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영순 기자|“AI 기술의 핵심은 결국 ‘결정을 누가 내리느냐’는 주도권 이동입니다.”
2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꺼낸 이 한마디는, 기업용 AI 기술 패러다임이 보조에서 주도, 자동화에서 자율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삼성SDS는 이날 ‘AI 에이전트’ 전략을 본격화하며, 기업 디지털 전환의 새 엔진을 자처하고 나섰다. 핵심은 업무 목표를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수행하는 맞춤형 AI ‘퍼스널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업무자동화 ‘브리티 오토메이션’,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를 에이전트 기술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업무 현장에 스며드는 ‘자율형 AI 비서’
가장 먼저 현실화되는 건 ‘퍼스널 에이전트’다. 오는 9월 출시를 예고한 해당 기능은 사용자 목표를 이해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맞춤형 AI 비서로, ‘브리티 코파일럿’에 탑재된다.
삼성SDS는 이 기능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하위 에이전트를 순차 공개한다. 이미 4월 선보인 ‘인터프리팅 에이전트’는 실시간 다국어 회의 통역 기능을 제공하며, 연내 17개 언어까지 확대 예정이다. 이어 ▲업무를 요약 정리해주는 ‘브리핑 에이전트’, ▲참고자료를 자동 추천하는 ‘큐레이팅 에이전트’, ▲음성으로 이동 중에도 업무를 처리하는 ‘보이스 에이전트’, ▲자동 응답 처리 ‘앤서링 에이전트’가 뒤를 잇는다.
업무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도 기존 RPA 기술을 넘는 ‘에이전틱 봇(Agentic Bot)’으로 진화한다. 변화하는 데이터나 UI 환경에서도 자동화를 가능케 해, 보다 복합적인 업무 시나리오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10월 중 기능 고도화가 이뤄진다.
삼성SDS식 차별화는 기능·보안·가격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는 자율형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복잡한 부서 간 협업도 분업 구조로 효율화한다. 금융권에 적용된 ‘코드 전환 에이전트’의 경우, 98.8% 자동 전환율과 약 68%의 개발비 절감 효과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삼성SDS는 자사의 AI 에이전트 기술이 ▲실제 업무 중심의 기능 구성, ▲프라이빗 SaaS까지 고려한 보안 설계, ▲사용자 기반 과금 도입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확실한 차별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송해구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365,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비교해도 회의 통역, 파일 요약, 자동 자막·번역 등에서 앞서 있다”며 “국내 그룹웨어 시장에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희 대표는 “AI 기술력에 기업 시스템에 대한 복합 이해가 더해져야 진정한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며 “삼성SDS가 바로 그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정부의 국가컴퓨팅자원AI센터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새 지침이 나오면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