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이 브랜드를 이 가격에?

가격, 소비자 태도 · 취향 변화와 AI 기술 도입으로 중고의류시장 성장 가속화
구매 많아질수록 경매 등을 통한 중고제품 판매 업체의 가격 인상 시도에 대한 불만도

  • 기사입력 2025.03.26 08:00
  • 최종수정 2025.03.26 09:24
  • 기자명 박주범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 |전 세계 쇼핑객들이 옷장에 중고신발, 액세서리, 옷을 빠르게 더 많이 추가하면서 중고의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난 23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온라인 재판매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의 데이터와 시장조사 분석회사 글로벌데이터의 연구에 기반한 새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중고의류에 지출된 비용은 2270억 달러(약 332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세계 의류 지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또, 글로벌 중고패션 판매는 2027년에는 3000억 달러(약 439조 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스레드업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전세계 중고의류시장은 3,670억 달러(약 53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사진=스레드업 홈페이지)
스레드업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전세계 중고의류시장은 3,670억 달러(약 53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사진=스레드업 홈페이지)

이러한 추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새 옷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미국에서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며, 소비자 태도 변화와 AI지원 쇼핑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스레드업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제임스 레인하트(James Reinhart)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리세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한번 중고품 쇼핑을 시작한 사람들은 계속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중고품을 살 수 있는 곳도 더 많아지고 있다. 기부 및 빈티지 매장과 함께 eBay, 스레드업, 포쉬마크(Poshmark) 및 고객이 직접 품목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등 중고품 매매 온라인 생태계가 성장중이다.

또한, 많은 브랜드가 아카이브(Archive), 트로브(Trove) 등 재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아웃소싱하거나 독립적으로 자체 온라인 재판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트로브는 룰루레몬 등 50개 고객사의 재판매 서비스를 대행한다(사진=트로브 홈페이지)
트로브는 룰루레몬 등 50개 고객사의 재판매 서비스를 대행한다(사진=트로브 홈페이지)

CEO인 테리 보일(Terry Boyle)에 따르면 트로브는 2024년 하반기에 7개 브랜드를 추가해 약 5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 업체인 파타고니아,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 스니커즈 판매사 올버즈(AllBirds)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소비자가 중고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고품을 쇼핑하면 일반적으로 새 제품으로는 구매하기 어려운 고급 브랜드 등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최근 모든 중국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에서 신상품과 중고품 간의 가격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라인하트는 설명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신상품 의류는 해외,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중고로 판매되는 의류의 대부분은 미국내에서 온 것들이다.

소비자 감정도 바뀌었다. 과거 중고 쇼핑에 대한 낙인이 있었지만, 고급 온라인 리세일 플랫폼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의 CEO인 사미나 버크(Samina Virk)는 ‘이제는 표준’이 되었다고 말한다.

온라인 중고 쇼핑은 특히 인터넷과 함께 성장해 온라인에서 옷을 사고 파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있다. 일부 소비자는 신상품 생산과 운송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피하기 위해 중고품을 구매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은 더 환경 친화적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그냥 버리기보다 판매한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품목의 79%가 신규 제품 구매를 대체한다.

레인하트는 중고의류시장 성장의 또 다른 요인을 AI에서 찾는다. 특히 온라인에서 중고품목들을 분류하며 정확히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스레드업은 사용자가 원하는 신발이나 재킷 사진을 업로드하고 사이트에서 유사한 품목을 찾을 수 있도록 AI 도구를 사용한다.

그는 향후 몇 년간 이러한 실험을 통해 온라인에서 중고품 쇼핑이 새 제품을 사는 것만큼 원활해 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일부 중고제품판매 사이트에서 할인보다 경매로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 불만이 높다 (사진=더쿨다운 기사)
일부 중고제품판매 사이트에서 할인보다 경매로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 불만이 높다 (사진=더쿨다운 기사)

한편, 저렴한 가격에 귀한 품목을 찾기 위해 중고품 매장을 방문하는 쇼핑객들이 실망하는 일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환경전문 매체 더쿨다운(TCD)은 레딧에 올라온 일부 중고품 매매 사이트의 불편한 트렌드에 대한 폭로를 보도해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익 확대를 시도하는 기업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한 레딧 사용자는 원래 판매가보다 더 비싼 가격에 경매에 나온 미국의 비영리단체 굿윌(GoodWill)의 재킷 사진을 게시하며 "굿윌이 실제로 직장에 입고 갈 옷이 필요하지만 살 돈이 없는 사람들보다 과장된 홍보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노리는 걸 보는 게 싫다"고 적었다.

중고제품구매는 오랫동안 적은 돈으로 괜찮은 옷을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져 새 옷을 살 예산이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굿윌 사이트에서 경매 중인 중고 재킷(사진=레딧) 
굿윌 사이트에서 경매 중인 중고 재킷(사진=레딧) 

또, 버려진 옷들이 매립지로 가는 것을 막아 땅에 스며드는 화학 물질을 줄일 수 있어 지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 처음부터 옷을 너무 많이 생산하지 않는 게 낫다는 지적도 있지만 중고제품을 잘사서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탐욕이 개입하면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대신 경매를 통해 수익을 확대하려 하면 이러한 혜택들은 사라진다.

실망한 초보 중고품 구매자들이 중고제품 구매 시도를 포기할 수 있으며, 괜찮은 옷에 할인이 필요한 사람은 필요한 품목을 구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중고품 매매의 오랜 장점이 된 원래의 이유를 훼손한다.

많은 레딧 사용자들이 굿윌이 매장에서 판매 대신 경매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은 "GW는 원래 가격보다 저렴한 중고옷을 찾는 곳이었는데, 너무 탐욕스러워졌다"라고 말했다.

"미쳤다. 그냥 재킷일 뿐 별로 특별한 게 없다"라고 쓴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정말 좋은 것은 굿윌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탄하며, "나머지 쓰레기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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