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영순 기자|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영문 제목 No Other Choice)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 직후 전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사회 현장에서는 10분간의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미소를 띠며 관객 반응을 지켜보는 이미경 부회장의 모습은 한국 영화가 글로벌 무대에서 거둔 성취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해외 평단의 반응은 더 인상적이다. 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는 8월 31일 낮 정오(미 서부시간) 기준, 총 17개 매체 리뷰가 집계된 가운데 신선도 지수 100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생충’의 99%를 넘어선 수치다.
영국 BBC는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은 올해의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리뷰 기사에서 “박찬욱 감독의 신작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준다”며 별점 5점을 만점으로 부여했다.
작품성에 대한 찬사는 감독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이어졌다. 주연 배우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님과 죽이 잘 맞아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촬영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 감독 특유의 견고한 연출력과 블랙 코미디적 색채가 더해진 이번 영화는 한국 사회의 모순과 인간 군상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그려내면서도 묘한 유머를 잃지 않았다. 영화는 오는 9월 2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해외 배급 계약도 속속 체결되고 있다.
CJ ENM의 반등과 글로벌 콘텐츠 허브로서 CJ의 입지 강화
CJ ENM은 최근 몇 년간 영화 부문에서 부진을 겪었다. 2023년 975억 원, 2024년 413억 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32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영화사업 재편이 시급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의 성과는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 판매만으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분석이 나오며, 증권가에서는 콘텐츠 업종 전반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CJ ENM 주가 역시 영화 공개 직후 급등하며 시장 기대감을 반영했다.
그 중심에는 이미경 부회장의 전략적 안목이 있다. 그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브로커’, ‘패스트 라이브즈’ 등 한국 영화사를 장식한 작품들을 글로벌 무대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이번 신작 역시 CJ가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콘텐츠 투자와 네트워크의 결실이자, 부회장의 리더십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적 사례다.

콘텐츠 성과, 기업 이미지 넘어 국가 브랜드로 확산
이번 ‘어쩔 수가 없다’는 단순히 영화의 흥행 여부를 넘어 CJ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직결된다. 해외 영화제의 주목, 글로벌 평단의 호평, 배우와 감독의 신뢰가 결합되며 CJ는 “한국 영화=글로벌 콘텐츠”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PR 관점에서 이는 기업 브랜드와 문화 콘텐츠가 맞물리며 시너지를 내는 전형적 사례다. 영화의 완성도와 글로벌 수용성은 곧 기업 이미지로 이어지고, 이는 엔터·미디어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로 확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