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전 세계 언론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서비스 고도화에 속속 나서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AI를 전면에 내세운 본격적인 미디어 실험이 시작됐다. 매일경제신문과 MBN을 거느린 매경미디어그룹이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는 자회사 ‘매경닷컴’의 사명을 ‘매경AX’로 변경하며, 브랜드와 전략 모두를 AI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글로벌 주요 매체가 챗봇, AI 요약, 음성 기반 검색 등 서비스를 실험하고 있는 가운데, 매경AX는 한국 언론사 최초로 AI를 조직 명칭에 담아내며 선도적 행보에 나섰다.
‘매경AX’는 단순한 사명 변경을 넘어, 한국 언론이 AI 기반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하는 가장 선도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브랜드의 언어부터 서비스 체계, 기술 협업까지 전방위 혁신을 선언한 가운데, 앞으로 국내 언론계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줄지 주목된다.
‘닷컴’에서 ‘AX’로…AI 중심 플랫폼 정체성 구축
기존 사명 ‘매경닷컴’은 실제 도메인 ‘mk.co.kr’과 무관하게 2000년대 초 디지털 시대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브랜드였다. 이번에 도입된 ‘AX’는 AI Experience(경험), AI Exchange(교류), AI eXpert(전문성) 등의 의미를 포함하며, 기술과 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정체성을 내포한다.
매경AX는 매경미디어그룹의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며, 매일경제신문과 MBN에 이은 세 번째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외 뉴스는 물론 증권·금융 등 다양한 전문 콘텐츠를 통합 제공하며, AI 기반 지식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퍼플렉시티 검색 도입…“AI 비서 같은 뉴스 경험”
매경은 미국 AI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와의 제휴를 통해 지난 2월부터 ‘AI 지식검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독자가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관련 기사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해당 주제에 대한 요약과 배경 설명, 후속 질문까지 이어지는 ‘AI 비서형’ 응답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매경미디어그룹이 보유한 1000만 건 이상의 고유 뉴스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이로 인해 생성형 AI의 환각현상(사실 오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해당 기능이 적용된 이후 매일경제·MBN 홈페이지의 검색 이용 건수는 약 55% 증가했다.

구독자→전 국민으로…퍼플렉시티 이용권 제공 확대
AI 기반 서비스 확산을 위한 구독자 혜택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매경은 지난 3월 종이신문 및 e신문 유료 구독자에게 퍼플렉시티 1년(12개월) 이용권(약 29만원 상당)을 선착순 제공한 데 이어, 5월부터는 무료 홈페이지 회원 가입자에게도 3개월(약 9만원 상당) 이용권을 전면 제공하고 있다. 퍼플렉시티 프로는 GPT-4o와 Claude 3.5 Sonnet 등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하루 3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고급 기능을 포함한다.
이러한 전방위 제공 정책은 ‘AI 경험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 매경의 전략을 보여준다.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독자 스스로 기술을 체감하고 활용하게 함으로써 미디어 신뢰도와 충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액션파워와 MOU…AI 기반 기록관리 서비스 협력
한편 매경AX는 최근 인공지능 에이전트 서비스 ‘다글로’를 운영하는 액션파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기반 미디어 업무 고도화에 나섰다. 다글로는 회의록 요약, 음성 받아쓰기, 유튜브 영상 요약 등 다양한 기록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김명수 매경AX 대표는 “액션파워와의 시너지를 통해 임직원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독자 맞춤형 서비스까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내부 시스템 혁신과 외부 사용자 경험 고도화를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