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SPC그룹이 미국 텍사스주 제빵공장 투자를 확정하고 공장 건립에 나선다. 이로써 SPC 베이커리 브랜드가 북·중미 시장 공략에 더 큰 날개를 달 전망이다.

SPC는 미국 텍사스주 존슨카운티 벌리슨시의 산업단지인 하이포인트 비즈니스 파크 인근에 약 15만㎡ 규모의 제빵공장 부지를 매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르는 투자 계획 및 지원금 등에 대해서도 현지 지방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최종 절차인 인센티브 조인식은 지난달 27일 존슨카운티 지방법원에서 허진수 SPC그룹 사장과 다이애나 밀러 존슨카운티 경제개발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SPC는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354억 원)를 투자해 제빵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이번 여름에 착공에 돌입한다.
SPC 텍사스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늘어나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로 쓰일 예정이다.
우선 연면적 1만 7000㎡의 규모로 건설하고, 이후 파리바게뜨의 사업 확장에 맞춰 2030년까지 2만 8000㎡로 확장하면 연간 5억 개의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공장에서는 약 45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존슨카운티와 벌리슨시는 파리바게뜨에 1000만 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텍사스주는 공장 건립에 필요한 장비 구입 시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이로써 파리바게뜨는 최대 14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됐다.
허 사장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 진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C 글로벌 사업 확대도 덩달아 기대감↑
이번 공장이 건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파리바게뜨의 미주 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텍사스주는 지리적으로 미 전역과 캐나다·중미 지역까지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다. 벌리슨시는 텍사스주 최대 도시인 댈러스-포트워스(Dallas-Fort Worth) 도시권에 속해 있어 고용 여건도 좋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5년 미국에 진출해 현재 북미에만 2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북미 매장 1000개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미 사업 매출은 지난 2023년 기준 3800억 원에 달한다.
올해에는 미국 29개 주에서 35개 주로 진출을 확대하고, 100여 개의 매장을 새롭게 열 예정이다.
텍사스 공장에는 현지 가맹점주 교육 시설도 들어선다. 이어 SPC삼립의 북미 시장 대응과 현지화 전략의 거점으로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SPC삼립은 호빵과 크림빵, 약과 등 K푸드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각)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허진수 사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허 회장 등은 이 자리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현지 경제 협력과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아메리카 본부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하면서 제빵공장 투자 계획을 최종 점검했다.
SPC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미국 제빵공장 건립은 허영인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 강화 방침에서 비롯됐다”며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관세 제도를 비롯한 미국 산업 정책을 고려해 추진을 가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SPC의 글로벌 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 첫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14개국에서 63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인 조호르바루에 할랄 인증 제빵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60여 품목 생산이 가능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기존 진출국은 물론 향후 진출 예정인 중동 국가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다.
SPC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글로벌 1만 2000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PC그룹에 따르면, 해외 법인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2020년 3120억 원까지 감소했다가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2021년 4008억 원, 2022년 4500억 원, 2023년 6500억 원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