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역대급 실적에 따른 역대급 성과급 지급 여부와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직간접적 제재에도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삼성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나란히 순이익 2조 클럽에 입성한 바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월 말에 각각 연봉의 34~38%와 46~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메리츠화재도 전날 사내공지를 통해 올해 성과급이 6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년간 공격적 성장전략을 펴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2021년과 2022년 성과급 지급률이 30~40% 수준이었다가 2023년에 60%로 크게 높인 후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3월에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인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 손보사들의 성과급 수준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각각 33.1%, 18.2%, 8.8% 증가했고, 연간실적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보험업계의 높은 성과급 지급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보험료 증가율이 4% 수준에 불과한 반면, 당기순이익이 51%나 증가하며 수익성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적 성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에도 생명·손해 보험사들의 고액 성과급 지급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어난 바 있고, 그 대안으로 금융당국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 17 가이드라인을 2023년 도입했지만 오히려 성과가 더 부풀려질 수 있다는 지적에 재정비가 이뤄지기도 했다.
실제 보험연구원은 2022년 말 기준 생보사 22개사와 장기보험 취급 손보가 12개사를 분석한 결과, 생보사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6%였던 데 비해 손보사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51%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보험사 관계자는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보험 본연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지속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이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을 조장할 수 있다 보고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21일 열린 보험개혁회의에서는 보험사의 장기·안정적 경영유도방안으로 내년 1분기부터 보험사 경영진의 성과보수 규모는 건전성 수준을 고려해 설정되며, 성과보수 중 상당부분을 주식 등 비현금자산으로 지급하고, 성과평가시에는 규제준수나 소비자보호 등 비재무적 지표 반영이 확대하는 내용이 논의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