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이를 전후한 한화그룹 계열사 지분구조 재편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 투자자에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의문에 대해 한화 측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자금조달 수단 중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와 증자 시점 및 자금 사용 목적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여부 그리고 증자 전후 한화그룹 계열사 지분구조를 재편한 배경과 증자와의 연관성, 지분구조 재편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향후 증권신고서에 충분히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 부원장은 “증자를 전후한 자금의 이동, 사업 승계에 관련된 사안이 증자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사회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했는지를 투자자에게 세세하게 설명하라는 것이 정정 요구의 취지”라며 “이후에도 혹시 기재가 불충분하거나 불성실하다면 당연히 재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 공시에 앞서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약 1조 3000억 원에 매입한다는 발표에 관해 그룹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전날인 3월 3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세 아들(김동관 4.86%·김동원 3.23%·김동선 3.23%)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9.77%,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5.37%,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5.37%로 재편됐다.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에 대한 지분율은 사실상 42.67%가 되면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함 부원장은 앞서 금감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일부 논란과 오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여러운 여건 속에서도 미래 성장산업에 투자한다는 점과 기업의 장기 성장을 기대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럽의 방산블록화 및 중동과 북미 등 글로벌 방산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약 90억 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장내 매입했다고 1일 공시했다. 매입 물량은 김 부회장이 약 30억 원(4560주),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각각 약 9억 원(1360주), 약 8억 4000만 원(1262주) 규모의 주식을 매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