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comPany Review] 두산건설, 10년 만에 최대 실적 '고르는 것도 능력'

데이터 기반 선별 수주·대형 현장 덕…우발채무 최소
HD현대, 순익 145% 상승…조선·전력기기 활황
효성, 중공업 최대 실적에 수도권·공공 수주까지

  • 기사입력 2025.02.07 17:44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국내 건설업계가 불황을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수는 전년보다 60건(10.3%) 늘어난 641건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금융권에서는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건설업을 위험 업종으로 지정해 대출 문턱을 높였다.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자잿값이 오른 상황에서, 요동치는 환율도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계에 치명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 의원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의뢰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상승하면 건설 부문 생산 비용이 2023년 대비 2.4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기록적인 실적을 거둔 건설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두산건설은 데이터 기반 수주 전략으로 전년 대비 확연히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대형 현장 수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높은 분양성과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건설 부문에 발을 걸친 HD현대와 ㈜효성도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렸다. HD현대는 건설기계 부문이 다소 부진했지만 조선·해양 부문에서 영업이익을 408%나 끌어올리며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공업 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효성은 수도권 대형 사업장과 공공사업 중심 수주로 건설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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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이 소재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두산타워. 사진=두산건설 제공
두산건설이 소재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두산타워. 사진=두산건설 제공

두산건설, 최대 성과 배경엔 ‘선별 수주’

두산건설은 2024년 경영 실적 잠정치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두산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조1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하며 10년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상승해 지난 10년만에 최대 성과가 예상된다.

두산건설 사업보고서는 오는 3월 31일 공시 예정이다.

두산건설은 데이터에 기반한 선별 수주로 높은 분양성과를 얻으며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통해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올해 준공을 앞둔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3048가구) 등 대형 현장이 매출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두산건설은 “높은 분양성과를 바탕으로 우발채무(장래에 일정 조건이 갖춰지면 발생하는 채무) 리스크도 업계 최소 수준”이라며 “현재 분양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장의 우발채무는 매출의 10% 수준으로 대부분 조합의 사업비 보증대출로 실질적인 우발채무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두산건설은 올해도 선별 수주 기조를 바탕으로 수주전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중 서울 최초 사업인 '방학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복합사업참여자(시공사)로 선정됐고,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수주 정책도 추진 중이다.

두산건설은 "2025년은 창립 65주년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해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100년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명경영을 실시하며, 브랜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HD현대 글로벌R&D센터. 사진=HD현대 제공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HD현대 글로벌R&D센터. 사진=HD현대 제공

HD현대, 영업익 47% 증가 '조선·해양 부문 덕'

HD현대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67조7656억원, 영업이익 2조98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전년 대비 조선·해양 부문 실적이 개선됐고, 전력기기 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영업이익은 46.8%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9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6%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8782억원으로 같은 기간 145.4%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이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의 수주량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물량 증가로 전년대비 19.9% 증가한 25조53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8% 증가한 1조434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의 실적은 매출 14조4865억원, 영업이익 7052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매출 7조31억원과 4조6300억원, 영업이익 7236억원과 885억원을 나타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인 선박 부품서비스 사업(AM) 수주 등을 바탕으로 매출(1조7455억원)이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2717억원이다.

지난해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8.9%, 85.5% 증가한 매출 3158억원과 영업이익 332억원이다.

반면 건설기계와 에너지는 다소 부진했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3년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1%, 40.3% 감소한 7조7731억원과 4324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30조468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2580억원)은 58.2% 감소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충과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 개선 효과가 더해져 매출 3조322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원을 거뒀다.

HD현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올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의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친환경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 극대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 효성 본사 사옥. 사진=효성 제공
서울시 마포구 효성 본사 사옥. 사진=효성 제공

효성, 자회사 실적 개선에 영업익 283.5% 증가…중공업 '역대 최대'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2728억원, 영업이익 22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3%, 283.5% 늘어나며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2억원) 대비 3956.8% 급증한 1295억원을 기록했다.

효성은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등 주요 지분법 자회사의 실적 개선 등에 따른 지분법 이익 증가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전력기기 매출 확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내 초고압변압기 시장 호황으로 생산량 증대 및 이익률이 개선됐고, 유럽, 중동 등 해외시장 전력기기 판매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은 4조8950억원, 영업이익은 3625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8%, 40.6% 성장했다.

건설 부문은 수도권 대형 사업장과 공공사업(광역철도 대장홍대선 828억원, 도로개설 929억원 등)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효성티앤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3%, 26.9% 늘어난 7조7761억원, 2707억원을 달성했다. 섬유 부문 스프레드 개선, 무역 및 기타 부문의 견조한 실적 등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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