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삼시세끼 국산 쌀밥을 먹습니다.”
쌀 소비가 줄고 있다는 지적에 농협중앙회장이 예능에 직접 나섰다. 오는 13일 방영 예정인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예고편(7월 10일 공개)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등장한다.
영상 속 강 회장은 국산 쌀로 만든 백반 한 상을 소개하며, “쌀이 주식인 나라 국민들은 피부가 좋다”는 멘트로 건강·문화·정체성을 연결지으며 쌀의 가치를 유쾌하게 강조한다.
농협 회장이 방송 예능에서 먹방을 펼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이번 방송 출연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방송 취지와 농협 정책이 맞닿아 있어 시너지를 고려해 회장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단순한 일회성 출연이 아닌, 회장이 직접 미디어 전략의 전면에 나선 사례다.
사실 강 회장의 방송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KBS <아침마당> ‘꽃피는 인생수업’ 코너에 출연해 ‘한국인의 밥심, 쌀 이야기’를 주제로 약 20분간 강연을 펼쳤다.
당시 그는 “밥은 한국인의 문화이자 인사이자 감정 표현”이라며 쌀이 단순한 곡물이 아닌, 공동체의 심리적 기반이자 생존 자산임을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선 혼·분식 장려 운동의 역사, 육류·빵 소비의 증가, 당·지수 변화 등 쌀 소비 감소 배경을 상세히 짚는 한편, 쌀밥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바로잡는 OX 퀴즈까지 곁들여 방송 이후 시청자들로부터 “설득력 있는 콘텐츠였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방송에서 강 회장은 “쌀은 탄수화물일 뿐 아니라 단백질·비타민·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는 균형 잡힌 식품이며, 한식은 오히려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회장이 직접 공중파를 통해 메시지를 던진 것뿐만 아니라, 농협은 유튜브·SNS·디지털 협업 등으로 그 접점을 다각도로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최근 사례가 유튜브 콘텐츠 ‘밥 먹고 합시다’이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김동현이 출연한 이 시리즈는 소·말똥을 치우는 농촌 일손 체험, 아침밥 나눔 등을 통해 “고된 노동 뒤 진짜 밥맛”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캠페인 영상이 아닌, MZ세대 타깃의 브랜디드 콘텐츠로 자리잡은 이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에서도 의미 있는 반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 홍보도 눈에 띈다. 농협은 7월 구글과 손잡고 열린 ‘Google Cloud Day Seoul’에서 AI 추천 기반 쌀 소비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관람객들이 직접 쌀 품종을 AI로 고르고, 즉석에서 우리쌀로 만든 가공식품을 체험해보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농협경제지주는 대한영양사협회와 MOU를 체결해 균형잡힌 식습관과 쌀 소비 확산을 위한 공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전국 초·중·고·대학과도 ‘아침밥 먹기 운동’을 협약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공개된 바 있는 ‘밥심으로 건강한 대한민국’ 캠페인 광고는 ‘하루’편이 765만회, ‘에너지’편이 643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강호동 회장 취임 이후 쌀 소비 촉진은 정책 중심에서 실천 중심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며 “예전엔 일방향 캠페인이나 정부 협업 위주였다면, 지금은 예능, 유튜브, 대학, 스포츠, AI 기반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은 지난 5월부터 전국 14개 광역지자체 교육청, KLPGA, 대학 서포터즈 등과 함께 현장 접점을 늘리고 있으며, 7월 현재까지도 ‘아침밥 도시락 배달 캠페인’, ‘폭염 속 건강밥차’, ‘쌀 소비 OX 토크쇼’ 등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전 국민 참여형 밥심 캠페인”이다.
한편 강호동 회장은 아침마당 출연 당시 “쌀을 포기하는 것은 농업, 농촌, 자연, 문화, 공동체를 모두 포기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을 다시 밥 먹는 문화로 바꿔나가겠다”고 다짐했고, “농협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며 국민의 관심과 실천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