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SK렌터카가 렌털업의 경계를 넘어 중고차 유통 플랫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오토옥션’으로 유통 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SK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 전략적 행보가 맞물리는 이 시점, 기업은 어떻게 시장과의 관계를 재정립할지가 주목된다.
SK렌터카는 지난 15일 충남 천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경매장인 ‘오토옥션’의 개장을 공식 발표했다.

연면적 약 8만9000㎡, 주차 가능 대수 3000대에 달하는 이 공간은 차량 경매부터 정비, 상품화, 살균, VR 촬영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중고차 유통 플랫폼으로, 신뢰 문제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이정환 SK렌터카 대표는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약점은 신뢰”라며 “오토옥션은 차량 하체 상태까지 사진·동영상·라이브 방송 등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스펙션 스튜디오에서는 리프트에 띄운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221개 항목의 정밀 진단, 외관 AI 판독, 세스코 살균 공정, VR 촬영 시스템 등을 통해 플랫폼 신뢰도를 높인다.
아울러 주행 데이터는 향후 제조사·지자체·부품업체 등과의 협업 기반 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어, 단순 유통을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SK네트웍스에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예정돼 있던 사명 변경을 1년간 유예하기로 한 사실도 발표됐다.
이 대표는 “SK 브랜드가 고객에게 주는 만족감과 신뢰가 크다”며 “사명 변경 결정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예하는 것으로, 고객 신뢰를 우선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번 오토옥션 개장과 사명 유지 결정은, SK렌터카가 단순 렌털업을 넘어 중고차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신뢰와 커뮤니케이션 일관성을 우선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대표는 “렌터카 사업은 자산의 활용 효율이 관건”이라며 “중고차 렌트를 거쳐 차량 인수까지 연결하는 ‘타고바이’ 상품도 고객 선택지를 넓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중고차 시장은 고객 신뢰가 높아지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오토옥션은 그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