네이버라는 막강한 힘의 도움을 받아서 더 신뢰받는 언론이 더 선택받을 수 있도록 기술 환경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맞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네이버에서 뉴스를 가끔 보긴 하지만, 특정 언론사를 구독하는 제도가 있는지는 전혀 몰랐다.

다른 건 모르겠고, 네이버 뉴스에 중간광고가 생긴다면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안 그래도 뉴스에 광고가 떠 있으면 기사 읽기 힘들어서 싫던데, 반길 사람이 있을까 싶다. 사용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넣는다고 하더라도 사실 광고 효과는 없을 듯하다.

대학생 안이삭(남·24)

네이버가 밝힌 언론사 구독 이용자수나 각 언론사가 모은 구독자 수는 놀라울 정도다. 그렇다고 마냥 성과를 예찬할 수 있을까. 말이 좋아 구독 설정자 수이지 언론사와 ‘관계’는 빈약하다. 어디까지나 오래도록 ‘네이버의 이용자’일 뿐이다. (이 수에) 거품도 충분할 터이다.

네이버가 공개한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을 적용했을 때 ‘미디어 파트너’(언론)의 매출은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 의문이다. 어쩌면 이미 계산된(programming) 범위 내에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언론사의 직접 광고영업 역량도 시장의 규모 안에 있다.

업계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언론사의 (모바일) 홈페이지 개편과 서비스 개선 뉴스는 드물었다. 그 대신 정치·사회적 격변 과정에서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정책 소식은 쏟아졌고, 희비가 엇갈리는 언론계 풍경이 연이어 전해졌다. ‘네이버 예속화가 결론’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최근 하향세이긴 하나, 뉴스 시장에서 여전히 압도적 지분을 가진 네이버의 정책변화에 언론은 어떻게 대응할지 응답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응방식은 ‘운’과 ‘제목’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실시간급상승검색어처럼 온라인 화제성에 치중하고 지면(방송) 뉴스를 재전송하는 정도였다.

네이버가 편집 도구와 이용자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용자 연결성 강화를 지원한다고 밝힌 환경에서는 몇 가지 개선 사항이 필요하다. 첫째는 ‘품질 관리’다. 디지털 부문과의 의견교환을 정례화하는 자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용자 소비패턴을 학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구독 관리’다. 네이버 이용자를 매체 구독자로 끌어오는 단계다. 이용자 기호와 관심을 파악하고 ‘상품’을 내놓는 일이다.

셋째, ‘조직 관리’다. 뉴스 품질과 관리 부서는 뉴스 생산 부문과 대등한 역할과 지위를 가져야 한다. 디지털 부문의 의사결정권이 보다 커지는 일이다.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한국경제 차장)
*페이스북 ‘온라인저널리즘과 민주주의’ 페이지글을 필자 동의하에 편집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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