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초부터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 체결로 글로벌 시장 확대의 기반을 다잡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 소재 제약사와 14억1011만 달러(약 2조747억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의 40%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며,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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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2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여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176억 달러(약 26조원)를 넘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1조원 규모의 '빅딜'을 잇따라 3건 체결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은 전년 대비 1.5배가량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대규모 수주는 글로벌 파트너사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MO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라며 "(허가받은) 제품의 종류가 늘어난다는 것도 다양한 형태의 항체를 다룰 수 있다는 역량이 검증된다는 것으로 추가적인 수주 계약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 공장이다.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품질 측면에서는 99%의 배치(Batch)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의약품 제조·관리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 41건, 유럽의약품청(EMA) 36건 등 총 340건의 글로벌 규제기관 제조 승인을 획득했으며, 해마다 승인 건수를 확대 중이다.

JP모건 컨퍼런스서 생산시설·위탁개발생산 경쟁력 드러낼 예정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무대에서 개최된 대규모 제약·바이오 업계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경쟁력을 알리고 비즈니스 네트워킹 및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13~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중인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의 투자 행사인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JPMHC)가 수주전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4일(현지시각) 오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 행사장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올해 사업 계획과 중장기 비전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존림 대표의 발표 주제인 ‘4E’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직원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선정한 슬로건이다. △고객만족(Customer Excellence) △우수한 운영효율(Operation Excellence) △최고 품질(Quality Excellence) △뛰어난 임직원 역량(People Excellence)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완공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시설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와 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3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존림 대표가 직접 참석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ADC는 항체, 약물,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 등으로 구성돼 타깃하는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약효가 강하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어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23년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서 2028년 280억달러(약 41조1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 기간 투자자 및 잠재 고객사와 미팅해 회사의 차별화된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을 알리고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