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해 이마트 실적 개선의 성과를 올렸음에도 스스로 보수를 삭감했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8일 이마트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급여 19억 8200만 원, 성과급 16억 2700만 원 등 총 36억 9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의 지난해 급여는 동결됐고, 성과급은 전년도 17억 1700만 원에서 삭감돼 전년 대비 총보수는 2.4% 감액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47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자발적으로 성과급 삭감을 결정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흑자 전환 등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자세로 연봉을 줄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그리고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은 급여를 감액하고 성과급은 전혀 받지 않기로 했다. 이 총괄회장과 정 명예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전년 대비 42.3% 감소했다. ㈜신세계로부터 수령한 연봉까지 합산하면 감액률은 37.5%에 이른다.
이마트 관계자는 “회장단의 이번 연봉 감액은 회사의 쇄신 노력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기준 매출 29조 209억 원, 영업이익은 47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의 영업손실 469억 원에서 940억 원이 개선됐다.
증권가에서 향후 이마트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실적 개선에 더해 경쟁사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문제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상상인증권은 지난 17일 이마트에 대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 주가는 10만 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 7조 1751억 원, 영업이익 811억 원을 기록할 전망으로, 별도 매출은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합병 효과가 상반기까지 지속됨에 따라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가계 소비의 위축으로 인한 신선식품 구매 수요 증가가 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업계 구조 조정과 별도 사업 내 통합 매입 효과 등으로 수익성 개선 추세 역시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