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낙찰, 높은 투찰… ‘가장 비싼 제안’이 이긴다?

더피알=김경탁 기자｜2025년 4월 한 달 동안 나라장터에서 개찰이 이뤄진 홍보 용역 관련 공공입찰은 총 2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2건은 유찰됐다.

5월 28일 정오까지 최종낙찰자가 공개된 입찰은 총 154건으로, 이 가운데 7건은 개별 수요기관 자체 시스템에서 개찰돼 결과만 공시된 것이다.

전체 154건 중 최종낙찰액 1억 원 이상 사업은 84건이었다.

이 중 3억 원 이상은 26건, 5억 원 이상은 14건으로 나타났으며 10억 이상 물건은 없었다. 이들 고액 낙찰 사업은 대부분 공공주택 홍보, 정부 주관 행사, 전국 단위 정책 캠페인 등으로 구성됐다.

2025년 4월 한 달간의 홍보용역 입찰 시장은 대형 공공기관 중심의 발주, 중견 PR사 위주의 반복 수주, 90% 이상의 고낙찰률, 그리고 낮은 정보공개율이라는 특징을 드러냈다.

낙찰금액은 282억 원 규모에 달했지만, 전체의 3분의 2 가까운 건에서 낙찰률이 비공개돼, 시장 분석과 경쟁구조 평가에 한계를 남기고 있다.

‘큰손’ LH, 4월에만 6건·43억원 홍보용역 발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고액 낙찰 순위 1위, 5위, 7위, 10위, 12위에 해당하는 사업을 모두 발주하며, 4월 한 달간 공공홍보 입찰에서 가장 많은 고액 사업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액 낙찰 사업인 ‘남양주진접2 4개블록 공공분양주택 종합홍보 용역’과 다섯 번째 고액 사업인 ‘남양주왕숙 A1 외 3개 블록 공공분양주택 종합홍보’은 주식회사 여백이 수주했다.

여백은 남양주진접 용역에 9억9550만 원, 남양주왕숙 용역에 9억3830만 원을 각각 써냈다.

이밖의 LH 발주 용역으로는 ‘고양장항S1 외 2개 블록 공공분양 종합홍보용역’이 8억3111만 원(7위)으로 지애드에, ‘구리갈매역세권 A1, A4블록 종합홍보’가 6억3,140만 원(10위)에 콕스플러스에, ‘2025년 전세임대사업 종합홍보용역’이 5억5000만 원(12위)으로 레인보우커뮤니케이션)에 각각 낙찰됐다.

이어서 순위권 밖이지만 ‘2025년 용산공원 홍보·SNS 기획 및 운영대행용역’(3억6963만원)을 피알원에서 수주한 것까지 LH 발주 사업은 총 6건이었다.

금액기준 2위인 외교부의 ‘2025 세계신안보포럼’ 홍보대행은 총 4개 업체가 도전장을 낸 가운데 투찰률 99%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매쉬커뮤니케이션이 9억9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도전자는 플랜마이스터, 마인즈그라운드, 마이스코리아 등이었다.

고액 기준 세 번째인 콘텐츠진흥원의 ‘OTT 방송영상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사업 교육 운영 및 홍보 위탁 용역’은 켈리픽쳐스와 양자대결 끝에 에프엠커뮤니케이션즈가 9억7020만 원으로 떠냈다.

네 번째인 대한장애인체육회의 ‘2025~2027 KPC 홍보 기획 및 운영 대행’ 사업은 뮤트스튜디오가 9억3984만원에 수주했다. 스포잇, 어라운드, 앰트리아이앤씨, 엣나우, 닷즈커뮤니케이션 등 경쟁자 5개 업체는 모두 협상평가부적격자 판정을 받고 탈락했다.

여섯 번째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대한민국 미술축제 운영 및 계기행사 통합 홍보 대행’은 필더필이 6억8300만 원에 수주했다. 총 7개 업체가 도전장을 냈는데, 와우컬처랩과 엔젤인이 협상평가부적격자 판정으로 과락한 가운데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애프터눈, 위드컬처, 시월이엔씨 등이 경쟁을 벌였다. 낙찰자인 필더필은 5개 업체중에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다.

이어서 신용보증기금의 교육홍보관 조성 및 연출 용역은 옥토끼이미징이 6억8000만 원에 수주했고, 아동권리보장원이 발주한 ‘2025년 아동학대예방 중심의 긍정양육 문화조성 종합 홍보’ 용역은 레인보우커뮤니케이션이 5억9600만 원에 수주했다. 경쟁자로는 디앤씨컴퍼니와 제이레퍼토리가 있었다.

레인보우커뮤니케이션은 한국어촌어항공단의 ‘2025년 한국어촌어항공단 홍보 용역’도 5억7850만 원에 수주했다. 이 입찰의 경쟁자는 제이레퍼토리였다.

그 밖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발주한 ‘코라디움(홍보관) 리뉴얼 및 이동전시물 제작 용역’(이담, 5억4890만 원)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주한 ‘2025 국가이미지 제고 해외홍보영상 제작’(필라멘트리, 5억500만 원) 등의 5억원 이상 낙찰 사업이 있었다.

최대 수주 여백… 130곳 중 1건 수주 다수

수요기관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로, 6건의 홍보용역을 발주해 총 43억 원 이상을 낙찰했다. 이는 전체 낙찰금액의 15.2%에 해당하며, 단일 기관 기준 최대 수치다.

그 외에도 외교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장애인체육회, 아동권리보장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중앙부처와 공공기관들이 고액 발주처 상위권을 형성했다.

낙찰자별로 보면 LH 대형 사업 2건을 수주한 여백이 수주 실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레인보우커뮤니케이션이 5억원 이상 사업으로만 3건을 낙찰받아 총 17억2450만 원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메쉬커뮤니케이션이 외교부의 ‘세계신안보포럼 운영 및 홍보(2위, 9억9000만원)’ 1건으로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4위 에프엠커뮤니케이션즈, 5위 뮤트스튜디오가 각각 한국콘텐츠진흥원(3위), 대한장애인체육회(4위) 고액 사업 수주로 9억 원대 후반의 낙찰 성과를 거뒀다.

전체 낙찰자는 130여 곳 이상으로 확인되며, 단일 수주만 기록한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2건 이상의 낙찰을 거둔 업체는 총 16곳이었다.

총 154건 중 낙찰률이 공개된 건은 55건(35.7%)에 불과했다. 공개된 건을 기준으로 평균 낙찰률은 93.36%, 90% 미만 낙찰은 18건 수준이었다. 이는 기술점수 비중이 높은 협상계약 방식이 대다수인 입찰 구조를 반영하며, 실질적인 가격 경쟁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낙찰률이 비공개된 건수는 99건(64.3%)으로, 정보공개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한편 서울관광재단이 발주한 ‘서울관광 홍보물 보관·배포 용역’에는 250개 업체가 참여해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환경공단, 인천공항공사, 성남산업진흥원, 서울장학재단 등 일부 공공기관의 사업에도 30~200여 개 업체가 몰려 치열하게 경쟁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