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동원그룹 창업주이자 한국투자금융지주 설립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경영 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문학동네 刊)을 출간했다.
올해 아흔을 넘긴 그는 여전히 자신을 “드리머(Dreamer)”라 부르며, 청년들에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슴 뛰는 도전”을 감행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강연회에서도 그는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이라며 무려 22차례나 ‘도전’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그의 삶 역시 도전으로 점철돼 있다. 수산대 무급 실습 항해사로 시작해 세계 1위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 인수에 이르기까지, 바다에서 산업까지 무대를 넓힌 그는 ‘도전의 습관화’를 통해 리더십을 구축했다.

“돌아보면 내 삶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실행하고 탐구하고 실행하다 보니, 도전이 도전을 낳고 습관이 됐을 뿐이다.”
— 본문 23쪽
이 책은 성공을 강요하거나 과거를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했는가’, ‘어떤 도전을 포기해야 하는가’,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 등, 그의 경영 철학과 인간적인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특히 그는 포기를 전략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며, “도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때를 아는 포기”라고 강조한다.
경영 현장의 인사이트도 녹아 있다. 2차전지, 자동화 항만, 연어 육상 양식 등 현재 동원그룹이 시도하는 신사업들에 대해 그는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며,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리더십에 대한 김재철 회장의 철학이 집약된 기록이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선원은 파도가 아닌 선장의 얼굴을 본다”며, 리더가 태연함과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함을 역설했다. 두 아들에게도 “존경은 솔선수범과 희생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며, 권위보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 책은 업적의 자랑이 아니라,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삶에 대한 기록이다”라고 추천사를 남겼다.
한편 김재철 명예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인재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AI 연구 지원을 위해 카이스트에 사재 544억 원을 출연한 것도 그 일환이다. 책의 말미에는 ‘미완의 꿈’이라는 에필로그를 덧붙이며, 후속 세대가 그 도전의 바통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