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신세계·알리바바 합작, 지마켓으로 흔드는 직구 판도

공정위 심사 마무리 단계
해외 판로·국내 이커머스 확장 분기점

  • 기사입력 2025.09.04 17:49
  • 최종수정 2025.09.04 17:51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한국 이커머스가 지마켓을 앞세워 세계 시장과 직결되는 전략적 분기점이 마련됐다. 올해 초 시작된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합작 승인 여부 심사가 8개월여 만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4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기업결합 안건을 상정하는 전원회의를 이달 중 열기 위해 막바지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 후생 등을 고려해 정밀한 심사가 요구되는 기업결합”이라며 “신중한 심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그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시장 영향과 경쟁제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양사의 자진 시정조치 방안을 논의해 왔다. 특히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의 점유율이 높은 만큼, 가격이나 거래 조건을 통제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두고 보완책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사는 급성장하는 해외직구 시장의 공정 경쟁 질서를 정의하는 방식과도 직결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기업가치뿐 아니라 규제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신세계의 대외 메시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겸 초대 회장(오른쪽).
정용진 신세계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겸 초대 회장(오른쪽).

앞서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올해 초 신세계 계열사 아폴로코리아가 알리바바 계열사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주식 5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합작법인에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되며, 각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업 결합이 승인될 경우 신세계는 지마켓 기업 가치를 높이고 알리바바 인프라를 통해 역직구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알리바바는 지마켓 브랜드 신뢰도를 활용해 저가·저품질 이미지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구도 역시 쿠팡·네이버 양강에서 3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합작이 한국 이커머스 브랜드의 신뢰를 해외에 수출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마켓 셀러의 글로벌 진출은 곧 ‘K-유통’의 확장으로 이어져, 신세계가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에게 동시에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셀러 경쟁력 강화는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 확대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마켓. 사진=지마켓 제공
지마켓. 사진=지마켓 제공

신세계는 이미 기업결합 신고에 앞서 합작의 방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셀러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 알리바바 IT 기술과 G마켓 품질관리 결합,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라는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마켓 셀러들은 별도의 절차 없이 기존 등록 상품을 알리바바 글로벌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50개 주요 국가를 포함해 최대 200여 개 국가·지역으로 판로를 넓힐 수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우수 상품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지마켓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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