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최현준 기자|SK그룹이 연례행사 ‘이천포럼’을 통해 AI 시대 생존 전략을 다시금 논했다.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대부분의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대체할 것”이며, 구성원들이 창조적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 마무리 세션에서 인공지능(AI)시대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이제는 AI/DT(디지털 전환) 기술을 속도감 있게 내재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고 21일 밝혔다.
최 회장은 "앞으로는 현재 우리가 하는 업무의 대부분이 AI 에이전트로 대체될 것"이라며 "사람은 창조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역할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이천포럼의 마무리 세션은 최 회장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SK 구성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AI/DT,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 지속가능한 행복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SK 구성원을 대표해 현장에 참여한 '프론티어(Frontier)' 구성원 등 170명이 함께 했다. 2800여명의 온라인 참여자도 실시간으로 질문과 의견을 달았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운영개선에 대해 언급하며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운영개선은 회사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일이며, AI 세상이 왔으나 기초 체력이 없다면 그 위에 쌓아 올린 건 결국 무너질 것"이라며 "AI 시대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상적인 오퍼레이션을 충분히 이해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람마다 행복이 다르지만 결국 공통된 행복을 키워가자는 게 SKMS(SK 경영관리 시스템)의 목표"라며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모두가 자발적·의욕적으로 '스피크 아웃'(적극적 의견 개진)하며 함께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SKMS에 대해서는 "구성원만을 위한 것이 아닌 사회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9회째를 맞은 이천포럼은 최 회장이 지난 2017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할 변화추진 플랫폼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시작된 SK의 대표적 연례행사다.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 및 SK 구성원이 참여해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 혁신기술, 미래 사업 방향을 집중 토론해왔다.
올해는 전(前) 마이크로소프트(MS) AI 담당 부사장이자 AI 전문 컨설팅사인 딕비(DigBI)의 윌리엄 퐁 최고전략책임자와, 모하마드 알리 IBM 수석부회장 등 AI 전문가들이 AI 생태계 확장 방안과 산업 현장 혁신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AX 등 주요 SK 멤버사와 자유롭게 토론했다.
앞서 SK 각 사별로 워크숍을 갖고 AI를 비롯한 미래 전략은 물론 SKMS 실천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19일 가졌다.
SK 관계자는 "누가 먼저 발빠르게 움직여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 하는 '변화의 속도'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시대"라며 "정체는 사실상 퇴보와 같다는 절박함 아래 앞으로도 SK 그룹은 다양한 지식·변화·소통 플랫폼을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고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은 직원들에게 직장에서의 행복과 성과급을 연관 지은 자신의 의견을 20일 전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서린사옥 수펙스홀에서 열린 이천포럼 '슬기로운 SK생활' 코너에서 직원들에게 “(일부 직원들이) 1700%의 성과급에도 만족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다만 이는 최근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지급률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지급률을 현 1000%에서 1700%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불안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센 만큼 직원들도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갖춰야 할 행복론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그는 "행복을 받아들일 준비와 설계를 함께 해나가야 한다"며 "행복은 누군가가 만드는 것이 아닌, 나와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공통된 부분이 있다. SK는 모두가 함께 느끼는 공통된 행복을 높이는 것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