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26년만의 CI 교체, 또다른 의미는?
두산그룹 26년만의 CI 교체, 또다른 의미는?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2.01.0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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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새로운 미래 향한 혁신의지 반영”
폰트 색 바꿨지만 예전사업 이미지 연관된 ‘3색 블록’ 사라져
구조조정 마무리‧그룹의 도약 시점과 무관치 않은 듯
두산그룹의 새로운 CI.
두산그룹의 새로운 CI.

[더피알=문용필 기자] 꼭 26년만의 변화다. 두산그룹이 2022년 새해를 맞아 CI를 교체하고 ‘새로운 미래’로의 출발에 나섰다. ‘혁신의지’가 교체의 공식적 이유이지만 구 로고가 만들어졌을 당시와 비교해 달라진 현재의 사업방향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두산그룹은 3일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DOOSAN’이라는 영문폰트는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기존 CI의 3색 블록이 사라졌다.

여기에 ‘인데버 블루(Endeavour Blue)’라고 칭한 푸른색을 로고에 입혔다. “새로운 일을 힘껏 한다”는 의미와 함께 △역동적,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과 세상을 향해 따뜻함을 지닌 두산의 모습을 표현하는 색상이라는 설명이다.

두산그룹은 새 CI를 발표하면서 “(창립) 126주년을 맞는 제일 오래된 기업이지만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두산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혁신 의지가 반영됐다”고 공식적인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속뜻이 담겨있다. 교체된 구(舊) CI는 지난 1996년 그룹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발표된 것. 두산그룹 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기존 로고의 3색 블록은 당시의 사업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보유통과 생활문화, 기술소재 등 3가지 사업군을 상징한다.

구 로고 발표 때 만해도 두산그룹은 식음료와 IT, 심지어는 방송에도 사업영역이 닿아 있었다. 현재 중공업과 중장비, 에너지 등 B2B 중심으로 재편된 그룹의 정체성과는 다소 맞지 않는 셈. 그룹 관계자는 “현재 수소와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로고 교체는 필요했던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6년 3월 열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취임식. 연단에 그룹의 구 CI가 새겨져있다. 두산그룹 제공
지난 2016년 3월 열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취임식. 연단에 그룹의 구 CI가 새겨져있다. 두산그룹 제공

CI교체 시점도 주목되는 포인트다. 지난 2020년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타워 등을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회사 입장에서 올해는 도약의 계기가 돼야 하는 시기다. 로고를 교체한 것도 이같은 내부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박정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자”며 수소연료전지, 트라이젠, 수소터빈 등 수소 사업과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 자동화 솔루션 등 두산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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